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망설여질 때 참고할 수 있는 7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이야기를 끌어내는 가장 무난한 방법은 일화나 에피소드부터 일단 소개하는 것이다. 읽는이의 궁금증을 유발하여 이야기 속으로 들어오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양재천이라는 장소가 자식의 성장을 추억하게 해준다는 내용을 쓰고자 한다면 양재천에서 일어난 일화로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요즘은 주로 혼자 걷는 길이지만 과거의 양재천은 주로 아들과 함께였다. 아이가 말을 막 배우기 시작하던 시절, 우리는 거의 매일 이곳을 찾았다. 어느 봄날, 아들은 깜찍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엄마, 양재천은 차암 좋다”
그 말 한마디에 온몸이 녹았다.
이렇게 시간을 특정하여 그 순간을 첫머리에서 그려지도록 쓰면 쉽게 써나갈 수 있다.
그런데 일어난 그대로만 표현해선 일 퍼센트 부족하다고 하겠다. 읽는이의 흥미를 끌도록 약간 부풀리거나 축소하는 식으로 손질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너무 평범하면 읽는이가 이야기 속으로 들어오지 않고 무심코 지나치기 쉽기 때문이다. 의외성으로 눈이 번쩍 띄도록 한다. 우리 뇌는 이미 안다고 여겨지는 정보는 흘려듣는 경향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되풀이되는 잔소리를 대충 듣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책이 우리의 머리를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겠는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된다.> 카프카 ‘책은 도끼다’
“엄마, 물이 찰랑찰랑 흘러가는 게 시계바늘이 째깍째깍 가는 것 같아.”
봄날, 4살 난 아들이 문득 말했다. 그 말에 나는 온몸이 녹았다.
아이가 말을 막 배우기 시작하던 시절, 우리는 거의 매일 양재천을 찾았었다.
또, 나는 혼자 차 안에 있을 때 남들 눈치를 보지 않고 솔직해진다, 는 내용을 쓰려고 한다면, 대충 그 차를 갖게 된 경위부터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나에게도 나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내 자동차다. 10년 전이었다. 출퇴근과 장보기로 나만의 이동수단이 절실하여 그 차를 구입했다……
평범한 설명문으로는 독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전후사정을 설명하는 건 뒤로 미루어 필요할 때 하고, 혼자 차 안에서 감정을 폭발시킨 특정한 순간부터 앞세우도록 한다. 더 나아가 대사로 시작하여 읽는이가 장면 안으로 바로 들어오게 만드는 것도 좋다.
“더는 못 참겠어.”
나는 차 키를 쥐고 뛰쳐나왔다.
대사나 행동은 생동감이 있어 읽는이를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만들어 준다.
이때 독특한 표현 같은 걸 집어넣으면 흥미는 배가 된다.
“당신 찡 있소?”
이렇게 시작하는 글이 있었다. 정년퇴직 후 자신이 노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는 내용이었는데, ‘찡’이라는 말이 듣는이들의 관심을 끌었었다. 지하철의 노인 무료승차권을 노인들 사이에서는 그렇게 부르는데, 얼핏 보기에 노인 같지 않은 사람이 경로석에 앉아있으면 그런 질문을 받게 된다고 했다.
또 특별한 사실이나 경험, 데이터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 예전 어떤 회의에서 결혼한 부부 중 3분의 1이 이혼한다는 통계를 들은 일이 있었다. 우리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지표라고 여겨졌던지 그 후 여러 곳에서 그 통계를 앞세운 글들을 읽었었다. 특별한 데이터가 있다면 그걸로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쉽게 쓸 수 있다.
(1) 사실, 경험, 데이터로 시작한다.
(2) 생각, 시점, 입장을 명료히 드러나게 시작한다.
(3) 널리 알려진 명언, 격언, 인용을 짧게 제시한다.
(4) 일화,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5) 사실, 데이터, 단어를 비교하거나 대조한다.
(6) 독특한 표현을 제시하여 흥미를 끈다.
(7) 드라마식으로 대화, 행동으로 시작한다.
첫머리에서 읽을 의욕이 없어지는 경우
(1) 장문으로 시작한다. 갑자기 쓸데없이 길고, 요령 없는 긴 문장을 만나면 읽는이는 지겨워진다. 단문으로 치고 나가자.
(2) 무거운 어조로 시작한다. 처음부터 무거운 인상을 주면 읽을 의욕이 사라진다. 「인생이란 것은…」 ⌜사춘기란…⌟하는 식의 어구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란 하는 문장은 잘라내도 글의 흐름이 매끄럽게 시작될 수 있다. 과감히 잘라내고 사실부터 시작하도록 하자.
(3) 첫머리에 이런저런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부족하지만 읽어달라는 등등의 변명을 늘어놓으면 읽을 흥미가 짜게 식는다. 변명은 금물이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4) 추상론으로 시작한다.
시작하는 문장은 짧게, 앞부분에 오는 문단도 짧아야 한다고 명심한다. 치고 나가는 느낌으로 쓰는 것이다. 단도직입(單刀直入). 글은 얼어붙은 (고정관념이나 상식으로 굳어있는) 독자의 뇌를 도끼로 깨뜨리는 것이라고 한다면, 글의 첫머리는 특히 더 그래야 한다. 읽는이의 일상적인 상태를 깨뜨려서 관심의 기지개를 펴게 만들어야 한다.
시작부분은 특히 힘찬 언어 구사가 필요하다. 서술어를 동사로 쓰라는 뜻이다.
직감적으로 느꼈다 → 직감했다
슬픔을 느꼈다→ 슬펐다
부정적인 아닌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10시에 문을 닫는다 → 10시까지 문을 연다
그를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 그는 혼자 있었다
그는 그 책을 가지가지 않았다 → 그는 책을 두고 갔다
담장 밖엔 아무것도 없는 집 → 담장 뒤로 실편백나무들이 보이는 집
예를 들면 한이 없지만,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주어야 읽는이를 설득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서두는 격렬하고, 생생하고, 상세하게 ~ 헤밍웨이의 충고
附 :<글의 마무리에 도움 되는 팁>
(1) 서두와의 관계를 염두에 둔다. ~ 한 편의 글이 수미일관 되어 하나로 여겨지게끔 도입부에서 던진 물음에 답을 내놓는다는 느낌이면 좋다.
(2) 여운을 남긴다. ~ 두고두고 생각할 거리를 남길 수 있는 것도 좋다.
(3) 충격을 주고, 돌연히 끝낸다.~ 한때 유행했으나 요즘은 별로 권장되지 않는 마무리인 듯하다. 전체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경우 이야기를 하다만 인상을 주기 쉽다.
(4) 주장, 의견을 거듭 강조한다. ~ 이때 중요한 것은 한 말을 또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려면 도입부에서 내놓은 말과 결말부에서 내놓은 말이 내용이 같더라도 표현이 달라야 한다.
(5) 설명한 내용을 정리하여 요약한다. ~ 마무리가 어렵다고 느껴지면 그냥 정리, 요약하겠다는 자세면 충분하고 자신에게 말해주자.
(6) 인상적인 문구를 첨가한다. ~ 명언집이나 격언 같은 것을 찾아 나의 이야기에 적합할 내용 한 문장 정도를 찾아서 덧붙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7) 감동이나 반성을 밝힌다. ~ 특히 일상 에세이인 경우엔 자신의 감동이나 느낀 점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8) 의문이나 비판하는 말을 던진다. ~ 내 글이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지고 싶다면 의문문으로 끝내는( “이대로 좋은가?” ) 것도 좋은 마무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