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의 창의력

큰딸의 방학 자율과제가 만들어준 나비효과

“오늘은 여기 까지만 하겠습니다. 아이와 만화 보는 날이라서요.” 에서 배우는 팀장의 조건 3번째 이야기입니다.

난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은 아이가 해보고 싶어 하는 것을 부모에게 이야기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게임이 하고 싶거나, 맛있는 초콜릿을 먹는 그런 차원의 하고 싶은 것이 아닌, 도전을 해보겠다고 하는 그런 순간 말이다.


큰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는 매번 방학이 되면, 자유 과제라는 명분 하에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이의 말에 의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휴지심이나 신문지로 공작을 하거나, 독후감을 많이 한다고 한다. 아니 많이가 아닌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게 한다고 한다.


하지만, 큰 딸은 첫 번째 자유 과제 때 아빠에게 배운 파워포인트로 가족 신문을 만드는 목표를 세웠다.

이 시간을 통해 큰딸은 파워포인트의 많은 기능을 익히게 되었고, 지금도 열심히 파워포인트를 이용해서 퀴즈나, 할머니 생일 때의 이벤트 등을 잘 만들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아빠가 만드는 파워포인트에 색이나, 구도 그리고 글씨체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 줄 정도로 실력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조금 특별한 자율과제가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는지, 다음 학기에는 평소 좋아하던 "손석희" 아나운서처럼 뉴스를 만들어 보겠다고 나섰다.


https://www.youtube.com/watch?v=qcXeWu654jY

방학 내내 찍어 놓은 짧은 클립들을 같이 편집하고, 같이 대본도 쓰고 수정하면서 재료들을 모았고, 개학을 하기 일주일 전, 앵커 역할의 동영상을 친구가 운영하는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했다.


방학 동학 이것을 위해 아빠와 딸은 종종 서점도 다니고, 유튜브로 관찰도 하며, 뉴스 프로그램도 종종 같이 시청하며 이렇게 저렇게 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교환의 시간을 충분히 즐겼다.


그리고 이 동영상을 본 아이의 학교에서는 발표를 잘하는 아이의 영상을 보고, 통상 최고 학년이 주로 하는 신입생 환영 인사를 우리 아이에게 부탁을 했다.

그리고 아직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는 학생을 대표해서 신입생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러고 나서 몇 달 후 갑자기 우리나라 최고의 광고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딸의 동영상을 본 그 광고회사는 우리 가족을 모델로 섭외를 하고 싶다는 요청이었고, 나와 아내는 아이의 경험을 위한 즐거운 시간이 될 듯하여 흔쾌히 그 광고에 출연을 하기로 했다.

게다가 기대도 하지 않았던 출연료까지 상당히 넉넉하게 받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출연료로 호화스러운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시키지 않은 일에 대해서 해 본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다니고 있는 노르웨이 회사에서는 스스로의 개선점, 팀의 개선점을 모으는 작업부터, 전 사원을 대상으로 이노베이션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올해의 대상은 아부다비 지사의 평직원이 중동의 창고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아이디어를 정확하고 상세한 수치로 계산을 해서 대상과 함께 두둑한 보너스까지 받았으며, 그 프로젝트는 바로 진행될 예정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과 회사의 팀 리더에게도 자유로운 20%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간섭을 받지 않고 아이들이 진정으로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 말이다. 최근의 입시 무한 경쟁 시대에서 남들보다 20%의 시간을 공부 아닌 다른 곳에 투자한다는 건 어쩌면 큰 낭비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회사의 리더가 되고 업무 역량의 20%를 미래를 꿈꾸고 인생 전반을 훑어보는 시간에 써보면서 확신이 들었다. 아이들 또한 스스로 생각하고 꿈을 꾸고 취미에 투자를 하고 친구와 함께하는 20%의 시간이 쌓여 결과적으로 인생의 80%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혼자 이것저것 생각해 보고 도전해 보고 실패도 해보고, 실패 원인을 파악해 다시 일어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여유롭게 자신을 돌아보면서 주도적으로 공부도 하고 새로운 가치관 그리고 목표를 갖게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대학만 가면 끝나는 시대는 끝났다. 평균 수명도 100세로 늘어나, 이제 우리는 퇴직 후 몇십 년을 다른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이젠 아이를 100미터 달리기 선수가 아닌 마라톤 선수로 키워야 한다.


트랙에서 달리는 100미터 달리기 선수는 전략이나 분석보다는 스피드 즉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장기전인 마라톤은 도로의 구성, 날씨, 주변 선수에 대한 전략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준비한다. 우리 아이들 그리고 직원들에게도 그런 환경에 대한 준비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믿고 20%의 시간을 남겨주면 어떨까? 이 20%의 시간이 아이를 정말 크게 자라게 해 줄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CEO가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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