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들이 무심천에 별을심다

by 오백살공주



무심천 막걸리 철학

방금

자전거 타다가

생경한 밤 멋을 만났어요.


방서동 아파트들이

줄줄이 서서

무심천에 별을 심고 있었어요.


그리고

무심천 강물 속에

방서동 아파트들이

줄줄이 거꾸로 서 있더군요.


한참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도시도 밤이 되면

막걸리 한 사발 하고 싶은가 보다."


왜냐하면요.

막걸리 한 잔 들어가면

세상이 살짝 뒤집혀 보이거든요.


아파트도

하늘도

사람 인생도

조금은 거꾸로 보입니다.


근데 신기한 건

그때가 제일

철학이 깊어집니다.


그래서 결론.

인생이 가끔 뒤집혀 보이는 날은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첫째

막걸리를 조금 마셨을 때.


둘째

인생을 조금 이해했을 때.


오늘 밤

나는 둘 다였습니다.


그래서

도시가 물속에 들어가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아…

그래서 사람들이

밤에 막걸리를 마시는 겁니다.


청주와 세상이

무자게

아름답게 보이니까요.


— 무심천 밤 라이딩 중

영원한 방랑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