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였구나! **

유혹에 빠진 동화 195

by 동화작가 김동석

너였구나!






어젯밤!

보름달이었다.


침묵이 흘렀다.


"너였지!"

하고 말하려던 어린왕자는 입술을 깨물었다.


"한 입에

저렇게 많이 베어 먹다니!

나도 배가 고픈데."

여우는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어린왕자는 입을 벌려봤다.

하지만

저만큼 베어 먹을 자신이 없었다.


여우도

입을 크게 벌렸다.

그런데

어린왕자보다 더 많이 베어 먹을 수 있었다.


"너였구나!"

하고 어린왕자가 말하는 것 같았다.


"아니!

난 입이 길지만 넓지는 않아.

그러니까

내가 베어 먹은 것은 아니야."

여우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서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아직

어린왕자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의심받고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는 더욱 떠날 수 없었다.




그림 정하윤 /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43기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니라면 누굴까."

어린왕자는 궁금했다.


그동안

이런 일은 없었다.


여우는

어린왕자의 눈치를 봤다.

어린왕자의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는 언어를 통찰하고 싶었다.


"어둠의 악마!

그 녀석이 한 입 베어 먹었어."

하고 달빛이 말했다.


"히히히!

내가 먹은 걸 어떻게 알았을까."

어둠의 악마가 웃으며 말했다.


"너였구나!"

어린왕자가 한 마디 했다.


"정말!

너였구나."

여우도 안심하며 한 마디 했다.


어린왕자와 여우는 알았다.

둘의 관계를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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