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버스!-02

유혹에 빠진 동화 181-02 사색을 즐기는 소녀!

by 동화작가 김동석

02. 사색을 즐기는 소녀!







유라는 유령을 만나고 싶었다.

죽은 사람의 넋을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사색을 즐기는 소녀가 생각한 것은 저승사자를 만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저승사자도 쉽게 만날 수 없었다.


"환영!

저승사자나 죽은 사람의 넋!

방문을 환영합니다."


유라는 창문 창호지에 바늘과 실로 글을 썼다.

유라의 방에서 불을 켜면 밖에서 읽을 수 있었다.


유라는

저승사자나 죽은 사람의 넋이 두렵거나 무섭지 않았다.

그들도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사람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엄마!

유령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유라는 엄마에게 물었다.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사람도 아닌

유령을 만나서 뭐 하려고!"

엄마는 딸이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걸 막지는 않았다.

사색만큼 좋은 공부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딸이 지나치게 유령에 집착하는 걸 알았다.


"엄마!

세상 사람들이 다 유령 같아요.

그래서

진짜 유령을 만나 사람과 다른 점을 찾고 싶어요."

유라는 진심이었다.


서로 다르다는 건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유라는 서로 비교하고 분석하는 재미가 즐거웠다.




어느 날

유령은 유라 방 창문에 쓰여 있는 글을 봤다.


"히히히!

유령을 무서워하지도 않는 녀석이군.

내가 얼굴을 보이는 순간!

아마도

뒤로 쓰러질 텐데."

유령은 창문을 들여다보며 혼잣말을 했다.


유라는

책상에 앉아 있었다.

펼쳐진 노트에 <유령>이라는 글자가 크게 쓰여 있었다.




<유령>

보고 싶다.

보 고 싶 다 보 고 싶 다 보 고 싶 다

유령을 보면 뭐라고 할까!

그건

유령을 만나면 생각날 것 같아.

보고 싶다.

유령이 없다면 저승사자라도 보고 싶다.




유라!

노트는 한 줄 한 줄 글자로 채워져 갔다.


창문으로

유라의 방을 들여다보던 유령도 노트에 글을 읽었다.


"히히히!

나를 보고 싶다고.

간절한 마음이 전해지는 군!"

하고 말한 유령은 창문을 열었다.

그런데

창문이 잠겨 있었다.


"이런!

창문을 열어야 들어갈 수 있지.

뭐!

나를 보고 싶다고.

아니

유령이 보고 싶다고.

방문을 환영한다며 문을 잠그면 어떡해!"

유령은 짜증 났다.


"유령은 귀여울까!

아니면

더럽고 무서울까!"

유라는 점점 더 깊은 사색의 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유라의 방!

창가에서 서성이던 유령은 사라졌다.

창문이 열려있었다면

유령은 유라를 만날 생각이었다.


유령!

사람과 다른 점은 죽은 사람의 넋이라는 것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점도 사람과 달랐다.


유라는

사색의 문을 통해 사람이 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여러분!

유령을 만나고 싶으면 유령의 나라에 가는 유령 버스를 타세요.

그러면

유령을 맘대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하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한 말이 생각났다.


유령 버스!

생명을 가진 자는 모두 탈 수 있었다.


"잠깐!

유령은 죽은 자의 넋이라고 했어.

그런데

유령 버스는 생명을 가진 자는 모두 탈 수 있다는 거지!

신기하다.

유령의 나라에 생명을 가진 자들을 데리고 가는 이유가 뭘까!"

유라는 궁금했다.

유령 버스를 타고 싶었다.

유령의 나라에 갈 수만 있다면 가고 싶었다.




학교에는

마녀와 마법사가 되고 싶은 어린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유라는 유령이 되고 싶었다.

아니

유령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었다.

마법을 부리지 않고도 유령을 볼 수 있었으면 했다.


유령 방문을 환영합니다!

저를 만나고 싶으면 창문을 노크하세요.


유라는

창문에 글씨를 다시 썼다.

이번에는

아주 두꺼운 털실을 사용했다.

유라 방 불을 켜면 창호지에 그림자가 생겼다.


며칠이 지나도

유령은 나타나지 않았다.

유라는 결심했다.

유령 버스가 기다리는 마을을 찾아가기로 했다.

유령의 나라에 가고 싶었다.


가방을 챙겼다.

며칠 동안 집에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다.


"엄마에게 말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갈까!"

유라는 엄마에게 유령 버스를 타러 간다고 말하면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았다.

책상에 앉았다.



엄마!

유령 버스를 타러 갑니다.

혹시

제가 며칠 동안 돌아오지 않으면 유령의 나라에 있는 줄 아세요.

엄마!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할게요.

엄마!

사랑해요.


유라는 노트에 편지를 썼다.


새벽 일찍

유라는 유령 버스가 멈춰 서 있는 마을을 향해 걸었다.


"왜!

이 마을에만 유령 버스가 올까.

우리 마을에도 오면 좋을 텐데.

그래도

멀지 않아서 다행이야."

유라는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마시며 걸었다.


멀리

유령 버스가 보였다.

처음 보는 버스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선생님이 말한 대로 유령 버스는 환하게 불을 켜고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령의 나라에 가면 돌아올 수 없을까!

순자도 영수도 왔다는 말이 없어.

유령 버스에 탄 양 떼도 돌아왔다는 말이 없어!"

유라는 궁금했다.

선생님이 유령 버스를 타면 유령의 나라에 간다고 했지만 돌아오는 밥법은 듣지 못했다.


'똑똑'

유라가 유령 버스 출입문을 노크했다.


'드르륵!'

출입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어서 타세요."

유령 버스를 운전하는 소녀였다.


새벽안개가 걷히고 있었다.

사람들이 하나 둘 유령 버스에 탔다.

유라는 맨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유령 버스를 타는 사람들을 봤다.

사람들 얼굴에 꿈과 희망이 가득해 보였다.


"신기하단 말이야!

유령은 죽은 자의 넋이라고 했는데.

유령의 나라에 가는 사람들 얼굴에 꿈과 희망이 가득하다니."

유라는 믿을 수 없었다.

유령 버스를 타는 사람들은 모두 죽은 자들처럼 보일 줄 알았다.


"미쳤군!

유령 타령을 하더니 집을 나갔군."

엄마는 아침에 유라가 쓴 편지를 발견했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딸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랄 뿐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유령 버스 문이 닫혔다.

유령이 된 소녀 운전기사가 마이크를 들고 일어섰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유령 버스 운전기사가 된 소녀입니다.

앞으로

이 버스는 유령의 나라까지 여러분을 안전하게 모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말한 유령 버스 운전기사는 자리에 앉고 시동을 걸었다.


"설마!

집에 못 오는 건 아니겠지."

유라는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두렵지 않았다.


꿈과 희망을 가진 사람들만의 특권이었다.

유령 버스를 탈 수 있는 건 용기가 필요했다.

더 좋은 세상!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을 꿈꾸는 자만이 유령 버스를 탔다.


유령 버스는

이승의 경계를 넘고 있었다.

들판에 양 떼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영수와 순자도 보였다.

들판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멀리 지평선이 보일 뿐이었다.


"여러분!

유령의 나라 첫 정거장입니다.

이곳!

들판에서 내리고 싶은 분은 이번 정거장에서 하차하기 바랍니다."

유령 버스 운전기사는 마이크로 첫 정거장 안내를 했다.


"이봐!

농사를 지으려면 들판에서 내려야지."

하고 유라 앞에 앉은 아저씨가 말했다.


"싫어요!

이제 농사꾼이 되고 싶지 않아요.

저는

도시로 갈 거예요."

하고 옆에 앉은 아내가 말했다.


"무슨 소리!

농사꾼이 농사를 지어야지.

도시로 간다고 더 좋은 세상이 있을 것 같아!

그런

세상은 없어.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노력한 만큼 대가를 지불해 주는 게 땅이고 농사라는 걸 잊지 마!"

아저씨는 짐을 챙겨 출입문을 향했다.

그 뒤를 아내가 따랐다.


사람이 많이 내렸다.

유령 버스가 작아졌다.

사람이 많으면 늘어나고 사람이 줄어들면 작아지는 유령 버스가 신기했다.


"나는!

어디서 내려야 할까.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곳에서 내릴까!"

유라는 생각했다.


"여러분!

다음 정거장은 꿈을 꾸면 이뤄지는 정거장입니다.

꿈을 이루고 싶은 분들은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기 바랍니다!"


하고 유령 버스 기사가 말했다.


"오!

그런 정거장도 있구나.

내가 유령을 만나고 싶은 꿈을 꾸고 있으니까 그곳에서 내려야겠다."

유라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릴 준비를 했다.


유령 버스는 달렸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듯 한 밝음과 어둠의 터널을 몇 개나 통과했다.

어둠을 통과할 때는 조금 두려웠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 어둠은 걷히고 밝음이 나타났다.


"유령!

유령의 나라에 유령이 많겠지.

꿈과 희망을 가진 사람들도 이곳에서는 유령이 될까!"

유라는 또 생각했다.

사색의 문이 더 크게 열렸다.


"어린이들이 꿈꾸는 세상!
먹을 게 많고 행복한 세상!
서로 돕고 사랑이 넘치는 세상!
우린 그런 세상을 원해요."


유라가 꿈꾸는 세상이었다.

그런데

유령을 찾아 나선 이유는 뭘까!

살아 있는 사람도 아니고 죽은 자의 넋인 유령을 만나고 싶은 이유는 뭘까!

유라는 곰곰이 생각했다.

하지만

유령을 만나겠다는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지!

유령 버스 기사에게 물어보면 알겠다."

유라는 유령이 된 소녀에게 유령이 어디 있는지 물어볼 생각이었다.


유령 버스는

꿈을 꾸면 이뤄지는 정거장을 향해 진입하고 있었다.

유라도 가방을 챙겼다.


"마법을 통해

유령을 만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마법을 배우면 될 텐데."

유라는 유령이 자신을 찾아오길 기다린 것을 후회했다.


사색의 문을 열고

또 다른 세상을 들여다보는 어린이들은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유령 버스가 있다는 것도 모르는 어린이들이 많았다.

유령의 나라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어린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유라는 사색의 문을 통해 가상공간의 세상으로 나아갔다.

유령을 만날 수 있는 희망으로 유령의 나라에 갈 수 있었다.


가상공간이 현실이 되는 세상!


유라는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승과 저승을 오갈 수 있는 세상!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들 수 있는 세상!

그것은 미래였다.

모두가 불확실성을 말하는 미래 사회였다.


유라는 가방을 들었다

유령 버스 출입문 쪽으로 걸었다.

새로운 세상!

유라가 유령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그곳은 새로운 세상이었다.

유령의 나라!

그곳은 어떤 세상인지 아직 모른다.

다만!

꿈과 희망을 가진 자들의 지상낙원이었다.


어린이들이

사색의 문을 열면 유령의 나라는 그 안에 있었다.

달빛 잡고 춤추는 고양이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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