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무게, 마음의 공간

무게보다 중요한 공간

by 이논

말에는 무게가 있다.

마음에는 공간이 있다.


무거운 말이 마음을 채워줄 수 있다.

이때는 마음에 무거운 말이 채워줄만큼 공간이 남아있던 것이다.


가벼운 말도 마음을 채워줄 수 있다.

이때는 마음에 가벼운 말이 채워줄만큼만 공간이 남아있던 것이다.


무거운 말이 위로가 될 수 있다.

가벼운 말도 위로가 될 수 있다.


위로할 때는 말의 ‘무게’보다 마음의 ‘공간’을 중요시 해야한다.




이 글은 [위로]라는 단어에서 시작된 글이다.


위로에 대한 생각은 늘 어렵다. 누군가 힘들어 보일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차라리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망설일 때가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일이 있었다.


내가 한참 지쳐 있을 때, 누군가 조심스럽게 말해줬다.

“힘내 임마”


그 말은 가벼웠다. 짧고, 단순했고, 당연한 말 같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이 그날따라 마음속에 툭, 하고 들어왔다. 다른 날이었다면 그냥 흘려들었을 말일지도 모른다. 근데 그날은, 그런 가벼운 말이 들어올 수 있을 만큼만 내 마음에 공간이 있었던 것이다.


반대로, 어떤 날은 정말 정성껏 건넨 무거운 말이 나에게 전혀 닿지 않는 걸 경험하기도 했다. 나의 마음에 그 말이 들어갈 공간이 없었던 거다. 그때부터 생각하게 됐다. 말은 무게로만 전달되는 게 아니라, 마음이 받아들일 수 있을 때에만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말의 무게보다 마음의 공간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문장이 나왔다.


이 글은 그 생각을 꺼내 적은 글이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내가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고민될 때, 그 사람의 마음에 지금 어느 정도의 공간이 있을까를 먼저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진짜 위로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


말은 항상 옳아야 할 필요는 없다. 가끔은 너무 무겁지 않게, 가끔은 너무 가볍지 않게, 그 사람의 마음이 담아낼 수 있을 만큼의 말이면 충분하다.


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가볍게든, 무겁게든 딱 들어맞는 위로 한 조각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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