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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론Baron May 24. 2021

2-4. MENA 메신저 1위를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

사우디 최고수 IT책사와의 2주:

    어느 날 대표님으로 온 제안 메일이 내게 전달되었다. 영국에 있는 에이전트 회사의 파트너가 사우디아라비아 왕족(로열패밀리)인데, 카카오와 파트너십 논의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Skype로 전후 사정을 듣고, 만나기 위해 아부다비로 가는데 이번에는 기술 타당성 검증을 위해 개발자 1명과 동행했다. 

사우디 왕족, Dr Aziz는 이전에 IT를 총괄하는 장관이었고 현재는 왕족들의 IT정책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3년 스마트폰 도입 초기에도 이분은 이미 전세계 메신저 26개 서비스를 모두 통달하였고, 이전에 이미 한국을 방문해서 (구)다음의 모바일메신저인 ‘마이피플’ 팀과 파트너십을 논의해본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었다. 

    이분과 스마트폰 메신저 시장에 대한 것과 카카오톡이 차별화하여 글로벌 성공을 이루기 위한 회의를 했다. 대화는 5~6시간 동안 이어졌는데, 80%이상은 그분이 설명하고, 나는 주로 듣고, 질문하고, 호응하는 형식이었다. 그분은 해외에서 유학하고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서 그런지 아랍인 특유의 엑센트가 없고,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였다. 함께 듣고 있던 개발자는 딱 1시간반이 지나서 혀를 내두르며 미팅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나는 9시간의 시차가 있었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고 대화에 완전히 몰입하여 재미있고 반갑고 흥분되었다. 역시 자기에게 맞는 업과 일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첫번째 만남 이후 Dr Aziz의 제안, 즉 중동에서 어떻게 메신저 1위를 만들어 주겠다는 것인지? 그리고 그 조건은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 실체를 검증하기 위해 이번에는 리야드로 출장을 갔다. 

사우디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두바이, 아부다비와 달리 현지 사업자 초청에 의한 비자를 발급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이슬람 율법을 가장 엄격하게 지키는 사우디에서는 술을 파는 곳도 없었고, 드물게 있는 영화관에서는 종교 관련 영화 외에는 상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없고 새해도 음력으로 세기 때문에 2013년 크리스마스 연휴와 2014년 새해를 황량한 사우디 리야드 호텔에서 많은 생각만 하면서 보냈다. 

    이런 억압된 곳에서 헐리우드 영화와 다른 K-팝, K-드라마가 인기가 있는 것은 당연한 듯싶다. 한발 더 나아가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그나마 일할 수 있는 곳이 인터넷 쇼핑몰이고, 모바일앱에서 e커머스 사업을 할 수 있게 만들면 소위 대박이라고 그때부터 주장했다. 현재는 인스타그램에 e커머스 기능이 있고, 두바이에서 사업하는 이에 따르면 상품 이미지를 넘어서 K-뷰티 관련 동영상 커머스로 진화되고 있다고 한다. <참조>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7151760726703

https://news.kotra.or.kr/user/globalAllBbs/kotranews/list/2/globalBbsDataAllView.do?dataIdx=188323

사우디 최고수 IT책사와의 2주: 
Dr Aziz 4층 집.

4층짜리 풀장이 안에 있는 그의 집은 세명이 살기에는 너무 컸다. 아직 일부다처제인 중동국가는 능력(?)이 있다면 합법적으로 최대 4개의 가정을 만들 수 있는데, 문제는 각 가정을 공평하게 돌봐야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 다른 부인이 소송을 걸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삶의 방식에 정답은 없다. 스타트업계 용어로 마켓타이밍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내가 방문했던 그 큰집의 와이프가 오늘은 큰 차를 가지고 나가서 본인은 작은 차를 가지고 왔다고 했다. 사우디에서는 드물게 병원에서 일하는 그의 부인과 나이차를 생각하면 분명 첫번째 부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작은 차라고 해서, 나는 소나타나 도요타를 상상했는데, 페라리 스포차카를 가져왔다. 크기만 작다는 뜻이었구나.

2주일 동안 Dr Aziz는 우정국, 은행, 산업통상자원부와 같은 정부기관장들을 소개해 주었고, 궁극에는 사우디 왕자 중 한 명과 만남을 주선했다. 왕자들의 이름, 직책이 모두 보안이라 자세히 어떤 위치인지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떠오르는 최정상 권력자 측근이라고만 했다. 형제 왕위세습 전통인 사우디에서 2017년 왕자의 난이 (형제세습에서 부자세습으로 전환) 있었는데, 이분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https://news.joins.com/article/21775352

중동의 왕자라 그런가? 아우라가 느껴졌다. 악수를 했을 때 마치 고운 여자의 손과 같이 차갑고 부드러운 느낌이 인상 깊었다. 얼굴은 햇볕을 전혀 보지 않았던 사람처럼 창백했다. 키도 크고 늘씬하였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 치고는 피부가 너무 고왔고, 목소리는 여자처럼 얇고 갈라졌다. 조선시대의 왕자가 있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상상해보았다. 사진을 찍어서 회사에 보여줘야 한다고 했더니, 페이스북에는 절대 올리면 안된다고 하면서 응해주었다. 지금은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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