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다락방

나를 위한 공간

by 이논

나의 마음은 여러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을 할 때 들어가는 방이 있고,

사람들을 만날 때 들어가는 방도 있다.


각 방 안에는 상황에 맞게 꺼내 써야 할

생각과 태도가 수납장 안에 정리되어 있다.

나는 필요할 때마다 그 수납장을 열어

내가 해야 할 역할을 꺼내어 준비한다.


이처럼 마음속에는 다양한 방이 존재하지만,

그중에는 남을 위한 곳이 아닌

오직 나를 위한 방이 하나 있다.

바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다락방이다.


그 다락방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하다.

취미, 혼자만의 상상,

그리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나의 작은 기쁨들.


나는 생각이 복잡할 때마다 이 다락방을 찾는다.

일을 하다가 잠시,

사람들을 만나는 중에도 잠시,

다락방에 들어가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다.


그곳에서 나는 좋아하는 것들을 잠시 누리고,

복잡했던 생각을 조금씩 정리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다락방이 있기에,

나는 다시 다른 방들로 들어가 살아갈 수 있다.




이 글은 건물 옥상을 바라보다 떠올린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나의 마음도 건물처럼 여러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을까, 상황마다 다른 내가 존재하듯 마음도 상황마다 다른 방으로 나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일을 위한 방, 인간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방처럼 중요한 공간들이 있지만, 문득 나만을 위한 공간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공간은 어쩐지 건물 옥상처럼 가장 위에 자리 잡은, 나만이 오를 수 있는 다락방일 것 같았다.


그 다락방은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나만의 세계다. 취미, 상상, 작은 기쁨들처럼 오롯이 나를 위한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곳이다. 그래서 나는 이 다락방이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마다 꼭 필요한 공간이라고 느꼈다.


아마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자신만의 다락방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다락방은 각자의 삶에서 소중한 쉼과 회복의 공간일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이가 있다면, 자신의 마음속 다락방을 떠올려 보고 그곳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한 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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