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친구가 있어요
어릴 적 같은 동네에 살았었죠
틈만 나면 같이 놀았죠
하루는 너희 집 또 다른 날엔 우리 집
주말이면 친구집 앞에서 친구를 불렀어요
"○○아, 목욕탕 가자~~~"
친구 아버지께서는 지난주에도 갔는데 또 가느냐며 핀잔을 주셨죠
친구가 아파 결석하는 날에는 그 친구 우유를 들고 집에 가져다주었어요
언니가 많았던 친구지만 막내 같지가 않았어요
중학생이 되었을 땐 아침마다 같이 등교를 했어요
먼저 준비하는 친구가 다른 친구 집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기다렸어요
늘 저희 집 앞에서 만나게 되었지만
늦는다고 짜증 한번 내지 않던 친구였어요
한 번은 제가 친구 집 앞에서 기다리는데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요
그 친구의 무던함에 또 한 번 놀랐던 순간이었어요
친구는 아마 모르는 일일거예요
고등학교를 서로 다른 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어요
만남이 줄고 소식은 뜸해졌죠
대학 4학년 때 친구가 오랜만에 찾아왔어요
이미 사회인이 된 친구가 날 찾아와 준 것이 몹시도 고마웠답니다
그 후 친구는 남자 친구를 내게 소개해줬고, 곧 결혼한 거라고 알려줬어요
다름 아닌 같은 동창 남자애와 결혼한다더군요
저도 아는 친구여서 신기했어요
결혼한 후에 포대기에 첫아들을 업고 절 또 찾아주었어요
포대기 안을 들여다 보니 동창남자애 얼굴을 그대로 물려받은 아기가 있었어요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결혼 후엔 한참을 못 만났어요
멀리서도 제게 언제나 안부를 물어주었어요
제가 어렵게 첫아이를 낳았을 땐 기저귀도 보내주어 너무 고마웠답니다
한 번은 친구의 셋째 딸아이가 초등학생 때 또 절 찾아주었어요
맘이 예쁜 아이는 엄마를 닮아 우리 큰 아이를 잘 데리고 놀아주더라구요
그 이쁘던 아이가 고등학생이라니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네요
그러고 보니 늘 먼저 찾아주는 것은 친구였네요
가끔 안부를 물어오는 친구가 고마웠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제가 먼저 안부를 물었어요
뒤이어 통화가 이어졌고 팔이 아프다는 이유로 끊어야 할 만큼 대화가 이어졌어요
친구는 절 위해 늘 기도한다는 말을 오늘도 해주었어요
고마운 일입니다
갑자기 목이 메었어요
통화하는데 말을 잇지 못할까 걱정했어요
진심은 통한다더니 이런 마음인가 봐요
친구에게도 제게도 편안한 일상이 이어지길 기도합니다
'기도'란 말을 언제부턴가 좋아하게 되었어요
'기도'의 다른 말은 '간절함'같아요
오늘도 간절함을 담아봅니다
*브런치 작가님의 글을 공유하는 방법을 몰라
카톡 사진 속에서 살짝 공개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