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계기

내가 보는 나

by 내 맘대로 일기



운동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건강과 외모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이유는 ‘스트레스’였고,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저는 스스로 봐도 꽤 예민한 상태였습니다.
직장에서 받는 압박감, 퇴근 후에도 특별한 취미 없이 무료하게 흘려보내는 시간,
낯선 도시에서 친구 하나 없이 지내는 외로움이 하루하루 쌓여갔죠.

그나마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두 명뿐이었습니다.
예전부터 고민을 털어놓거나 농담을 나눌 수 있었던 소중한 사람들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 그 둘마저도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즘 너… 많이 예민해진 것 같다?”


그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원인을 찾으려 애썼지만, 사실 중요한 건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받아들이는 제 태도였죠.
하지만 그걸 스스로 고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스트레스를 발산할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때 제 선택은 운동이었습니다.
직업 특성상 밤늦게 퇴근해 헬스장에 가기 힘들었기에, 고민할 것도 없이 인터넷에서 덤벨을 주문했습니다.
5kg 두 개, 10kg 두 개.
그때의 저는 10kg도 버거웠지만, 그 무게가 제 시작이였습니다.


처음 주문한 덤벨이 집에 도착했을 때, ‘괜한 짓을 했나? 반품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홧김에 주문한 느낌이었지만, 이미 집까지 들어온 걸 그냥 돌려보내긴 아쉬웠죠.
“한 번 들어나 보자” 하고 10kg 덤벨을 잡았다가, 생각보다 무거워서 그대로 놓쳐버린 실수까지 했습니다.

그땐 운동 방법을 인터넷에서 찾아본다는 생각조차 없었습니다.
대신 덤벨 상자 안에 들어 있던 종이를 펼쳤죠.
그 안에는 덤벨로 할 수 있는 10가지 넘는 운동이 그림 하나씩으로 간단히 그려져 있었습니다.
저는 불안정하고 엉뚱한 자세로 그림을 보며 따라 했고, 옆에서 지켜보던 여자친구는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그때가 처음으로 “아, 사길 잘했구나” 하고 느낀 순간이었네요.

그렇게 그림에만 의존해 운동하던 어느 날, 친한 형이 “인터넷을 좀 활용해 봐”라며 알려준 덕분에 유튜브 영상과 글을 참고하게 됐습니다.
조금씩 10kg 덤벨을 드는 각도가 늘어날 무렵,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내가 15kg, 20kg 덤벨은 몇 번이나 들 수 있을까?’


결과요? 바로 주문했고, 바로 좌절했습니다.
그때부터 오기가 생겼습니다.
포기했다가 다시 잡고, 또 쓰러졌다가 다시 도전하는 생활이 이어졌죠.

그러다 어느 순간,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변했습니다.
예전엔 “너 요즘 예민하다”라는 말만 들었는데, 이젠 “요새 살만한가 보네?”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돌이켜보면 운동이 아니었어도 좋았을 겁니다.
온전히 집중할 수 있고, 지치거나 후련해지는 무언가라면 무엇이든 가능했겠죠.
하지만 건강과 거울 속 내 모습을 동시에 바꿔줄 수 있는 건, 제겐 운동이 제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방이 하나 더 있는 집으로 이사하게 됐습니다.
그 순간, 오래 품어왔던 로망이 떠올랐죠. 운동방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벤치, 턱걸이 기구, 바벨과 원판, 턱걸이 밴드, 실내 사이클, 요가 매트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한 건 전부 주문했습니다.
운동방이 완성됐을 때, 뿌듯함과 설렘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헬스장에 가면 이런 느낌일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제부터 더 열심히, 더 제대로 해보자’는 다짐이 생겼죠.


그때부터 유튜브와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운동 자세, 주의할 점, 자주 하는 실수, 초보자가 하면 안 되는 운동…
정말 많은 정보를 찾았지만, 동시에 너무 어려웠습니다.

PT를 받아본 적도, 운동 머신을 구경해본 적도 없던 저는
결국 제 몸을 실험대 삼기로 했습니다.
어깨 운동을 하면 어깨가 아니라 팔이 찌릿하고,
가슴 운동을 하는데 어깨에 자극이 더 오고,
후면 어깨 운동을 따라 했더니 등 운동이 되어버리기 일쑤였죠.

그렇게 혼자 낑낑대던 어느 날, 마침내 그날이 왔습니다.

헬스장 등록일.

드디어 헬스장에 입성했습니다.

헬스장은 모든 것이 달랐습니다.
다양한 기구, 편리한 동선, 쾌적한 공간…
너무 좋았지만 동시에 집에 있는 제 운동기구들이 생각났습니다.
그 친구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요.
몇 개를 제외하곤 결국 중고거래로 보내야 했지만,

그 시절 저에게 최고의 파트너였습니다.


저처럼 많은 분들도 아마 고민하고, 망설이실 겁니다.
그래서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꼭 운동을 하라는 건 아니에요.”

대신, 무엇이든 좋으니 가만히 앉아만 있지는 말자고요.
스트레칭, 산책, 짧은 글쓰기…
그 어떤 것이든 몸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그러면 복잡했던 머리도, 답답했던 가슴도
한결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이 당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예전의 저도, 지금의 저도
가장 힘들게 한 건 결국 저 자신이었습니다.

혹시 지금, 그런 시기를 지나고 있는 분이 있다면
그 마음을 조금은 흘려보내시는게 어떨까요?


오늘도 참, 수고 많으셨습니다.








작가의 이전글퇴근 후 1시간의 운동 루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