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청소부!

유혹에 빠진 동화 155-04 호텔 청소부!

by 동화작가 김동석

04. 호텔 청소부!





<행복한 고물상> 김 사장이

베개를 수집한다는 소문을 들은 호텔 청소부는 가끔 베개를 들고 고물상에 들렸다.


“사장님!

이건 유명한 가수가 자면서 벤 베개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뉴스에 나온 그 가수예요.”

하고 청소부는 가지고 온 베개에 대해 말했다.


“그래요!

얼마 받고 싶어요.”


“백만 원만 주십시오!”


“그런!

돈 있으면 주식을 사겠다.”


“그럼!

오십만 원.”


“없어!

만 원 밖에.”


“조금 더 주세요!”


“없다니까!”


“이거!

그 유명한 가수가 꼭 안고 잔 베개란 말입니다.”


“그걸 어떻게 믿어!

그리고

누가 사 그런 걸.”


“팬들이 사죠!

아미라고 들어보셨어요.

그 아미들이 유명한 가수가 안고 잔 베개라고 하면 금방 사갈 겁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주세요!”

하고 청소부는 애원하듯 말했다.


“없어!

고물상에 그렇게 많은 돈 없어.

그러니까

다른 데 가서 팔아야겠구먼.

난 안 사

아니 못 사.”


“누가 고물상 사장님 아니라고 할까 봐!

알았어요.

오만 원 주세요!”


“안 산다니까!”


“사장님도 쫀쫀하게!”


김 사장은 사실 그 베개가 사고 싶었다.

그 유명한 가수가 벤 베개라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영어로 말하면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 그리 욕심은 나지 않았다.


“사장님!

다음에 더 좋은 물건 가지고 올게요.”


결국

김 사장은 이만 원 더 깎아 삼만 원을 주고 샀다.

그리고

소파에 놓고 누웠다.


“안녕하세요!”

하고 김 사장이 베개를 향해 인사하자


“hi!”

하고 베개가 영어로 인사했다.


“오 마이 갓!

영어야 영어.

이를 어쩌나!”

김 사장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hi!”

베개가 다시 인사했지만 김 사장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뒤로

김 사장은 베개와 말을 하지 않고 지냈다.

하지만 궁금했다.

그 가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잠을 잤을까?


며칠 뒤

호텔 청소부가 또 베개를 하나 가지고 왔다.


“사장님!

대기업 회장님이 호텔에서 베고 주무신 베개.

이것도 살 거죠!”


“정말!”


“네!

이건 정말 이백만 원 주세요.”


“그 회장!

나이도 많은데 아직도 건강하신가.”


“건강하세요!

호텔에서 보니까 아주 건강해요.

새 장가가셔도 좋을 듯 보였어요.”


“농담도 잘해!

만 원 줄게.”


“이백만 원 주지 않으면 안 팔아요!

신촌에도 베개 산다는 <만수르 고물상>이 생겼다고 이야기 들었어요.”

하고 청소부가 고집부렸다.


시장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용하는 듯했다.

누군가

베개를 사서 대박이 났다고 소문을 냈다.

그 소문을 들은 몇 고물상에서 베개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신촌에 있는 <만수르 고물상> 박 사장은 베개를 사들여 수출까지 했다.


“그래!

이백만 원이 누구 개 이름이여.

그럼!

거기 가서 팔아.”


“사 장 님!”


“요즘 불경기라 장사가 안 돼!”


“그래도

이건 대기업 회장님이 벤 베개라니까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제가 봤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죠!”


“아무튼 난!

만 원 밖에 없어.”


“그럼!

오늘 만 원 주시고 다음에 백구십구만 원 주세요.”


“그리는 못 사!”


“사 장 님!

제가 이 베개 가져오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그거밖에 안 주는 거예요.”


“돈이 없다니까!”


호텔 청소부는 결국 만 원에 베개를 팔고 갔다.


“대기업 회장님이 벤 베개라!

어디 한 번 베어 볼까.”


부드러운 하얀 베개가 유난히 빛나 보였다.

김 사장은 소파에 누워 베개를 베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안녕하세요!”


“자네는 누군가!”


“네!

베개를 산 <행복한 고물상> 주인입니다.”


“그래!

그런데 내 베개를 어디서 난 거야?”


“회장님이 호텔에서 주무신 방에 있던 것입니다.”


“그걸!

왜 자네가 가지고 있지.”


“사실은!

그 호텔 청소부가 가지고 온 걸 샀습니다.”


“그랬군!

베개를 왜 산거야?”


“이렇게

회장님과 이야기하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대단하군!

내 비밀을 다 알겠군.”

하고 회장님이 묻자


"네!

베개가 다 이야기해주면 회장님 비밀도 알죠.

하지만

회장님 비밀을 알아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하고 김 사장이 말하자


"그걸!

누가 믿어."

회장님 목소리가 높았다.


“히히히!

제가 그 맛에 베개를 비싼 돈 주고 삽니다."

김 사장은 웃으며 말했다.


"큰일이군!

내 비밀을 다 알면 큰일이야."

하고 말한 회장님 베개는 입을 다물었다.


"감사합니다!”

김 사장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잠을 청했다.


김 사장은

유명세를 탄 사람들의 베개를 사들였다.


베갯속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가득 들어 있어 좋았다.

이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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