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른 서해바다가 품어안은 섬, 풍도

풍도 야생화여행

by 플랫폼

나에겐 그리움 하나 있습니다. 이따금씩 가슴한켠이 아리고 시려오는 그런 그리움입니다. 어느날 수면하에서 깊은 잠을 자다가도 갑작스럽게 콩나물처럼 툭 튀어나오곤 하는 중증그리움이라고나 할까요. 쫄깃한듯 하다가도 어떤때는 저기 파도속 수많은 포말들처럼 말랑말랑하게 잘게 부서져 내리기도 한답니다.


봄이오는 길목입니다. 겨울이 가고 봄의 따스한 아지랑이가 이곳저곳에서 화들짝 피어나는 요즘. 독자님들. 저와함께 그 그리움 한사발 잡으러 서해의 아주 작은 섬인 그리움의 섬으로 머언 여행을 떠나보지 않으실래요. 그리움이란 감정은 참으로 묘합니다. 어떤때는 놀랍기도. 또 어땐대는 아리기도 하고. 분명 내안에 있는듯한데 잡으려 손을 쭉 뻗으면 어느새 저멀리 달아나버리고 마치 신기루와 같습니다.




어쩌면 그리움은 이미 내 심장에서 멀리 떠나버린 존재가 보내는 미묘한 잔향일지도 모르는 일. 억겁의 세월동안 거친파도가 빚어낸 서해의 작은 섬. 그리고 바람을 품어안아 고요한 섬. 이웃님들! 혹여 풍도라는 섬을 아시나요?. 나에게 그 섬이 유독 애잔하고 애틋한 그리움의 섬이 된건 특별한 사연이 하나 있습니다. 잔인하게도 그런 계절의 길목에서 나는 그 그리움찾아 무작정 그 섬으로 떠나는중입니다.


봄의 마법은 그렇게 소리도없이 그 흔한 인기척조차도없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내 더듬이가 무덤덤하여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뿐, 내 마음이 납덩이처럼 무거워 바닥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을 뿐. 분명 우리들곁으로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었다는걸 동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봄은 기다림의 계절인 동시에 또 떠남의 계절입니다. 그리고 설레임과 뭉클함의 계절이기도 하고요.


봄이 마법을 부려대는 이때 원치않게 떠남이란 중병이란게 걸려버린 플랫폼. 모든 산야는 여전히 겨울을 가리키고 있는데 난 겨울의 잔재들을 밀어내고 허전한 마음속에 봄을 채우려 안달하는 중이랍니다.


봄꽃들을 향한 지나친 짝사랑이 도져 어느새 전염병처럼 번져버린 상황. 한번 빠져들면 어지간해선 치유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익히 안답니다. 하지만 부풀어 오르는 감정을 억제하기란 여간 어려운게 사실이라서.


난 지금 방아머리 선착장. 그곳 언저리에서 뭔가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아주 간절한 염원까지 기득 담아서요. 기다리면 통한다 했던가요. 저기 멀리서 뱃고동소릴 울려대며 여객선 한척이 미끄러지듯 점점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어쩌다한번 오는 저 배는 무슨 사연일랑 싣고 오는건지. 그러다 가슴 부푼 여행객들을 가득 태우고 붕붕붕 소리까지 내어가며 금새 부두를 등지고 어디론가 떠나갑니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바다를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자 갈매기가 날며 마구마구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물보석처럼 반짝거리는 수많은 물분자들 바라보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떠남중독증 환자들. 그렇게 방아머리항을 떠나간지 한시간 20여분이 지나는가 싶었는데 머얼리 잿빛 너른 바다가 고요히 품어안은 섬. 그리움의 섬 풍도가 나타나 주었습니다. 전 난 순진하게도 손바닥처럼 아주 조그마한 섬인줄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그게 모든게 아니었죠. 가슴한켠 구멍이 송송이 뚫려버린 떠남에 목메는 환자들을 품어안을 만큼 넉넉하고도 따스한 섬이었습니다. 봄은 마법사랍니다. 그 마법에 빠져보려 안달하는 사람들이 점점더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로 전염병처럼 슬며시 다가온 봄. 어느순간 겨울이와의 긴긴 줄다리기에서 승리가 다가오는듯했었죠.


그땐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려버렸다는걸 미쳐 알지못했습니다. 마음한켠이 고장났다가도 어느새 감쪽같이. 마치 바람난 봄처녀의 마음처럼. 그럴게 발만 동동거리고 있었는데 어느순간부터 갑자기 심장이 마구마구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 오려고 몇 날 며칠 조마조마 기다려온 설레임의 순간들이 뇌리에 스르륵 스쳐 지나갑니다.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서해의 숨은 보석같은 섬.


여느 아담한 민박집에 가방을 던져놓자마자 난, 스스로 음유시인이라도 된것처럼 의기양양하게 언덕길을 향해 오릅니다. 바람따라. 마음따라. 그리고 파도따라.


언제고 마음 울렁이면 함께 닿자며 늘 약속했던 곳. 약속만했다가 엎어지기도 여러번이었습니다. 꿈만꾸다 상상과 현실이 서로 엇박자되어 서성이고 말았던 그런곳이었습니다.


나에겐 아련한 그리움의 섬입니다. 드디어 나에게 풍도에서의 1박2일이란 소중한 시간이 천신만고끝에 주어졌는습니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코끝을 자극하고 콧노래까지 연신 흥얼거리며 한걸음 한걸음 낙원을 향해 오름짓하는중. 내가 이곳에 오는 이유는 당연 못말리는 그녀들 때문입니다. 신상 꾸물이들 말이죠. 풍도의 숲은 그야말로 겨울의 끝자락이었습니다.


고작 십여분을 올라서자 마치 날 기다리고 있었다는듯이 그자릴 지키고 있던 아름드리 은행나무 한그루와 함께 나의 조그마한 섬과의 설렘의 시간들은 시작되었습니다. 풍도의 랜드마크. 그 표시기가 무어라 나에게 메시지를 전해오는듯 했지만 난 스스로 스토리텔러가 되길 포기하고 그냥 오르는 중입니다. 난 지금 마음이 붕붕떠서 그 표시기가 전하는 이야기를 듣고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오직 그녀들과 상봉이 최우선이라서요. 아직은 계절의 길목인지 겨울빛과 봄볕이 적당히 뒤섞여 혼돈으로 머무는 시간입니다. 겨우내 얼어붙은 땅을 뚫고 마침내 모습을 들어낸 꿩의바람꽃이 제일먼저 그리움의 방랑객들을 반겨줍니다. 숲에선 봄의 기운들이 먼 하늘에서부터 시작되어 그 다음으로 어머니품처럼 따뜻한 나뭇둥지 아래서부더 생명의 꿈틀거림이 일기 시작한답니다.


이땐 꽃쟁이들 마음이 너도나도 심하게 요동치는 시기랍니다. 물론 이를 치유하려면 오직 떠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지요. 그냥, 이유따윈 필요가 없다합니다. 마른 낙엽들 바스락바스락 거리는 숲길을 두리번 두리번 조심조심 걷습니다. 이윽고 이름모를 새들 바람에 뒤섞여 들려오고 합창소리로 날 맞아주는데. 새들의 다양한 목소리는 꿈속에 취해 허우적거리는 나를 더욱 환상적으로 바꿔줍니다.



세속의 때를 모두 벗겨내는 천상의 목소리들. 마치 지친 내 몸과 마음을 정화해주는 듯 합니다. 그러다 내 녹쓴 안테나에 걸려든 또다른 꾸물이. 차디찬 겨울바람을 정면으로 받으면서도 기어이 보드러운 솜털을 드러낸 노루귀들이랍니다.


그 사이로 진사님들이 포복졸도자세로 줄지어 웅크리고 앉아있었습니다. 이곳 숲은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라 표현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것 같았죠. 그중에서도 오늘의 주인공은 단연 풍도바람꽃.


언제쯤 그 콧대높은 얼굴보여주려는 걸까요. 낙엽들이 제법 두툼하게 쌓인 산길을 또다시 걷습니다. 기대감이 고무풍선처럼 더욱 충만해집니다. 봄바람 살며시 불어오는 숲속. 그러다 두눈에 걸려든 그녀들. 부끄럼 많은 산골소녀처럼 빨주노초파남보 오색 꾸물이들이 봄마실을 나와주었습니다. 숲속 도처에 봄기운들이 우후죽순처럼 퍼져나가는중입니다. 꽃쟁이들 가슴은 온통 쿵쾅쿵쾅입니다.


겨우내 움츠려있던 따의 기운들이 꽃쟁이들 마음속을 파고들며 요동치게 하는 병이랍니다. 이병은 백약이 무효랍니다. 오직, 들꽃만이 치료가 가능하다지요. 꽃쟁이들의 마음은 두근반 점점더 최고조에 달합니다. 모두다 얼굴에 함박미소가 가득합니다. 반신반의하며 두리번두리번 거리기를 여러번. 이윽고 노오란 꽃망울의 복수초가 봄의 마법의 정점을 찍어줍니다.


구불구불 산길. 하얀 로프들 즐비한 곳을 우린 정신없이 쏱아다녔습니다. 그러다 바램과 현실이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간절하면 통한다 했던가요. 멀리 서해 바다가 내려보이는 탁트인 널찍한 공터가 나오고.


호젓한 산길로 접어드는 순간 길섶에서 버선발로 반겨주는 하얀꽃들. 마치 자신이 은하수 별인것처럼 발광체되어 빛나는 풍도바람꽃. 그녀들은 은은한 향기까지 가득 품어안은채 그렇게 우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빛나는 수많은 하얀 별들. 마치 밤하늘의 별들이 춤을 추는듯 넘실댑니다. 한송이 한송이 모여있으니 그져 나에겐 축복이며 낙원이며 마치 별을 헤는 밤을 연상하게 됩니다. 봄이 하늘에서부터 오는 줄알았는데 그게 아닌걸까요. 땅속에서부터 올 수도있다는 걸 오늘 겨우 깨닫는 중입니다. 낙엽들 사이를 걷다가 갑작스레 심장이 머질것같은 이 느낌. 아시려나요?


좀더 가까이 다가섭니다. 참을 수 없는 간절함과 나약함. 바람이 살짝 지나가자 꽃망울이 살포시 흔들립니다. 꽃에서 나무로. 계곡에서 능선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점점 깊숙이 스며드는 봄의 기운들. 봄이오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숲속 꾸물이들. 숲속은 생명이 숨쉬는 곳이자 숲속 주인공들이 하나둘씩 다투어 모습을 드러내는 곳이랍니다.


이제부턴 한걸음 한걸음 옮길때마다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혹시나 내 발에 밟히기라도 할까봐. 조심조심 입니다. 그러다 이내 또 시선이 숲속 바닥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카메라를 마구마구 들이대는데. 꽃들도 그리 싫치않는 눈치입니다. 마치 댄스파티라도 즐기는 것처럼. 바람이 불면 서로 엎드리고. 바람이 가버리면 다시 일어서고. 마치 나 건드리지마, 라며 엄포라도 놓는듯합니다.

오즈의 마법사처럼. 어디로 달아날일도, 땅으로 꺼져버릴일도 없는데. 난 금새 조급증이 발동됩니다. 숨을 고른채 렌즈를 더 더 더 심하게 가까이 가져다 댑니다. 꿈일까요 아니면 꿈속을 가장한 현실인 걸까요. 비몽사몽으로 손이 마구마구 떨립니다. 엎친데 겹친격으로 바람이 갯내음 가득싣고 자꾸 방해를 해댑니다. 난 얄미운 그 바람들 바라보며 발만 동동거릴뿐입니다.


꽃향기들은 스스로 길이되어 우릴 이끌어주고 꽃망울들은 암술과 수술을 사이좋게 나란히 드러냅니다. 사랑일까요. 아니면 가족간의 진한 정인걸까요. 꽃받침, 암술, 수술 자연의 정교함과 신비함에 그져 감탄사가 절로납니다. 작은 포도송이처럼 보이는 수술과 그 한가운데 코아처럼 뾰족 솟아오른 암술. 마치 사랑의 서약이라도 하는것같습니다.


포복자세로 셔터를 마구 눌러대는 순간. 마침 지나가는 봄바람에 퇴적물의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합니다. 습기와 흙과 숲이 만들어낸 마법의 내음. 이윽고 땅에서 은밀히 만난 별들과 아쉬움의 이별의 시간은 어김없이 다가왔습니다. 마치 첫사랑의 그녀의 볼에 살포시 키스해주는듯한 그런 묘한 느낌입니다. 계곡 꾸물이들까지 온갖 치장을 다하고 나왔습니다.


숲속 길섶마다 이미 생명들의 잔치가 시작되었습니다. 꿩의바람꽃풍도바람꽃. 마치 누가누가 먼저 나오는지 시합하는듯합니다. 긴긴 기다림끝의 이 성취감과 황홀감. 겨울이 아무리 길고 춥다하더라도 반드시 봄은 오고야 만다는걸 우린 급기야는 깨닫고 맙니다. 얼었던 땅을 녹이며 가을의 잔재인 낙엽들의 무게를 겨우겨우 이겨내며 새싹이 돋고 꽃봉우리가 맺히며.


마침내, 그 자리에 꽃망울을 터트리고 마는 과정이 인간사와 너무도 닮은듯합니다. 모든것엔 때가 있고 또 실패도 있고 좌절도 있다는 걸 우리에게 알려주는 듯.


어느덧 하얀 입술로 드러낸 풍도바람꽃들과의 만남의 시간도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1라운드는 그렇게 아쉬움의 종말을 고하고 있었죠. 이제 대망의 2라운드. 풍도대극 소식을 만나봐야 할 차례입니다.


그녀는 사는데가 조금 다른가 봅니다. 어떤 사연 가득하길래 이리도 꽃쟁이들 애를 태우는 걸까요. 어디에 꽁꽁 숨어있는걸까요. 마치 날 잡아봐라. 라며 숨바꼭질을 하자며 조르는듯. 아스라이 또 고개를 넘습니다. 풀내음가 갯내음이 후각을 스치고 가냐린 햇살은 따뜻하게 바닥까지 내려않는 시간. 엄동설한 잠들어있던 숲이 조금씩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순간입니다.


생강나무 가지끝에서는 이때다 싶어 새움과 꽃망울이 제법 부풀어 오르고. 어느새 우여곡절끝에 나타난 또하나의 군락지. 그져 낙원입니다. 나는 찍사가 아닌 봄을 기다려온 나그네인가봅니다. 한 음유시인이 수줍은 미소를 짓듯 이곳저곳을 서성이기를 삼십여분. 오목눈이인지 박새인지 한마리 이가지 저가지 재잘거리며 조용한 숲의 정령들을 흔들어 깨워댑니다.


마치 봄이 왔으니 빨리 움직이라는 듯. 야생화가 뭐라고 내마음을 이렇게 갈기갈기 헤집어 놓는걸까요. 모를일입니다. 허나 딱하나. 봄꽃은 얼어붙은 내 마음을 치유해주는 몇 안되는 존재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메마른 내 마음에 단비가 되어준다는 것. 어쩌면 이건 모든 꽃쟁이들의 숙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걸딛고 이겨내는 것만이 삶이 풍요롭게 충만할 수 있다는것을 이 봄이 우리에게 가르켜주는 교훈이 아닐지 싶어집니다.


괜한 감성에 젖어 한참을 더 걸어 올라갔습니다. AI가수의 발라드풍의 노랫가락들이 내 귓가에 아른거리고 가슴을 더둑 심하게 후벼 파는 중입니다. 그사이 나도모르게 내안에 풍요로움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한걸음 옮길때마다 숲의 정령들은 묵직한 침묵으로 나에게 대답합니다. 마치 자신들은 왠만해선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듯.


단지 완벽하게 준비가 되었을때만 그 문을 살짝 열어준다는 것. 지혜가득한 자연의 섭리에 그져 고개를 숙이는 일뿐입니다. 꾸물이들도 알량한 내 마음을 알아주려나요. 꿩의바람꽃의 미소가 아른거립니다. 붉은 노루귀. 흰노루귀의 뽀송한 털이 내 심장을 간지럽힙니다. 그후 만난 대망의 마지막 주인공 붉은대극. 풍도대극을 끝으로 오후 시간도 종착역을 향해 치닫는 중입니다.


그렇게 느릿느릿하던 시간들은 총알처럼 흩어져 바람타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습니다. 마치 총이라도 맞은 것처럼. 그져 머리가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듯 멍해집니다. 아쉬움이 진하게 일렁이는 시간들은 한동안 계속되는 늦은 오후 시간. 해는 뉘엿뉘엿 서산을 향해 가라앉는 이 떄 바람이 제법 온순해졌습니다. 꽂마음이 꽂쟁이들 가슴속 깊숙이 전해지기라도 한 걸까요.


제법 온화해진 바람이 내 귓가를 한바탕 휘감고 또다시 공중비행하며 머언 하늘로 떠나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되돌아와 이내 내 몸을 후려치는 중입니다. 이곳에선 정말 무엇이든 내려놓을 수 있을것만 같았습니다. 이내 잡념, 모든 번뇌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어느새 내 마음에도 조용한 평화가 찾아듭니다. 숲속 어디선가에서 한참을 더 헤매였습니다.

멀리 갯바위를 후려치고 떠나갔던 파도들도 미끄러지듯 되돌아와 무언가 내려놓고 어디론가 떠나가고 있었습니다. 늘 갈매기들과 대동하면서요. 이십여분을 또다시 달려와 도착한 풍도항. 그곳은 지극히 일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껏 꿈속을 떠돌아 다녔나 봅니다. 되돌아왔더니 어느덧 또 현실세계. 바람에 실려 청아한 느낌으로 고즈넉하게 사라지는 무언의 소리가 아련히 귓속을 간지럽히는 중입니다.




대망의 오늘을 마무리 하려합니다. 민박집으로 향합니다. 사연일랑 한보따리 가득 가슴에 안고서요. 현실을 품은 민박집은 나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고기굽는 내음이 후각을 자극하고 나그네의 마음이 더욱 울렁거리게 합니다. 오늘하루 얻은게 무엇일까요. 잃었던건 또 무엇일까요. 바닷바람에 실려 코끝을 자극하는 짧조름한 갯내음


소란했던 하루의 일과들을 잠재우며 풍도에서의 대망의 하루를 이렇게 마감하려 합니다. 이상 그리움이 물씬일렁였던 풍도에서의 시간들이었습니다. 내년에는 그리움 조그만 일렁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