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만이 내 세상이 아닌(?)
어제 청주를 도착한 것은 자정이었다. 새벽여섯시에 부산으로 출발했고 송정, 센텀, 그리고 울산을 들러 비지니스를 마치고 문의 IC를 빠져나온 시간이 자정이었다. 그시간 고은 삼거리에서 무심동로 뚝빵을 타고 내려오는데 달밤의 광경들이 좋아서 로시난테 블로투스로 나운영의 달밤을 틀고 노래를 부르는데 정말이지 눈물이 날 정도의 센치함이 전신을 흘들었다.
걷는 신송교 부근에 로시난테를 세우고 걷는다리 중간쯤에 서니 하늘은 구름과 달의 절묘한 조화로 나를 환영해준다. 불가마 같은 찌더움도 누러진 시간이라 달하고 나하고 구름하고 나하고 무심천하고 나하고 그렇게 달밤을 흥얼거리고 놀았다. 얼마나 근사한 환영의 밤인지. 늦은 밤이니 운동하는 도보맨들도 없으니 완전 나의 독무대였다.
달도 면사포 구름에 얼굴을 묻기도 하고 빼꼼히 얼굴을 내밀기도 하는데 순간순간의 표정들이 일품이다. 그때 젊은 남녀한쌍이 지나가다 다리위에서 강한 랜턴으로 무심천 물을 비추며 내 무릎굵기의 향어, 잉어들이 유유히 놀고 있다. 빛조절이 좋은 랜턴이다. 나보고 어르신, 어르신 하며 잠시 같이 몆마디 나누며 물속을 구경하는데 그 물고기들도 내 달밤을 듣고 있었던것 놀랐다.
[어르신 노래가 좋으니까 저들도 다리밑에서 듣고 있었네요. 제가 랜턴으로 확인 시켜 드리네요]
암튼 그렇게 아름다운 달밤의 환영을 받으며 들어온 것이다. 이것도 내 세상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 영화가 떠오른다. 이병헌과 윤여정, 박정민이 출연했던 감성미가 철철흐르는 그것만이 내세상~나는 무심천의 달밤을 이것[도] 내 세상인것이다. 얼마나 풍요철천한지 낮에 장사한 품몫들도 까맣게 있고 들어온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