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의 관계

알 권리 뒤에 오는 것들

by 이논

알 권리와 평가할 권리는 인과 관계가 있는 것인가

알 권리와 살 권리 중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한가


알 권리로 인해 얻은 정보가 빛이라고 믿는가

이 정보가 누군가에게는 그림자가 된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가


꼭 알아야 하는가, 꼭 평가해야 하는가




어느 날 뉴스를 보다가 문득 멈춰 서게 됐다. 무언가를 알게 되는 것이 늘 옳은 일인지, 그 앎이 때로는 누군가를 무너뜨리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됐다.


사람들은 “알 권리”라는 이름 아래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 진실을 알고 싶어 하고, 감춰진 사실을 드러내고자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앎이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알게 된 사실 위에 사람들은 쉽게 평가를 얹고, 그 평가가 누군가의 삶을 짓누른다.


나는 그 순간 ‘알 권리’와 ‘평가할 권리’가 꼭 붙어 다녀야 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정보를 아는 것만으로는 멈추지 못하고, 우리는 습관처럼 평가하려 한다. 누군가의 실수나 과거, 혹은 선택을 두고 옳다 그르다 말하며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얼마나 날카로울 수 있는지, 그 평가가 때로는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그래서 나는 묻고 싶었다. 우리는 정말로 ‘알아야’만 하는 걸까. 그리고 알게 된 그 사실을 ‘꼭 평가해야’만 하는 걸까.


이 글은 단지 ‘알 권리’가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권리로 인해 누군가는 빛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그 빛이 너무 눈부셔 그림자가 되어버리기도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는 이야기다.


나는 우리가 무엇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앎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이것을 알아도 되는지, 이 앎이 누군가의 ‘살 권리’를 위협하지는 않는지.


그 마음으로 ‘권리’라는 주제로 짧게 끄적였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더 조심스러웠으면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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