꿈꾸는 밤송이! **

유혹에 빠진 동화 129

by 동화작가 김동석

꿈꾸는 밤송이!




보름달이 뜨자

밤송이는 꿈틀거렸다.


입을 벌리며

낙하를 꿈꾸던 밤송이는 망설였다.

더 익기 전에

낙하해야 밤알이 무사할 것 같았다.


"보름달이야!

제이라 큰 보름달.

오늘 밤에는 낙하를 해야겠어.

더 이상

버티고 있으면 알맹이만 톡 떨어져 상처 날 거야!"

밤송이는 잘 버텨준 밤알이 고마웠다.


보름달은

해가 기울기도 전에 하늘에 하얗게 자리했다.

노란 보름달만 보던 밤송이는 하얀 보름달이 신기했다.


"바람아!

가지를 흔들어 봐.

밤송이가 떨어지게 가지를 흔들어 봐!"

밤송이는 밤나무 가지에게 부탁했다.


"알았어!

적당히 가지를 흔들어 줄게.

아직

덜 익은 밤송이가 떨어지지 않게 흔들어 줄게!"

밤나무 가지는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맞춰 가지를 흔들었다.


'툭! 툭!'

밤나무 밑으로 밤송이가 두 개 떨어졌다.


"와!

안전하게 낙화했다."

밤송이는 밤알이 빠지지 않고 땅으로 낙하 하자 기분이 좋았다.


"바람아!

보름달아!

고마워."

밤송이는 바람과 보름달을 향해 인사했다.


"고맙긴!

밤송이를 잘 키운 밤나무에게 고맙다고 인사해야지.

난!

아니야."

하고 바람이 밤송이를 향해 말했다.


알밤은 밤나무 밑에서 소녀를 기다렸다.

밤송이가 떨어지면 바구니를 들고 찾아오는 소녀였다.


소녀는

밤송이에서 밤알을 꺼낸 뒤 이곳저곳에 밤알을 숨겼다.

다람쥐와 청설모가 와서 먹을 수 있게 잘 숨겼다.

하지만

깊은 밤에는 반달곰이 나타나 떨어진 밤을 모두 먹고 갔다.

다람쥐와 청설모가 살아갈 식량이 부족했다.


"곰들이 오면 안 돼!

다람쥐와 청설모가 먹을 식량이란 말이야.

나무야!

밤알을 잘 숨겨 줘!"

소녀는 바구니에 담긴 밤알을 하나하나 나무 밑에 숨겼다.


소녀는

몇 개 안 되는 밤알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소나무 위에서

다람쥐와 청설모는 지켜봤다.


"얘들아!

나오지 말고 가만히 있어.

내가 나무 밑으로 내려가 밤알을 가져올 테니!"

하고 말한 다람쥐 엄마가 나무를 내려왔다.


"밤알이다!

여기도 있다.

저기도 있다."

다람쥐는 소녀가 숨겨놓은 밤알을 주워 나무 위로 올라갔다.


"밤알이야!

오늘은 운이 좋아 세 개나 찾았다.

하나씩 먹으면 배부를 거야!"

하고 말한 다람쥐는 새끼들에게 밤알 하나씩 나눠줬다.


"음냐! 음냐!

달콤하고 맛있다."

새끼 다람쥐들은 처음 먹는 밤알이 달콤했다.


"더 먹고 싶어요!

달콤한 밤 하나만 더 주세요."

새끼 다람쥐들이 외쳤다.


"쉿!

조용히 해.

너희들 목소리를 들으면 부엉이들이 온단 말이야!"

하고 엄마 다람쥐가 속삭였다.


"알았어요!

하지만

달콤한 밤이 먹고 싶어요."

새끼 다람쥐들은 이가 자라는 듯 밤을 까먹는 게 좋았다.


"알았어!

동굴에서 절대로 나오면 안 돼.

고개도 내밀면 안 돼.

알았지!"

하고 엄마 다람쥐가 새끼 다람쥐들에게 말하자


"알았어요!

절대로 동굴 밖으로 얼굴 내밀지 않을게요."

새끼 다람쥐들은 동굴 밖이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


가끔

하늘을 나는 독수리가 보였다.


저녁이 되면

보름달에 큰 그림자를 만들며 날아다니는 무엇인가를 봤다.

새끼 다람쥐들은 숲 속에 사는 유령이라 생각했다.


다음날도

보름달이 뜨자 잘 익은 밤송이가 하나 둘 떨어졌다.

내일 아침이면

또 소녀가 밤알을 줍기 위해 올 것이다.


밤나무 밑에 사는

다람쥐와 청설모는 추운 겨울이 와도 걱정하지 않았다.

소녀가 숨겨둔 밤알을 찾아 먹으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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