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이상해!

유혹에 빠진 동화 155-03 취미가 이상해!

by 동화작가 김동석

03. 취미가 이상해!





고물상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사무실 소파에서 낮잠 자던 김 사장은 깜짝 놀라 일어났다.


“고마워!

나를 버리지 않아서.”

베고 있던 베개가 말을 했다.


“네!”

사장은 놀란 가슴을 붙잡고 멍하게 앉아 있었다.


“고맙다고!”

어제 은서 할머니가 주어온 베개였다.

김 사장은 베개를 소파에 던져놓고 아무 생각 없이 그 베개를 베고 잠이 들었었다.

그런데

베개가 말을 하는 것이다.


“신기하군!

환청이 들리는 건가.”

김 사장은 베개를 안고 누웠다.


“난!

성북동 마님의 베개야.”


“네!”

김 사장은 다시 놀라 벌떡 일어났다.


“정말 말을 하네!

성북동 마님 베개라고요?”


“그래!

만나서 반갑네.”


“그런데 어떻게 우리 고물상까지 왔죠?

성북동에도 고물상이 많을 텐데.”


“우리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가 베개를 가지고 집으로 갔어.

새로 베개를 샀거든.

그래서

오래된 베개는 다 버릴 생각이었지.

그런데

그 가정부가 보자기에 세 개를 싸서 가져갔는데 하나를 길거리에 흘린 것 같아.”


“그랬군요!”


“그래!

자네는 이름이 뭔가?”


“김학운이라고 합니다!”


“김학운!

이름도 좋고 인상도 좋군.”


“감사합니다!

마님.”


“감사는!

내가 감사하지.”


“마님은 올해 연세가!”


“일흔아홉이야!”


“건강하시죠!”


“그럼!

아주 건강해.

무릎도 아프지 않아!”

성북동 마님은 김 사장과 이야기하는 게 즐거웠다.


김 사장은 성북동 마님 베개와 인연을 맺은 뒤로 베개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김 사장은 집에 베개를 가지고 집에 들어갔다.


“당신!

내일 종로에 가서 가장 예쁜 베개 커버를 하나 사서 이 베개에 끼워주기 바래.”


“뭐라고요!

아니

고물상에서 가져온 베개를 사용하게요.”


“이유 달지 말고!

부탁해.”


“별일도 다 있네!”

거실 소파에 베개를 올려놓고 김 사장은 안방에 들어가 누었다.


“신기하단 말이야!

베개가 말을 하다니.”

하고 말한 김 사장은 장롱을 열고 베개를 하나 꺼내 베고 누웠다.


“안녕!

베개야.”

김 사장은 베개를 만지작 거리다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주인님.

저를 다 불러주시고!”

베개도 김 사장에게 인사했다.


“너도 말을 하는구나!”


“네!”


“베개가 말을 하는지 몰랐다!”


“세상에 모든 베개들은 말을 합니다!

주인님.”


“그렇구나!”

김 사장은 깜짝 놀랐다.

집에 있는 베개도 말을 한다는 게 신기했다.


다음날

김 사장 부인은 종로 포목상에 가서 가장 비싼 베개 커버를 하나 사 집에 왔다.

남편이 말한 베개 커버를 벗기고 새로 사 온 베개 커버를 끼웠다.

그리고

남편이 보기 쉽게 안방 탁자에 올려놓았다.


“누가 쓴 건지는 모르지만 참 고풍스럽군!

비싼 베개 커버 덕분인가.”

아내도 베개가 맘에 들었다.


성북동 마님은 너무 행복했다.

길거리에 떨어졌을 때는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런데

고물상 주인을 만나서 다시 집으로 들어온 것도 또 새로 산 베개 커버까지 얻게 될 줄을 몰랐다.


“길거리에 있는 베개도 주어 오면 가격을 푸짐하게 쳐드립니다!”

아침에 김 사장은 사무실 유리창에 이렇게 써 붙였다.


“베개를 뭐하게!”

영수 할아버지가 김 사장에게 물었다.


“그것도 고물입니다!”


“참!

이상도 해.”

고물을 줍던 사람들은 김 사장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한 베개가 벌써 300개가 넘었다.


김 사장 부인은

남편의 취미에 불만이 많지만 베개를 모은 뒤로 생활비를 더 넉넉히 주기 때문에 그냥 지켜봤다.

오늘도 종로에 나가는 길이다.

어제 베개를 세 개나 새로 가져왔다.

그리고

새로운 베개 커버를 끼워달라는 남편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다.


“저 영감이 치매가 왔나!

도무지

그 속마음을 알 수가 없으니.”

김 사장은 집에 들어오면 베개를 하나하나 껴안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잘 때도 하나씩 돌아가며 베고 잤다.

베개 커버도 최고급으로 하라고 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부인은 아직 남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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