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장하고 있는 아빠 Jul 13. 2021

이사한 동네에 정착한다는 것

아저씨의 동네 정착

서울에서 살다가, 도쿄로 이사 온지도 벌써  1년 4개월이 지났다.


이전에 도쿄에서 살아 본 경험이 있기에 생활하는 것에는 금방 적응했지만, 이 동네에 적응하는 것은 조금 더딘 듯했다.

 

동네에 정착한다는 것은 정답이 없을 것이다.

좋은 이웃과 매일 인사할 정도? 혹은 각종 슈퍼마켓을 섭렵하면서 동네 물가를 파악했을 정도?


난 최근 약간 이 동네에 적응했구나를 마음에 드는 이발소를 발견해서 2번 정도 다니며, 그 이발소에서 나에게 아는 척을 해 주었을 때라고 홀로 정의해 보았다.


아저씨가 될수록 머리를 자르는 행위가 귀찮아진다고 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멋을 낼 때는 아마도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다.


2주에 한번 강남역의 "카라 파라" 2층에 있던 '실버 미용실'이라는 곳에 정기적으로 다녔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2달에 한 번 마지못해 쌍둥이 아들들을 데리고 이발소에 간다.

 

처음에 머리를 자를 때는 샴푸도 안 하고, 드라이도 안 하고 그저 커트만 하고 집에 왔다.


금전적인 아까움도 있고, 쌍둥이 아이들을 집에 데리고 와서 씻겨야 하는 의무감도 있었기에, 굳이 만원이나 더 지불하며 샴푸를 할 의향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방문 시에 노련한 점정의 권유에 난 거금 천 엔을 더 주고, 샴푸 서비스를 받았다.


일본 이발소에는 샴푸 서비스를 하면, 샴푸, 머리 마사지, 면도, 눈썹 정리, 코털 정리까지 뭔가 호화로운? 서비스를 같이 해주는데, 이게 참 기분 좋았다.


이렇게 추가 서비스를 받고 한 두 번 더 다닌 결과, 난  이곳을 단골가게로 삼게 되었다.



오늘 아침 산책을 하며 그 이발소를 지나치며 문득 나도 이 동네에 잘 정착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한 동네에 정착한다는 의미는 기준은 무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