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

유혹에 빠진 동화 155-08 세월의 흔적!

by 동화작가 김동석

08. 세월의 흔적!





옥자 할머니가 베개를 주워 왔다.

누렇게 변한 베개였다.

오랫동안

세탁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사장님!

더러운 베개도 사는 거죠.

히히히!"

옥자 할머니는 들고 온 베개가 너무 더러워 웃었다.


"너무 더럽잖아요!

이런 베개를 누가 사요."

김 사장은 누런 베개를 보고 망설였다.


"히히히!

이 베개는 사연이 많을 겁니다.

아마도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 놓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옥자 할머니는 누런 베개를 김 사장에게 주었다.


김 사장은

사지 않으려다 누런색 베개 사연도 듣고 싶어 옥자 할머니에게 오백 원 주고 샀다.


“왜 이렇게 누렇게 변한 거야?”

손으로 들고 김 사장이 물었다.


“나는 철공소에서 일하는 만수 아저씨 베개인데 한 번도 세탁하지 않아서 누런 베개가 되었어요.”

하고 만수 아저씨 베개가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야?”


“인천에 있는 철공소가 철거된다고 하는 바람에 버려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아저씨는 광양으로 이사 간다며 버렸어요.”


“그랬구나!”


“아저씨는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점심 먹고 잠시 쉬는 것 빼고는 하루 종일 일만 하며 살았어요.”


“철공소에서는 주로 무엇을 만들었지?”


“아저씨는 호미, 쟁기, 삽 등 농부들이 필요로 하는 농기구를 만들었어요.

장사도 잘 되었어요.

그런데

공장을 철거하는 바람에 시골로 내려가게 되었어요.”


“광양에 가서 뭘 한다고?”


“아저씨도 광양에 가서 고물상 한다고 했어요.”


“고물상!”


“네.”


“다행이구나!

서울에서 차리지 않아서.

가뜩이나 고물도 없는데.”


“저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여기 와서 보니 아저씨는 고물상 선수 같아요.”


“그래!”


“네!

벌써 저랑 이야기도 하고 정리도 잘 되어 있어요.”


“고맙다!”

김 사장은 누런 베개에 정이 갔다.

만수 아저씨가

얼마나 힘든 인생을 살아온 분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깨끗이 빨아주는 게 좋으냐!

그냥

누런 모습이 좋으냐!”

김 사장은 누런 베개에게 묻고 싶었다.


“사실!

누런 게 좋아요.

그런데

저를 태워주면 좋겠어요.”


“태워달라고?”


“네!

저는 이제 쓸모가 없을 거예요.

너무 더럽고 냄새나요.”


“아니다!

왜 쓸모가 없겠니.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단다.

깨끗이 빨아 베개 커버를 새롭게 만들면 훌륭한 베개가 될 수 있을 거야.”


“아니에요!

저는 벌써 18년이나 되었어요.

주인이 너무 사랑해 주었어요.

이제 베개 수명도 다 되었어요.

그러니

저를 아주 공기 좋은 곳에 가져 가 불에 태워주면 좋겠어요.”


“그래!

그럼 내가 한 번 생각해 보마.”


“네!

아저씨.”


김 사장은 누런 베개가 부러웠다.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은 베개가 너무 행복해 보였다.


행복이란!

커다란 것을 주는 것도 아니다.

또 많은 돈도 들지 않았다.

다만

누군가가 관심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해진다.

하지만

쉬운 것도 우리는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한다.


김 사장은 베개를 깨끗이 세탁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 강원도 설악산에 갈 참이다.

베개를 짊어지고 설악산에 오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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