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준 어린이 그림동화 14
눈을 떠봐 어서어서!
..
“눈을 떠봐 어서어서!
밤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눈을 크게 뜬 새가 눈을 감고 있는 새에게 말했어요.
“눈을 감으면!
더 넓고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어.”
눈을 감고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려고 하는 새는 눈을 뜨고 싶지 않았어요.
“눈을 감았는데!
어떻게 더 아름다운 세상이 보이지?”
어둠 속에서 달과 별을 보면서
우주의 신비 속으로 빠진 눈을 뜬 새는
더 넓고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다는 눈 감은 새를 이해할 수 없었어요.
“어둠 속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아!
그것은 곧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것들이야.
난!
그래서 눈을 감고 어둠 속에서 꿈틀거리고 존재하는 것들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어.”
눈 감은 새는 신비스러운 우주의 세상 속으로 자꾸만 자꾸만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구나!
나도 눈을 감아봐야지!”
“아니야!
그럴 필요는 없어.
넌
나보다 더 넓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고 있는지도 몰라.”
“아니야!
눈을 감아 볼 거야.”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보던 새는 눈을 감았어요.
“아무것도 안 보이는 데?”
“어둠 속에서는 보려고 하지 말고 느끼려고 해 봐!”
눈 감은 새는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친구에게 말해주었어요.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눈을 감고 조금씩 어둠 속으로 들어가 봤어요.
눈을 뜨고 보는 세상보다 눈을 감고 보는 세상이 더 넓고 아름다운 것 같았어요.
“낮에는 태양빛을 통해
우리가 많은 것을 본다면 밤에는 어둠의 빛을 통해 세상을 보는 연습을 해야 해.”
“와!
너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한 거야?"
“난!
어린 친구의 그림을 통해 깨달은 거야.”
“그림에서?”
“응!
이 그림을 봐봐!
너는 눈을 뜨고 있지만 나는 눈을 감고 있잖아!”
“맞아!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는 것 같아.”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본 새는 무엇인가 깨닫고 있는 것 같았어요.
“눈을 감으면!
어둠 속에 있는 것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어.
그것들은 서로 경계를 이루는 것일 수도 있어.”
“경계!”
“그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진실과 거짓,
밝음과 어둠,
남자와 여자,
낮과 밤,
생성과 소멸,
부분과 전체,
삶과 죽음
등
수많은 경계 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어.”
“와!
넌 도대체 이런 것들을 어디서 배운 거야?”
눈 뜨고 세상을 보던 새는 그저 놀라울 뿐이었어요.
“세상이 아름다운 건 빛의 연출이지!
태양은 눈에 보이지만 어둠은 눈에 보이지 않잖아.”
“맞아!
실체가 있고 없고의 차이 같아.”
“너도!
이제 세상의 변화를 읽기 시작했구나!”
“응!”
“눈을 감으면 답답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
상상의 힘과 느끼는 감정으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긴 하지만!”
“눈을 감으니 달과 별이 다르게 보이는 것 같아!”
“그렇지!
현상과 본질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우주에 본질은 변하고 있다는 것이야!
그렇지만
현상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지.”
“와!
우주의 본질. 생성과 소멸의 연속성에서 우리는 존재하는구나!”
“맞아!”
두 마리 새는 어둠 속에서도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저것들은 잠도 안 자고 무슨 수다를 저렇게 떠는 거야!”
막 사냥을 떠나기 위해 어둠 속을 날고 있는 새가 말했어요.
나무들은
두 마리 새에게 항상 나뭇가지를 내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둠 속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고마워! 고마워!
시준아.
내게 이런 생각을 다시 해줄 수 있게 해서.”
두 마리 새는 그림을 그려준 시준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꾸벅했어요.
.. 빛과 어둠, 진실과 거짓, 생성과 소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삶과 죽음, 크고 작음, 슬픔과 기쁨,
여러분의 경계는 어디쯤을 보고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