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의 재질

연결이 전부는 아니다

by 이논

사람은 서로 연결될 때가 있다.

하지만 연결이 됐다고 해서, 마음까지 통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연결을 시작으로 삼아

상대방과의 관계를 만들어간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그 연결이 어떤 재질로 이루어졌는가이다.


이 재질은

마음이 통할 수 있는 재질일 수도 있고,

마음이 통하지 않는 재질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재질은

연결이 자라나는 속도를 결정한다.

마음이 통하는 재질일수록 속도는 빠르고,

마음이 통하지 않는 재질일수록 속도는 느리다.


그런데 속도를 무시한 채

재질을 고려하지 않고 연결을 자라나게 하면,

그 연결은 쉽게 끊어질 수 있다.


연결이 됐다고, 다 통하는 건 아니다.

재질에 따라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이 글은 인간관계에 대한 나의 오랜 고민에서 시작됐다.


길진 않지만 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 ‘연결’이라는 순간을 경험했다. 때로는 그 연결이 빠르게 관계로 이어졌고, 때로는 아주 느리게 조금씩 가까워지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이 두 가지 경험을 반복하며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왜 어떤 연결은 금방 깊어지고, 어떤 연결은 금방 깊어지지 않을까?”


그 답을 찾기 시작한 건, 하나의 관계가 조용히 끝난 뒤였다. 나는 어떤 사람과 연결된 순간, 우리가 서로 마음이 통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 믿음만으로 나의 속도대로 다가갔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되었다.

그 사람은 나와 마음이 통한다고 느끼지 않았고, 결국 그 관계는 너무 빠르게, 너무 쉽게 끊어졌다.

그 경험을 곱씹으며 생각했다.


“연결은 시작일 뿐, 진짜 중요한 건 그 연결의 ‘재질’이구나.”


마음이 통하는 재질로 연결된 관계는 속도가 붙고, 서로에게 스며들지만 마음이 통하지 않는 재질로 연결된 관계에서는 관계가 가까워지기 전에 마음이 통하는 재질로 바꾸는 걸 먼저 해야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이 글을 썼다.


‘연결이 전부는 아니다.’

이 말은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기준이고,

앞으로의 나에게 필요한 자세이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빨리 믿지 않기를.

그 연결이 어떤 재질로 이루어졌는지를 먼저 살펴보기를.

그리고 그 재질에 맞는 속도로, 관계를 천천히 키워가기를.


그게 앞으로 내가 경험하게될 연결을 망치지 않고,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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