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못말려!
유혹에 빠진 동화 155-02 아무튼 못말려!
by
동화작가 김동석
Dec 2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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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아무튼 못말려!
서울 화곡동에
<행복한 고물상>이 생긴 지도 벌써 40년이 되었다.
이 고물상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고물은 고철도 아니고 값비싼 그림도 아니다.
폐지나 고철은 다른 고물상보다 가격을 덜 쳐준다.
그래서
이곳을 거래하는 사람들이 속상해할 때도 있다.
<행복한 고물상>은 처음에 <불행한 고물상>이었다.
이유는
김 사장이 보기에 고물을 가져오는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김 사장은 고물상을 시작한 후 고물상 이름을 여러 번 바꾸었다.
<로또 고물상>, <베개 고물상>, <변두리 고물상>, <만물 고물상> 등등 바뀐 이름도 특이했다.
“고물상!
이름을 바꿔야겠어
.”
하고 김 사장이 아내를 보고 말했다.
“또!
그냥 둬요.
돈 들어가니까!”
아내는 그렇지 않아도 돈이 없는 상황이라 그냥 뒀으면 했다.
“그래도
바꿔야 돈을 더 많이 버는 거야!”
김 사장은 고집부렸다.
“당신은 아무튼 못 말려요!”
아내는 더 하고 싶은 잔소리를 포기했다.
“당신은!
<푸짐한 고물상>이 좋아.
아니면
<넉넉한 고물상>이 좋아.
또는
<베개 고물상>이 좋아?"
하고 김 사장이 아내에게 물었다.
“몰라요!
그게 그거 아니 예요.”
아내는 어떤 이름도 맘에 들지 않았다.
간판을 새롭게 하면 돈이 들어간다는 것만 신경 쓰였다.
“이 사람아!
좀 깊게 생각해봐.
그럼!
내 맘대로 정할 게."
하고 대답한 뒤로 김 사장은 <푸짐한 고물상>으로 하려다 <행복한 고물상>으로 간판을 만들어 걸었다.
“난!
<불행한 고물상>이 백 배 좋은데.
고물 줍는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는데 어떻게 <행복한 고물상>이 될 수 있어요.”
아내는 그냥 있는 그대로 사용했으면 했다.
김 사장이 <행복한 고물상>으로 이름을 바꾼 이유는 한 가지였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베개를 모으고 좋아한다는 마음이 움직인 것 같았다.
<푸짐한 고물상>도 좋은 이름이라 생각했지만 마음에 담아두고 고물 줍는 어르신들에게 좀 더 푸짐한 가격을 쳐주기로 했다.
<행복한 고물상>으로 상호를 변경한 뒤 고물상은 번창했다.
“사장님!
고물 값 정말 푸짐하게 쳐주는 거죠.
그래야
우리가 행복하잖아요.”
미자 할머니가 김 사장을 보며 말했다.
“네!”
김 사장은 크게 대답했다.
고물을 줍는 사람들이 간판이 바뀌자 김 사장에게 한 마디씩 했다.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같았다.
“저 영감이 웬일이야!”
철수 할머니는 김 사장이 이상했다.
<행복한 고물상>이라고 이름 짓자 맘에 들지 않았다.
“아무튼!
베개 하나만 가져다줘도 가격을 비싸게 쳐 주는 것을 보면 짠 사람은 아닌데.
고물값만 많이 쳐주면 좋아.
고물상 이름이 뭐가 중요해!"
은서 할머니는 고물상 이름에 관심 없었다.
<행복한 고물상> 주인 김 사장이 제일 가격을 높게 쳐 주는 고물은 바로 베개였다.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베개는 고물상에 몇 개 없다.
김 사장은
가격을 쳐 준 베개를 퇴근하며 집에 가지고 들어갔다.
고물을 줍는 사람들도 김 사장을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할 때가 많다.
또 차별화된 전략이 돈을 벌게 해 준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오늘은 베개가 세 개나 들어왔군!
또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대된다.”
김 사장은 새로 들어온 베개를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즐거워했다.
"이봐!
오늘 베개는 손빨래하는 게 좋겠어.
세탁기에 돌리면 더 망가질 것 같아!"
김 사장은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는 아내에게 말했다.
"또!
오늘도 베개 가져왔어요."
아내는 더럽고 냄새나는 베개를 가져오는 남편이 미웠다.
하지만
가죽 베개에서 돈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쩔 수 없이 남편이 해달라는 대로 베개를 빨아 주었다.
김 사장은
다음 주 크리스마스가 걱정되었다.
고물 줍는 노인들에게 보너스를 줘야 하는데 통장에 잔고가 많지 않았다.
"괜히!
<행복한 고물상>이라고 이름을 지었군."
김 사장은 저녁 먹고 난 후 소파에 앉아 많은 생각을 했다.
"가죽 베개가 또 들어와야 하는 데!
그만큼
돈이 들어오면 넉넉하게 보너스를 줄 수 있을 텐데."
김 사장은 덕배 할아버지가 가지고 온 가죽 베갯속 돈이 생각났다.
창밖으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달빛과 가로등 빛을 맞이한 눈발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저게!
금덩이면 좋겠다."
김 사장은 한 참 베란다 창문을 통해 눈발을 바라보다 커텐을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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