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을 써도 걱정 없어!
유혹에 빠진 동화 155-10 천 년을 써도 걱정 없어!
by
동화작가 김동석
Dec 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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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천 년을 써도
걱정 없어!
아침 일찍
은지 할머니가 대나무 베개를 하나 들고 왔다.
“사장님!
대나무 베개도 사는 거죠?”
“대나무!
대나무 베개도 있었어.
글쎄!
살 이유가 있을까?”
“이것도 베개잖아요!”
“그렇지!
베개는 맞지.”
“이건!
더 비싸게 돈을 주셔야 되는 거 아닌 가요.”
“왜?”
“사장님!
대나무 베개 처음이잖아요.
그리고
대나무는 천 년을 사는 나무니까 좋잖아요.”
“그건 그래!”
김 사장은 대나무 베개를 받아 들고 한 참 생각했다.
은지 할머니는
이천 원을 받아 <행복한 고물상>을 나갔다.
김 사장은 대나무 베개는 처음이다.
대나무도 다른 베개처럼 말을 할지 궁금했다.
소파에 누워 대나무 베개를 안았더니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평창동에서 살던 대나무 베개입니다.
주인은 정치를 하는 분이고요.
이름은 밝히기가 좀 어렵습니다.”
“정치가!”
“네!
그렇습니다.
대나무 베개는 시원한 맛이 있습니다.
여름에 베고 자면 정말 시원합니다.”
“시원합니다!
그런데
평창동서 여기까지는?”
“두 달 전에 평창동에서 주인 언니가 등촌동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필요 없다며 저를 이렇게 버린 겁니다.”
“필요할 때는 언제고!”
“그러게 말입니다.
머리가 아프고 무겁다면서 동생에게 빼앗아 가듯 하더니 버렸어요.
동생에게 다시 갖다 주면 좋을 텐데.”
“사람들이 원래 그래요.
백화점에 가서도 막 사고 집에 와서는 필요 없다며 버리고 그런답니다.”
“저는
평창동 집에서 사랑받고 잘 지냈는데 등촌동 언니 집에 와서는 푸대접받고 살았습니다.”
대나무 베개는 그동안 일어난 이야기를 해주었다.
김 사장은 대나무 베개가 참 시원했다.
여름에는 꼭 필요한 베개라고 생각했다.
깨끗이 씻어서 여름에 사용할 생각이다.
“걱정 마세요!
제가 잘 사용할게요.”
“정말요!”
“네!”
김 사장 대답을 들은 대나무 베개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고물상 주인이 직접 사용한다니 더 좋았다.
“천년을 써도 걱정 없는 대나무 베개입니다!”
“그렇게 오래요?”
“네!”
“제가 천년을 살지 못하니 문제죠!”
“자식들에게 물려주세요!
”
“그래야겠어요!”
“대나무 베개는 물에 자주 씻지 마세요.
대나무 향을 맡기 위해서는 그냥 촉촉한 걸레로 한 번씩 닦아주시면 됩니다.”
“네!
대나무 향이 나는군요.
정말 머리도 시원하고 참 좋은데요.”
“베개 중에서도 삼베 못지않게 좋은 베개입니다.”
“아무튼 잘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사장은 오랜만에 멋진 베개를 얻은 기분이었다.
정치가를 싫어하는 김 사장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대나무 베개를 안거나 베고 잘 때 시원했으면 했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다는 걸 김 사장은 알았다.
베개를 수집하며 사람의 마음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었다.
"수면은 장수의 비결이라고 했지!
잠자는 데 베개가 중요한 걸 알겠어.
나는
그동안 베개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어.
베개의 높이도
사람에 따라 달라야 해.
또
폭신한 베개나 딱딱한 베개도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어."
김 사장은 베개를 수집하며 사람의 수명과 베개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베개는
사소한 물건이지만 깊이 생각하면 소중한 물건이었다.
김 사장은
더 열심히 베개를 수집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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