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된 편지!

유혹에 빠진 동화 155-09 배달된 편지!

by 동화작가 김동석

09. 배달된 편지!




택배가 아침에 하나 왔다.

포장을 뜯어보니 아주 작고 예쁜 베개가 들어있었다.


“이건 또 무슨 사연이 있을까?”


“안녕!

베개야.”


“안녕하세요.

저는 민수 어린이의 베개입니다.”


“민수!”


“네!

민수.

민수는 11살인데 백혈병을 앓고 있었는데 삼일 전에 죽었어요.”


“그 으 래!”

김 사장은 어린 민수가 죽었다는 말에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민수는 4년 동안 백혈병 치료를 받았어요.

그런데

점점 병이 더 악화되어 결국 죽었어요.”


“어디 살았는데?”


“경기도 김포에 살았어요.”


“그런데

넌 여기로 어떻게 배달되었지?”


“민수가 아저씨 이야기를 들었어요.

화곡동에서 베개를 모으는 아저씨.”


“그래!”


“네!

민수가 죽으면 베개를 아저씨에게 보내주라고 했어요.

박스 안에 편지도 있을 거예요.”


“정말!”


“네!

제가 편지 쓰는 걸 봤어요.”


김 사장은 박스 안을 봤다.

하얀 봉투가 하나 있었다.

조심조심 봉투를 뜯었다.



<베개를 수집하는 아저씨께>


안녕하세요. 아저씨.

저는 김포에 사는 박민수라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이 앞으로 며칠 살 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아끼던 물건들을 친구에게 하나씩 주고 있습니다.

다 주고 남은 게 이 베개입니다.

누구에게 줄까 고민했는데 제가 백혈병에 걸려서 친구들이 싫어할 것 같아 주지 못하고 고민하다가 아저씨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저씨!

이 베개를 받아주세요.

그리고

이 베개가 좋은 친구를 만나서 오래오래 살았으면 합니다.

입원하기 한 달 전에 이모가 어린이날 선물로 사주었는데 제가 계속 아프기만 해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아저씨!

이 베개는 제가 가장 소중하게 아끼던 물건입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언제나 제가 꼭 안고 잘 정도로 아끼고 아낀 물건입니다.

또 힘들 때 이 베개를 꼭 껴안고 울었습니다.

그리고

편안하게 잠을 잘 때도 이 베개를 꼭 안고 잤습니다.

그런데

이제 더 이상 이 베개를 안아줄 수가 없습니다.

아저씨!

이 베개도 좋은 친구를 찾아주면 좋겠습니다.

제가 죽고 나면 베개 혼자서 밤에 잘 때도 무서워할 거 같아요.

그러니

아저씨가 베개 주인을 잘 찾아주신다면 사랑받고 행복하게 살아갈 거 같아요.

그리고

저도 행복하게 죽을 거 같아요.

존경하는 아저씨!

꼭 이 베개도 좋은 아이에게 선물로 주시기 바랍니다.

꼭 부탁드립니다.

2022년 10월 10일


김포에 사는 박민수 올림



편지를 읽는 동안

김 사장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어린것이 얼마나 아팠을까!”

김 사장은 편지를 다 읽고 휴지로 눈물을 닦았다.

병원에서 힘들어하는 민수가 생각났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또 얼마나 두려웠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죽음이 뭔지도 모를 나이인데 죽었다니 너무 슬펐다.


김 사장은 베개를 가슴에 꼭 안았다.

민수의 온기라도 느끼고 싶었다.

김 사장은 사무실 문을 잠그고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여보!

이 베개에 잘 어울리는 것으로 하나 당장 사다 줘.”

하고선 또 눈물을 흘렀다.


“당신!

무슨 일 있어요.”


“아니!

아니야.”


“그런데!

왜 울어요?”


김 사장은 더 서럽게 눈물이 났다.

한참을 울고 난 김 사장은 아내에게


“이 베개 주인이 백혈병으로 죽었다는군!

이제 겨우 11살인데.”


“그래요!”


“응!”

대답한 김 사장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베개만 쳐다봤다.


아내는

옷을 갈아입고 바로 종로로 나갔다.


“착한 아이를 찾아 베개를 줘야겠다!”

고물상으로 향하는 김 사장은 생각했다.


하늘에서

민수가 웃고 있었다.


"아저씨!

감사합니다."

하얀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민 민수가 인사했다.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마!

민수야!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

김 사장은 크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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