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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다 지나간다

by 오백살공주

그래, 다지나간다.

도데체 나는 어디쯤에 와 있는가?

가을은 이미 당도했고 밤도익었고 들판에 벼들도 익어 고갤 숙이고 가을 기도를 하는데 나는 가을에 끼어들지 못하고 지갑이나 놓고 다니고 값비싼 휴대폰이나 잃어버리고 사람들의 손조차 잃어 버린채 방황의 우주미아로

떠 돌고 있다.


토요일이 공연인데도 연습근처에 못가고 마음은 아직도 밟힌 껌딱지처럼 요지부동이다. 불타던 열정, 그 불씨조차 꺼져버려 아프니 슬프다. 노래는 나의 힐링 공간이었다. 공연은 내일앞에 와서 우뚝 서있다. 어쩔줄 몰라하며 떨고 있다. 다 지나 가겠지.


그래도 종이배의 꿈은 교정도 끝냈다. 심란속이라 교정자체가 불가했으나 아주 간신히 마쳤다. 1000권 인쇄에 들어갔다. 기대는 무뎌지고 그냥 인생출판이라 덤덤한 준비지만 지난 한달이 혹독했기에 참담했고 글자들이 보이지 않아 끙끙댄 시간만 가득하다. 그래도 이젠 출판이다. 먼지 쌓이는 책이 아니고 그냥 미소같은 여운으로 살아나길 바라는데 만드는 과정에 심적 통증이 많았다. 난산이었으니 대박이 탄생한 거 아닐까.


둘째딸이 드뎌 나를 할아버지로 승격시켜 준단다. 단비같은 희망과 신비의 감동들이 조용하게 안겨온다. 미지의 창조감들이 덜컥덜컥 오는 기분이다. 늪에 빠진 나를 건지는 한줄기 빛이되어 다행이다. 준비 덜 된 할아버지

라 허둥거리기만 한다.


인생과 삶의 시간들은 여과없이 지나가고 있음을 절실하게 느낄뿐이다. 갈길을 몰라함은 내 안에 나뿐이다. 희노애락 파동의 편차가 너무크다 보니 마딱뜨리는 바람을 많이 맞을 뿐이다.

다 지나간다, 노래가 생각나는 가을이다.

그래 다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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