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세상사는 소소한 얘기
실행
신고
라이킷
5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재영
Jul 30. 2024
정신이 팔리다는 것과 확신한다는 것과의 차이
스미싱 문자 피해 조치
아내가 '업소에
연락해서
에어컨
청소를 의뢰
하라'는
얘기를 자주 했다.
성가실 정도로 반복해서 말하는 아내나 말을 듣는 내가 짜증이 날 수준에 이르렀다.
결국 업소에 연락하였고
업소는 청소할 에어컨의 외면 사진을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사진을 확인한 업소는 '로봇형 구형 에어컨은 부품이 부서지기 쉬운데 재고부속품도 구할 수 없고
설령 청소 후 제대로 조립을 했지만 정상적으로 작동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았다'며
에어컨 청소 의뢰를 받아 주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찾은 다수의 청소업체에 연락했지만
사진으로 확인한 구형 에어컨은 청소할 수 없다는 동일한 답변만 받았다.
다섯여섯 개의 업체에 전화를 하고 사진을 보내고
청소가
가능하다는
회신을
기다리는
동안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친구의 부친 부고를 알리는 모바일 부고장을 무심히 클릭했다.
내용이 다소 이상했고, 순간 스미싱 문자인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를 탈취하거나 악성 링크를 유포하는 스미싱 문자를 클릭한 것이다.
평상시 같으면 당연히 개인정보유출과 금전피해 방지를 위해 해당 문자를 무시하고 삭제했겠지만
여러 에어컨 청소업체와 연락을 취하고 사진을 보내고 회신을 기다리는
어수선한 가운데 받은
스미싱 문자는 진위 여부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것이다.
그야말로 '정신이 팔린 상태'에서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했다.
경찰청에서 제공하는 시티즌코난 앱을 수행하면 나타나는 화면
급히 경찰청에서 제공하는 '시티즌코난' 앱을 다운로드하여 악성앱의 설치 여부와
여러 금융계좌에서 자금 유출 여부를 확인했다.
다행히 별다른 징조가 보이지 않았다.
다음 날
그래도 불안해서 삼성전자 A/S 센터에 가서 전문가의 확인을 받아보기로 했다.
회사에서 한 200미터 떨어진 곳에 A/S 센터에 있어 근무시간에 맞춰 방문을 위해 나섰다.
아침부터 햇살은 강렬하게 피부에 내려 꽂혔고
진양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도 한 여름의 무더위는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게 했다.
사거리를 건너 도착한 외식 1번지 1층에 차려진 삼성 A/S 센터는 굳게 문이 닫혀있었다.
그렇다. 작년 말 삼성 A/S 센터는 회사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인근 빌딩으로 옮겨갔다.
A/S 센터는 진양 사거리 건너편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회사에서 외식 1번지 건물로 오는 큰길 옆에 있는 A/S 센터를 지나쳐 왔다.
삼성 광고물이 눈에 들어왔으나 보고 싶은 것만 본 것이다.
정신이 팔리는 것과 확신한다는 것의 차이는 없어 보인다.
과거의 일그러진 경험, 잘못된 확신이 우리의 판단과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정신이 팔렸을 때 내리는 판단이나 결정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확신한다는 것은 한 곳에 정신에 쏠렸다는 것이므로
정신이 팔렸을 때는 정신을 차리고 집중할 필요가 있겠고
확신한다 하더라도 다시 한번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조건을 살펴보아야겠다.
그리고 확신을 가지고 목표만을 향해 질주하게 되면
달리는 과정에서 피어있는 꽃의 빛깔이나 향기를 맡을 수 없고
삶의 소박한 작은 즐거움이나 신비로움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목표뿐만 아니라 과정도 중요한 법이다.
(추가)
스미싱 문자 클릭 후
삼성 A/S 센터의 조언에 따라 의심스러운 apk 앱설치 파일을 지우고
통신 고객센터로 연락해서 휴대폰 소액결제 기능을 차단하고
번호도용문자차단서비스에 가입했다.
최종적으로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휴대폰을 초기화시키라고 하는데 망설이고 있다.
250G의 데이터 사용량과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다시 설치해야 한다니 어느 세월에...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로봇 구형 에어컨은 LG서비스센터에 요구해서
전문기사가 방문하여 에어컨 청소를 마쳤다.
분해하고 조립하는데 2시간 반이 소요되었고
청소하는 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26만 원 비용이 아까왔다.
keyword
스미싱
에어컨
공감에세이
이재영
소속
직업
크리에이터
생활 가운데서 즐거움을 찾고, 풍족한 삶을 위해 경험과 추억을 남긴다.
구독자
111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제비는 이렇게 이삿집을 찾는다.
토끼풀과 느리게 사는 법
매거진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