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시아 페낭을 가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조지아타운 탐방

by 이재영

말레시아 페낭을 가기 위해 36번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싱가포르 창이 공항 2번 터미널이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창이 공항의 상징인 레인 보텍스를 찾아 이동했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실내 폭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40m 높이에서 분당 37,850리터의 폭포수가 떨어지며 장관을 이루었다.


페낭은 1786년 영국 동인도 회사의 프랜시스 라이트가 무력으로 빼앗은 후

조지타운이라는 도시로 발전시킨 곳이다.

싱가포르, 말라카와 함께 해양 식민지로서

19세기 말라카 해협을 지나는 무역로의 거점이자

향신료 무역의 중심지로 크게 성장했다.


페낭은 영국 통치하에 중국, 인도, 말레이 등

다양한 민족이 이주하여 동서양 문화가 교차하게 되었고

특히 중국 남성과 말레이 여성이 결혼하여 페라나칸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발생시킨 곳으로 유명하다.


잘 보존된 당시 건축물과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받아

2008년 조지타운 도시 전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페낭에 도착했을 때 시내 곳곳에는 중국어로 된 입간판과 구정맞이 축원문이 즐비했다.

중국 땅이 아닌 지 착각할 정도이었다.


항공기 지연으로 1시간 반이나 늦게 숙소에 도착하였다.

짐만 풀어놓고 페낭에 살고 있는 현지인과의 저녁 약속장소로 달려갔다.

현지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에서 만두와 말레이 음식 몇 가지를 주문했다.

아내, 딸과 나는 음식이 나오는 대로 빠르게 먹었고

음미하듯 천천히 먹는 지인을 위해 접시마다 지인 몫의 음식을 남겼다.

허겁지겁 먹어대는 한국인의 식사태도에 조금은 놀랐을 것 같다.

한국 사람은 모든 것을 빨리빨리 해치우는구나라고.


식사 후 함께 잠시 해변가를 걷다가

슈퍼 마켓에 들려 1주일치 과일, 야채와 쌈장,

맛있다고 하는 청색 말레시아 셰프 라면을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르메니안 거리의 벽화를 둘러보는 것으로 페낭의 관광이 시작한다.


다음 날 아르메니안 거리의 자전거 타는 아이들이 그려진 벽화가 있는 곳에서부터

페낭 역사의 흔적 찾기가 시작되었다.


페낭의 조지타운은 거대한 갤러리와 같다.

처음에는 장난같이 시작된 벽화가 2012년 리투아니아 출신 자카레빅이 그린 벽화를 시작으로

현재는 조지타운의 상징적인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트라이쇼라고 불리는 인력거를 1시간 동안 빌려 타고 벽화거리를 둘러보았다.

힘들게 페달을 밟는 나이 든 분의 노고에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각 벽화 앞에서 취해야 할 포즈를 잡아주고 직접 사진을 찍어주니 감사했다.

투어를 마치고 처음 자리로 돌아왔을 때 많은 트라이쇼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당 3만 원이니 하루에 한두 번만 관광객을 태워도 일당을 벌 것 같다.


저우 제티는 19세기말 페낭으로 이주한 중국인들이

바다 위에 나무판자로 만든 수상마을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중국 이주자들이 임시 주거지로 자리 잡아 지금도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으며

혈연 중심의 씨족 문화가 남아 있다.

나무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면 기념품가게, 식당, 카페들이 들어서 있다.


동남아 여러 나라에는 중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들 중국인은 경제적, 정치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 기원을 궁금해 왔다.

페낭 역시도 예외가 아니었고, 이번 여행을 통해 그 역사를 알게 되었다.


1400년 초에 명나라와 말레이 말라카 간에 첫 교역이 있었다.

관계가 호전되면서 말라카 술탄과 결혼한 명나라 공주를 보필하기 위해

많은 중국 관료들이 말라카 지역으로 이주하였다.

16세기 서양 식민자 개척자들이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동남아시아로 왔을 때

이미 중국의 푸젠 성 신강에 살던 씨족들이 많이 이주해서 살고 있었다.

초기 신강 이주자들은 당시 스페인 식민지였던 필리핀 루손 섬으로 이주했다.

17, 8세기 만주 정부의 해상무역 금지 조치가 폐지되면서 많은 씨족들이

대만, 네델란드령 자카르트, 말레시아로 이주했다.

극동지역에서 영국의 세력이 부상한 이후

태국, 미얀마, 싱가포르, 말라카, 케다, 페낭에 많은 이주자들이 몰려들었고

특히 페낭에는 19세기에 중국의 구 씨 성을 가진 이민자들이 가장 많았다.


페닌 조지아타운에는 여러 개의 콩시가 있다.

중국 이민자들 중 구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고 조상을 모시는

사당이자 회관인 쿠콩시가 가장 크고 화려하다.

19세기 후반의 초기 건물이 화재로 소실되어 1906년에 현재 건물로 재 건립되었다.

구 씨 일가의 번영과 세력을 상징하기 위해 매우 화려하게 지어졌다.

정교한 목공예, 석조조각, 지붕의 화려한 장식과 다양한 벽화 등 장엄하고 웅장한

씨족 회관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지타운의 핵심 관공지이다.

웬만한 왕궁보다 더 화려해 보였다.

지금은 유료박물관으로 사용되며 고급 사교장과 역사체험 숙박지로도 임대할 수 있다.


지역 맛집을 찾아다니며 이국의 먹거리를 먹어보는 것은 여행의 묘미 중 하나이다.

중요한 원칙은 한 식당에서 많은 음식을 주문해서 배가 부르도록 먹지 않고

여러 식당을 옮겨 다니며 조금씩 주문해서 맛을 보는 것이다.


챈돌로 유명한 맛집, 오른 쪽 위에서부터 카야 토스트, 차퀘태오, 챈돌

불 위에서 바싹하게 구운 식빵 한쪽 면에 카야 쨈, 다른 쪽 면에 버터를 바르고

후추를 뿌린 수란에 빵을 찍어 진한 커피와 함께 먹는 카야 토스트.

납작한 쌀국수 면에 새우, 계란, 숙주, 부추를 넣은 볶음 국수의 일종인 차퀘태오.

곱게 간 얼음 위에 삶은 팥과 완두콩, 판단 잎으로 만든 녹색 국수를 얹고

코코넛 밀크를 붓고 말라카 원당을 뿌려 먹는 챈돌(빙수와 비슷) 등

페낭의 이름난 맛집을 찾아다니며 먹었다.

역시 유명한 식당 앞에는 맛집을 찾는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섰다.


이중 카야 쨈과 말라카 원당은 구입해서 집까지 들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