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으로 내려다본 마리나 베이 샌즈
일기예보에 따라 오전에는 내내 비가 내렸다.
아침에는 소고기 치마살을 넣고 떡국을 끓여 먹고
점심 때는 상추와 오이를 넣어 비빔국수를 만들고 삶은 계란을 고명으로 얹어 맛있게 먹었다.
이국 땅에서 우리 음식을 온전히 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다소 신기했다.
오후 늦게 비가 그친 후 숙소를 나섰다.
처음에는 규모와 화려함으로 놀랐던 마리나 베이 샌즈 쇼핑몰도
자주 와보니 눈에 익숙하고 동네 쇼핑센터를 걷는 것처럼 편안하다.
마카오 베네치안 호털에는 전통 곤돌라를 타고 쇼핑몰의 운하를 따라 돌면서
이탈리아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의 쇼핑몰에도 유사한 것이 있다고 해서 사전 예약을 했다.
무료로 쇼핑몰 내 인공 수로에 띄운 보트에 몸을 실었다.
7시 45분 Gardens by the Bay에서 펼쳐지는
슈퍼트리 레이저 쇼를 보기 위해 바쁘게 몸을 옮겼다.
정원에는 25m에서 50m에 이르는 18개의 거대한 나무 모양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슈퍼트리에는 양치류, 난초, 넝쿨과 다양한 열대식물들이
수직으로 심어져 있어 실제 나무처럼 착각을 일으킨다.
나무가 광합성을 하듯 슈퍼트리에도 광전지를 심어 전기를 생산하고
빗물을 받아 슈퍼트리에 심긴 식물에 물을 주고
남는 물은 인근 분수에 활용한다.
싱가포르 방문자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알려진 곳이라
가든 랩소디 레이저 쇼를 보기 위한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몰려든 인파로 쇼가 펼쳐지는 입구에 긴 대기줄이 형성되었다.
오전에 비가 와서 야외활동하기에 좋은 기온 속에서
준비해 간 돗자리를 펴고 거의 눕다시피 한 자세로
긴 시간 레이저 쇼를 즐겼다.
캐리비안의 해적, 쥐라기 공원의 테마 음악이 흘러나와 환상적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높은 슈퍼트리에서 벌어지는 쇼를 보기 위해 오랫동안 고개를 올려서 쳐다보지 않으려면
돗자리 준비가 필수다.
레이저 쇼가 마치고 자리를 옮기고 있을 때
새로운 음악과 함께 안내 방송이 흘러나와 걸음을 멈췄다.
슈퍼트리에서 짙은 운무가 뿜어져 나와 몽환적 분위기를 조성하더니
그 위에 붉고 푸른 레이저 빔을 쏘았다.
마치 북극의 밤하늘에서 펼쳐지는 오로라를 보는 듯
현란한 빛무리가 운무에 따라 흘러가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광경이라 진한 인상을 받아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있었다.
싱가포르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세계 유수의 14개 건설사가 도전을 했으나 시공방법을 찾지 못했거나 공사기간이 너무 길어 탈락하고
최종 쌍용건설이 수주해서
이스라엘 건축가 모쉐 샤프가 처음 설계한 그대로 변경 없이 완성시켰다.
두 개의 건물이 50도로 기울여 서로 맞대어 지탱하는 행태를 띤
3개의 큰 기둥형 건물 위에 6만 톤 무게의 배 모양인
스카이 파크를 얹는 구조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호텔 57층 전망대로 올라갔다.
공개된 전망대의 위치는 배 모양에서 앞쪽 뱃머리 쪽이다.
그 위에 내가 섰다.
물론 사전 예약으로 무료 관람이다.
전체 싱가포르 야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왼쪽에 금융중심지의 높은 빌딩이 보이고
중간에 붉은색의 유명한 플러턴 호텔과
오른쪽에 165m의 싱가포르 플라이어(대관람차)와
가든즈 바이 더 베이가 내려다 보였다.
어제 사전 예약으로 요트를 탔던 바다가 발아래에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