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수단, 호커식당 사용법
인간의 적응력은 뛰어나다.
2월 초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부산 집에서 입고 온 두꺼운 외투와 윗옷을 반팔 티셔츠로 바꿔 입었다.
말레시아 페낭과 말라카에서는 매번 이동시 그렙 택시를 호출해서 타고 다녔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아예 대중교통 카드에 돈을 적립해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페낭에서는 2, 3천 원 택시비로 원하는 곳을 갈 수 있지만
싱가포르에서는 비싼 택시는 엄두도 내지 않고 값싼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했다.
싱가포르는 교통수단 간 환승제도가 잘되어 있어서
관광을 마치고 빠르게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여러 번 버스 지하철을 갈아타기도 했다.
처음 싱가포르에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버스에서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아 목적지나 경유지 확인을 위해 온통 신경을 세워야 하고
One way 도로가 많아서 버스를 타고 갈 때와 돌아올 때의 정류장과 노선이 달라서 혼란스럽다.
익숙해지기 전에는 어디를 찾아 나서기를 주저하게 만든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구글 맵의 실시간 위치 확인 기능을 활용하는 지혜를 얻게 되고
노선별 상세 정보와 요금, 실시간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주는 앱도 찾아 휴대폰에 깔아서 활용한다.
싱가포르의 에스컬레이트의 속도는 많이 빠른 편이다.
많은 사람들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채택되었고
에스컬레이트를 타면 빨리 움직이려는 사람들을 위해 오른쪽을 비우고 왼쪽에 서 있어야 한다.
처음엔 사고 나면 어쩌려고 하는 우려도 있었으나 쉽게 적응되었고
부산에 돌아온 지금은 지하철이나 건물 에스컬레이트 속도가 너무 느려 답답하게 느껴진다.
지하철, 버스 내에서 금연은 당연하고 음식물 취사, 쓰레기 투척, 두리안 휴대가 금지된다.
위반 시 높은 벌금이 주어진다.
한 번은 버스 안에서 목이 말라 무심코 물을 마시려다가 딸의 저지로 행동을 멈췄다.
높은 벌금 때문인지 싱가포르의 도로와 차량 내에는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했다.
금연인 도로의 특정 구역에 노란선을 그어 흡연이 가능하도록 지정된 곳이 있다.
2m * 8m 정도의 좁은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무리를 보았다.
절대 구역 내에서 피워야 한다는 규칙이 있는지 구역을 벗어나지 않고
모두 지정된 구역 내에서 빽빽하게 붙어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싱가포르 도심의 건물들은 규모가 매우 크다.
건물 1층에만도 수십 개의 상가가 들어설 정도이고
한 건물이 1개의 블록을 이룰 정도로 크서 건물 사방으로 도로를 끼고 있다.
지하 3, 4층까지 상가로 개발하여 운영하고 자연스럽게 지하철과 연결된다.
사거리 쇼핑 빌딩의 지하상가로 내려가면 인접 빌딩 지하공간과 연결되어
거대한 지하 쇼핑몰처럼 느껴진다.
딸 집에서 가까운 아이온 오차드 지하상가는 수백 개의 매장이 있는 대규모 쇼핑단지로
여러 번 갔었지만 매번 지상 출입구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넓고 복잡하다.
하지만 실내는 매우 쾌적하고 사람들이 바삐 움직인다.
큰 건물 지하상가에는 어김없이 슈퍼마켓이 들어서 있다.
일반 생활용품과 과일, 야채, 생선과 육류들이 가지런히 다듬어져 진열되어 있어서
도시생활자들의 시장보기가 쉽지만 가격은 그만치 비싸 보인다.
싱가포르가 하나의 큰 도시이고 자체 농산물 생산지 보유가 적다 보니
재래시장 수가 적고, 재래시장이라 할지라도 판매가격이 결코 싸지 않다.
결국 거주지 주변 슈퍼마켓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물건을 들고 가격이 비싸서 살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면서
딸은 집 주위 여러 개 슈퍼마켓의 물품 가격 차이를 파악하여
구매하고자 하는 물품에 따라 가격이 싼 슈퍼마켓을 찾아가서 구매한다고 했다.
싱가포르의 생활물가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연간 국민소득이 9만 불이나 된다고 하나
고물가와 비싼 생활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소비습관이 필요해 보인다.
고물가는 외국인들이 싱가포르 관광을 주저하는 주요 이유이다.
오키드 거리에서 일반 제품처럼 수없이 나열되어 있는 명품 상점들을 둘러보고
몇 십 불씩 하는 식사를 매끼 사 먹기 위해서 여행자들은 지갑에 얼마를 채워와야 할까?
다행히 호카 센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관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시간이 늦어 식사를 하고 들어가기로 했다.
다양한 음식을 판다는 간판을 보고 지하 1층 식당에 들어가서
맛있어 보이는 여러 가지 음식을 선택해서 먹었다. 입맛에 맞았다.
음식 2인분과 음료수 1병 값이 12불, 1.5만 원이 안 되는 가격이다.
싱가포르에는 저렴하지만 다양한 민족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야외 푸드 코트 형태의 복합 식당 호카센터가 많다.
수 십 개의 공용 식탁을 가운데 두고 빙 둘러 배치된 작은 식당에서
원하는 메뉴를 주문한 뒤 식탁에서 기다리면 음식을 배달해 준다.
음식 값은 배달한 사람에게 치르면 되고,
빈그릇은 식탁에 그냥 두거나 회수용 장소에 가져다 둔다.
수십 개의 작은 식당, 식당마다 몇 가지의 메뉴.
입맛이 도는 대로 주문해서 먹을 수 있으니
한 곳에서 싱가포르 이름난 메뉴를 다 먹어볼 수도 있다.
비록 몇 가지 안 되는 메뉴를 파는 작은 식당이지만 식당마다 메뉴가 특정화되고
심지어 오랜 기간 미슐랭 인증을 받은 식당도 있어서 줄을 서야만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도 있다.
호카 센트의 음식 가격은 보통 4 ~ 5불이고, 비싼 것은 20불이 넘는 메뉴도 있다.
저렴한 음식들도 충분히 맛있다.
여러 가지를 주문해 먹는 것이 좋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갈비탕 요리인 바쿠테를 먹기 위해 현지 맛집 송파 바쿠테를 찾아갔다.
6년 연속 미슐랭 빕구르망을 수상한 식당에서 한 끼 2만 원쯤 지불했다.
싱가포르에서는 굳이 유명 맛집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 값만 비싸다.
호카 센터에서 다양한 음식을 주문해서 먹어도 충분히 맛있다.
맛과 가격에 대한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