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한 가죽 베개!
유혹에 빠진 동화 155-01 횡재한 가죽 베개
by
동화작가 김동석
Dec 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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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횡재한 가죽 베개
날씨가 추운 날은
<행복한 고물상>이 더 조용했다.
눈 내리는 오후
덕배 할아버지가 네모난 가죽 베개를 하나 들고 <
행복한
고물상>에 들어왔다.
베개는
겉은 너덜너덜 가죽이 벗겨져 보기 흉했다.
“김 사장!
가죽 베개 가져왔어.”
하고 덕배 할아버지가 사무실 문을 열며 말했다.
“가죽 베개도 있습니까
!
추운데 이쪽으로 오세요."
하고 대답하며 김 사장이 덕배 할아버지를 반겼다.
덕배 할아버지는
벌써 일흔아홉이나 되셨다.
그래도
건강하고 즐겁게 사셨다.
오후에 잠깐
폐지 줍고 받은 돈으로 친구들과 막걸리 사 먹는 할아버지였다.
“이거도 살 거지?”
가죽 베개를 보이며 덕배 할아버지가 말했다.
“겉이!
너무 너덜너덜한데요.”
“그러니까 사야지!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주인에게 봉사한 베개이겠어.”
“아마!
몇십 년은 고생했을 것 같아요.”
하고 대답한 김 사장은 망설였다.
“막걸리 한 병 값만 줘
!”
“그렇게 많이요!”
“적선한다 생각하고!
막걸리 한 병 값만 줘.”
덕배 할아버지는 물러서지 않았다.
“알았습니다!”
김 사장은 지갑에서 오천 원을 꺼내 덕배 할아버지에게 주었다.
“고마워
!”
덕배 할아버지는 김 사장에게 인사한 뒤 밖으로 나갔다.
김 사장은
너덜너덜한 가죽 베개를 한 참 내려다봤다.
“참
!
오래도 사용했군.”
이리저리 돌려보던 김 사장은 베개 뒷부분에 달린 작크를 열어보았다.
'끽끽!'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는지 잘 열리지 않았다.
“참기름을 쳐야 하나!”
김 사장은 냉장고에서 참기름을 꺼냈다.
작크 주변에 참기름을 발랐다.
그리고
다시
열었다.
'끽 끽 끽!
'
조금씩 열렸다.
다행히 뒤로 갈수록 잘
열렸다.
“안에는 또 뭐가
들어 있을까!”
베갯속에서 네모난 스펀지 같은 것을 꺼냈다.
다행히도 스펀지는 깨끗해 보였다.
그런데
한가운데 칼자국이
있었
다.
“칼자국!
이게 뭘까?”
김 사장은 두 손으로 칼자국 난 곳을 벌렸다.
“오 마이 갓!
이게 뭐야.”
그 안에는 지폐가 가득 들어 있었다.
“오 마이 갓!
내가 횡재를 했다.
이게 바로
횡재한 기분이구나!”
김 사장은 소파에 앉아 지폐를 꺼냈다.
꾸깃꾸깃 접어서 넣은 돈이 꽤 많았다.
“히히히!
이게 웬일이냐.”
이런 횡재를 한 걸 누구에게 자랑해야 하나!"
김 사장은 돈을 보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 꺼낸 지폐를 하나하나 폈다.
그리고
만 원 지폐와 오만 원 지폐를 따로 모았다.
“도대체 얼마나 될까?”
김 사장은 오만 원 지폐를 셌다.
“하나, 둘, 셋, 넷…….”
스물일곱 장이니까 백삼십오만 원이다.
“오! 하나님.
이게 무슨 축복입니까
.”
오 마이 갓!
할렐루야! 할렐루야!"
김 사장은 또 만원 지폐를 셌다.
“하나, 둘, 셋, 넷, 서른일곱, …… 백마흔둘…….”
김 사장은 세다 잊어버리고 다시 셌다.
“하나, 둘, 셋, 넷, 서른일곱, 백!”
백장을 내려놓고 나머지를 다시 셌다.
모두 세고 난 김 사장은 소파에 퍽 자빠졌다.
“이백칠십오만 원!
오 마이 갓.
덕배 할아버지 정말 좋아!
고물상!
이런 맛에 하지.”
김 사장은 소파에서 뒹굴다 일어나 덩실덩실 춤췄다.
“하나님의 축복!
이게 그 축복이 아니겠어.
히히히!
돈! 돈이다.”
김 사장은 소파에서 돈을 뿌렸다.
돈이 떨어지는 걸 보고 김 사장도 놀랐다.
가죽이 너덜너덜한 베개에
많은 돈이 들어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앞으로!
가죽 베개만 사야겠어.”
김 사장은 돈을 모두 챙겨 책상 서랍에 넣었다.
사무실 문을 잠그고 밖으로 나왔다.
덕배 할아버지가 늘 가는 <부산 휴게소> 막걸리 집으로 향했다.
<부산 휴게소>
주막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김 사장!
여긴 웬일이야?”
덕배 할아버지가 김 사장을 보고 손짓을 하며 물었다.
“안녕하세요!”
김 사장이 덕배 할아버지 친구분들을 보고 인사했다.
“여긴!
<행복한 고물상> 사장이야.
인사들 해!”
하고 덕배 할아버지가 친구들에게 김 사장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김 사장은 처음 보는 덕배 할아버지 친구분들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막걸리 병이 네 개나 되는 것을 보니 많이 마신 것 같았다.
“한 잔
해야지!
술이 없네.
<부산댁> 여기 막걸리 한 병 더!”
덕배 할아버지가 막걸리 한 병
더
시켰다.
“이제 그만 마셔!”
하고 옆자리에 앉아있던 덕배 할아버지 친구분이 말했다.
“아니!
우리 말고 김 사장이 마실 거야.”
하고 덕배 할아버지가 말했다.
"또 술
취했군요
!"
하고 말한 <부산댁>이 막걸리 한 병을 더 가져다줬다.
“노인들은 그만들 마셔요!
취하셨으니.”
<부산댁>이 또 한 마디 했다.
“알았어.”
하고
덕배
할아버지가 부산댁에게 대답했다.
“자자
!
쭈욱 한 잔 마셔.”
막걸리를 따라 주며 덕배 할아버지가 김 사장에게 말했다.
“네!
감사합니다.”
김 사장은 대답하고 막걸리 한 사발을 쭈욱 마셨다.
“그런데
그 가죽 베개는 어디서 가져오신 겁니까?”
하고 김 사장이 덕배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그거
!
구청 앞에서 아이들이 공차는 것을 보고 가져왔지.
못 쓰겠어?”
“아닙니다
!
그걸 가져올 생각에 놀랐습니다."
하고 김 사장이 대답했다.
"그렇지!
어떤 물건이든 역사가 담긴 건 소중한 거야.
난!
너덜너덜할 때까지 베개를 사용한 주인을 만나고 싶었어.
요즘
사람들은 하루도 못 쓰고 버리는 물건이 많은 데 말이야."
하고 덕배 할아버지가 대답했다.
김 사장은
한 시간쯤
앉아 있다 나왔다.
물론
술값은 김 사장이 다 계산했다.
덕배 할아버지와 친구분들은 수다를 더 떨어야 한다며 그곳에 남았다.
“여기 술값 얼마야?”
하고 덕배 할아버지가 묻자
“다 계산했어요
!”
하고 <부산댁>이 큰 소리로 외쳤다.
“뭐라고
!
누가?”
“그 젊은 아저씨가!”
“
정말이야?”
“네
!”
“그럼
!
술 더 먹어야지.”
“안 팔아요!”
하고 <부산댁>이 말했다.
“뭐라고?”
“술 안 판 다 고 요
!”
“무슨 소리야
!
딱 막걸리 한 병만 더 줘.”
“안 팝니다
!”
<부산댁>은
단호했다.
할아버지들에게
집에 조심히 들어가라고 입구까지 배웅해 주었다.
김 사장은
집에 들어와 그 많은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생각했다.
“공돈도 너무 많은 공돈이라
!
이게 웬일이냐.”
다음 날 아침
김 사장은
7개의 봉투에 이십만 원씩 넣었다. 그리고
고물을 줍고 오시는 분에게 봉투 하나씩
드렸다.
“이게 뭔 돈이여
!
보너스여.”
순이 할머니가 봉투를 열어 보고 깜짝 놀라며 김 사장에게 물었다.
“네
!
어려우실 텐데 잘 쓰세요.”
“아이고!
고맙네 고마워.
김 사장이 최고여
!”
순이 할머니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많은 나이에도
아직도 흘릴 눈물이 있다니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덕배 할아버지
!
이거 받으세요.”
“이게 뭔가
!
어제 술값도 다 내주고.”
“제가 고맙습니다
!
건강하시니.”
“이게 얼마여
!
김 사장 미친 거 아냐.”
“네
!
아닙니다.”
사실 덕배 할아버지 봉투는 더 담아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분들과 형평성 문제로 똑같이 이십만 원 담았다.
<행복한 고물상>
에 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모두 오늘 두둑한 봉투를 하나씩 받았다. 다들 너무
좋아했다.
“세상에!
이렇게 큰돈을 주다니.
내일부터는 더 열심히 고물을 찾으러 다녀야겠네.”
은서 할머니는 더 열심히 일할 생각이었다.
김 사장은
나머지
돈을 가지고 은행에 가 통장을 만들었다.
고물을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위해 쓸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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