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흔들리는 내가 되기 위해

몸만 큰 어른

by 내 맘대로 일기

운동을 시작하고 식단을 지키면서 제 몸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하루 루틴을 끝냈을 때의 뿌듯함, 성취감 같은 감정이 생겼고,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과 감정은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안 좋아지는 날도 있었습니다.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고, 세워둔 계획이 틀어질 때면 쉽게 화가 났습니다.
별것 아닌 일에 상처받고, 안 좋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기도 했습니다.

몸은 바뀌고 있는데, 제 마음은 어릴 적의 저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부터, 저는 제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루틴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참는 성향이 강한 사람입니다.
그건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항상 참는 게 능사는 아니었습니다.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감정을 억누르기만 하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터져버리거나, 아무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곤 했습니다.

그렇다고 남들과 싸우거나 논쟁을 벌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제 안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할 수 있는 행동들, 남들의 눈에 띄지 않거나 집에서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시도한 건 복식호흡이었습니다.
지금은 꾸준히 하고 있을 만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처음 시도했을 때는 정말 아무 효과도 없었습니다.
‘단순히 숨 쉬는 법만 바꾼다고 감정이 정리될 리가 있나?’ 하는 생각뿐이었죠.

그런데 이 문제를 느끼고 난 뒤, 시도해 본 것이 바로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방법이었습니다.
혼자 산 지 오래되어 혼잣말도 많았고, 집에서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입 밖으로 내뱉지 않고 머릿속에서 스스로에게 물어봤습니다.

“나 지금 뭐 하고 있지?”
“이렇게 혼자 생각해서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
“이런다고 의미가 있을까?”

대부분의 대답은 ‘소용없다’, ‘별 의미 없다’였지만, 그 시간 자체가 저에게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복식호흡과 더불어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루틴은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하는 중에도 할 수 있었고, 직장 동료들이 저를 바라봐도 그냥 일하고 있다고만 생각했죠.
감정이 밖으로 표출되지 않았고, 저 스스로도 조금은 편안해졌습니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지금의 제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여전히 소심하고, 여전히 예민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런 루틴들이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더 자주 하고, 더 자주 생각하다 보니 조금씩 예전에는 하지 않던 말들과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조금이지만, 마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아직은 작은 변화일 뿐이지만, 저는 믿습니다.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이 작은 루틴들이 쌓이고 쌓이면, 제 마음도 조금은 건강해질 거라고요.


작은 스트레스와 나쁜 생각은 ‘생각 루틴’으로 해소하고, 큰 스트레스는 운동이 해소해 줍니다.

그렇게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완벽해지고 싶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감정에 휘둘려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습니다.


솔직하다는 핑계로 무례하고 싶지 않습니다.

애정 섞인 잔소리라는 핑계로 남을 바꾸고 싶지도 않습니다.


결국 바뀌어야 하는 건 제 자신 스스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