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차이나 타운, 그곳은

시간과 공간을 극복한 문화와 사상의 교류

by 이재영

세계 대도시에는 차이나 타운이 있다.

비단 장수 왕서방의 상술이 워낙 뛰어나

전 세계 어디에서나 중국인들은 집단 거주지를 형성하고

거대 자본을 축적하여 그 지역의 경제를 휘잡는다.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명목뿐인 차이나 타운을 유지한다.

단일 민족을 내세워 외래인을 구분해 온 탓일 게다.


싱가포르의 차이나 타운은 이 나라의 기원을 구축한

세력들이 살아온 구역으로 규모가 크고

옛 흔적도 잘 보존되어 활용되고 있다.

이주해 온 남중국 상인이 현지 여성과 결혼해 낳은 자녀들이 살았던

페라나칸 건축물이 그대로 사용되고

그 건물에서 뇨냐 음식들을 판다.

중국, 말레이, 서구 요소가 융합된 독특한 문화와 음식(뇨냐 음식이라 칭함)은

싱가포르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페라나칸 건축 양식은 보통 2, 3층 건물에서

1층은 상가로, 2 ~ 3층은 거주지로 사용한다.

당시 건물 전면 길이에 따라서 세금을 부과했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전면은 3, 4m로 좁게 하고

뒷면을 길게 건축하는 양식을 착안해냈다.


잘 보존된 페라나칸 건축물과 현대식 건물이 공존하는

차이나 타운은 식당뿐만 아니라 기념품 가게, 호커 센터, 과일 가게 등으로 활성화되었고

사람들이 붐비는 관광지로 발전했다.


불아사 용화원은 차이나 타운 중심지에 위치한다.

과거 당나라 건축 양식에 따라 2007년에 완공되었다.

2002년 미얀마에서 발견된 부처님 치아를 봉안하기 위해 건립했다고 한다.

불아사는 무료로 개방되어 싱가포르 불교의 여러 면을 살펴볼 수 있지만

부처님 사리를 모신 곳은 온통 황금으로 치장하여

눈부시게 화려했는데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다.

특이한 것은 수천 개의 부처님 상을 모시고 있는데

각 상마다 꽃과 과일을 공양하고

복을 기원하는 그릇이 있다는 점이다.

각 부처님마다 담당하는 복의 종류가 달라서

욕심에 한정이 없는 사람들은 각 그릇마다에

10 센트, 20 센트짜리 동전을 던져 놓고

그 복을 모두 받기를 기원한다.

전시해 놓은 탑의 모형이 경주 다보탑을 닮았다.

신라 경덕왕 10년(AD 751년) 김대성이 불국사를 중건하면서 세운 다보탑이 시대를 앞선다.


가끔씩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이라고 해서

자부심을 가졌던 예술품들과

너무나 유사한 작품들을 해외여행 중에 발견하는 경우가 있어 놀란다.

지역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서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작품과 문화가 시간과 공간을 극복하는 예가 빈번하다.

빠른 교통과 물품을 나르는 화물 수단이 없던 그 시절에

사람들은 어떻게 문화와 사상을 교류했을까?


인류는 오랜 기간 오직 걸어서

지구의 다양한 곳에서 집단을 이루고 거주지를 형성했고

집단 간 투쟁과 교역으로 인류 문명을 발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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