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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에 빠진 동화
겨울 학교 엿보기! **
유혹에 빠진 동화 154
by
동화작가 김동석
Dec 5. 2022
겨울 학교 엿보기!
산골짜기 시골 학교!
그곳에 괴짜 선생과 제자들이 있었다.
그 학교는
겨울이 되면 겨울 학교가 되었다.
물론
봄이 되면 봄 학교!
여름이 되면 여름 학교!
가을이 되면 가을 학교!
그렇게 학교 이름을 고쳐 부르는 괴짜 선생이었다.
스스로
괴짜라고 생각하는 선생이었다.
물론!
제자들도 괴짜가 많았다.
심지어
괴짜 선생이 놀랄 정도의 괴짜 제자들이 나타났다.
마지막 수업 시간에
괴짜 선생은 제자들의 꿈을 상담하며 치료해주는 게 재미있고 신났다.
“영수는 지금도 연 날리는 거지?”
괴짜 선생이 물었다.
“네.”
영수는 매일매일 들판에 나가 연을 날리고 있었다.
천상에 사는 악동이나 천사가 연을 타고 내려올 것이라고 믿었다.
“영수야!
바람 안부는 날은 연날리기 어렵지?”
“아니요!”
“바람이 안 불어도 연을 날릴 수 있다고?”
“네!
간절한 마음을 담아 연을 날리면 잘 날라요.”
영수는 정말 바람이 불지 않아도 연을 잘 날렸다.
“어떤 노력을 하는 거지?”
괴짜 선생은 영수가 바람이 없어도 연을 날리는 방법이 궁금했다.
“선생님!
정성과 간절한 마음을 담아 연을 날리니까 자연스럽게 하늘 높이 날았어요.”
영수는 특별한 기술이나 방법을 사용한 적은 없었다.
“연이 날아오른다 해도 바람이 없으면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것은 어려울 텐데!”
괴짜 선생 말이 맞았다.
“선생님!
지상에 내려오고 싶은 악동이나 천사들이 하루라도 연을 보지 않으면 살 수 없으니까 천상에서 바람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그럼!
그렇지.”
괴짜 선생은 영수가 하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괴짜 선생은
교실 끝으로 천천히 걸었다.
“민수야!
너는 아직도 꿈을 바꾸지 않은 거야?”
괴짜 선생은 세상에 많은 직업 중에 굴뚝청소부가 되겠다는 민수가 걱정되었다.
“선생님!
저는 죽을 때까지 굴뚝청소를 할 겁니다.”
민수는 변함없이 오늘도 집에 돌아가면 굴뚝청소를 할 계획이었다.
“왜!
굴뚝청소만 하는 거야?”
괴짜 선생은 고집스럽게 굴뚝청소만 고집하는 민수에게 물었다.
“선생님!
작년에도 수백 개의 굴뚝이 사라졌어요.
산타할아버지가 굴뚝이 없으면 착한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갖다 줄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어른이 되어도 굴뚝을 찾아다니며 청소를 할 거예요.”
민수는 추운 날 선물을 가지고 왔는데 굴뚝이 막히고 더러우면 산타할아버지가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줄 수 없을까 걱정이었다.
“와!
그런 깊은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괴짜 선생은 민수의 깊은 생각이 맘에 들었다.
“굴뚝청소!
굴뚝 청소해줍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민수는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굴뚝청소를 해주었다.
“설이는 목장을 한다고 했지?”
괴짜 선생이 설이에게 물었다.
“네!
루돌프 목장을 시작했어요.”
설이는
벌써 루돌프 사슴을 두 마리나 키우고 있었다.
“양이나 염소도 있는 데 왜 루돌프 사슴을 키우는 거야?”
괴짜 선생은 가격도 비싼 루돌프를 키우는 게 걱정이었다.
“선생님!
산타할아버지가 타고 다니는 썰매를 끄는 루돌프가 나이가 많아서 이제 젊은 루돌프가 필요해요.
그래서 제가 산타할아버지에게 루돌프를 잘 키워서 선물할 거예요.”
설이는 정말 루돌프를 키워서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로 줄 생각이었다.
“루돌프가 다 컸는데 산타할아버지를 만나지 못하면 어떻게 할 거야?”
괴짜 선생은
설이가 루돌프를 산타할아버지에게 주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이었다.
“선생님!
그런 걱정은 없어요.
굴뚝 청소하는 민수에게 부탁했어요.
산타할아버지가 굴뚝으로 들어오면 그때 민수랑 제가 루돌프 사슴을 데리고 가서 바꿔줄 계획입니다.”
“와!
좋은 생각이다.”
괴짜 선생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민수와 설리의 계획이 맘에 들었다.
설이는 산타할아버지 썰매를 끌고 다닌 나이 많은 루돌프를 데리고 와서 죽을 때까지 잘 키울 생각이었다.
그림 김서진 계원예술고등학교 졸업
(39기)
교실 중앙에
우뚝 선 괴짜 선생은 말이 없었다.
그리고
한 참 후 뒤돌아 서서 순이를 바라봤다.
“순이는 잘 돼가는 거야?”
괴짜 선생은 순이가 천상에 창의력학교를 세운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선생님!
요즘 드론 택시도 나오고 많은 기업들이 우주개발을 한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우리 학교도 세상에 많이 알려졌어요.”
순이가 말하자
“정말이니?”
괴짜 선생은 순이가 우주에 창의력학교를 세운다는 말을 듣고 너무 허황된 꿈이 아닌가 걱정했었다.
“창의력 학교에서는 무엇을 배울 수 있지?”
괴짜 선생도 창의력 학교가 너무 궁금했다.
“선생님!
창의력 학교에선 무엇을 배운다기보다 자신의 잠재력을 키우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연구하는 학교입니다.
물론 선생님 같은 괴짜 선생이나 동화작가도 학교 교사로 채용할 계획입니다.”
하고 순이가 말하자
“나도!”
괴짜 선생은 자신도 우주에 세워진 창의력 학교에 초대한다는 말에 기분 좋았다.
“선생님 같은 분이 창의력 학교에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고맙다!”
괴짜 선생은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우주시대가 열리고 우주개발이 시작되면 순이가 만든 창의력 학교도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영자야!
너는 마법의 성을 짓는다고 했지?”
괴짜 선생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영자를 부르며 물었다.
“네!
선생님.”
영자가 깜짝 놀라며 눈을 뜨며 대답했다.
“마법의 성에서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괴짜 선생은 영자가 만드는 마법의 성이 궁금했다.
“마법의 성에서는 천사와 악동, 마법사와 저승사자도 살게 됩니다.”
하고 영자가 말하자
“뭐라고!
저승사자도 산다고?”
괴짜 선생은 깜짝 놀랐다.
“네!
저승사자도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주는 마법을 부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승과 저승!
그렇지!
사람이 죽으면 이승을 떠나야 하니 그렇지!”
괴짜 선생은 저승사자라는 말을 듣고 좀 무서웠다.
“선생님!
옥황상제도 모셔올까 하는 데 어떨까요?”
하고 영자가 말하자
“뭐라고!
옥황상제도?”
“네.”
“마법의 성에 오고 싶을까?
아마도
오지 않을 거야.”
괴짜 선생은 옥황상제를 가까이서 본다는 것도 무서웠다.
“많은 사람들이 죽기 전에
옥황상제를 만나고 언제 죽을지 알게 되면 좋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죽는 날을 알고 싶지 않을 텐데!”
괴짜 선생은 영자가 하는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무서웠다.
“좋아! 좋아!
옥황상제도 저승사자도 다 데리고 와.
같이 살면 좋을 거야.”
반 친구들은 옥황상제가 마법의 성에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너희들은 좋지?”
하고 영자가 친구들에게 묻자
“그럼!
죽을 때 무섭지도 않고 좋을 것 같아!”
친구들은 모두 영자가 만드는 마법의 성에 옥황상제도 살았으면 했다.
“영자야!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주는 저승사자가 사는 데 옥황상제까지 살면 좀 이상하겠다.”
괴짜 선생은 저승사자나 옥황상제가 이승에 사는 게 좀 걱정되었다.
"여러분!
즐겁고 행복한 꿈과 희망을 키워가면 좋겠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괴짜 선생은 마지막 말을 한 뒤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눈이다!"
교실을 나서는 친구들은 신났다.
창문 너머 운동장에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능구렁이 담 넘어가듯 천천히!
아니! 아니!
달팽이보다 더 느리게!"
실내화를 벗고 신발을 신는 제자들에게 괴짜 선생은 마지막 잔소리를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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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잔소리 약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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