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개와의 이별 이야기 - 8
2018년 11월 13일
간밤의 꿈에서 개를 만났다.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꿈을 꾸지만, 내 개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다 먹은 치킨 뼈를 몰래 삼킨 개를 혼내는 꿈이었는데, 개가 염려된 나는 늘 그랬듯이 그 작은 엉덩이를 찰싹하고 때렸다. 보기 좋았던 시절의 모습으로, 미안한 듯 멋쩍은 웃음을 짓는 두 눈망울과 가볍게 내민 두 앞 발. 순간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너무 미안해서 잠에서 깼다.
흰 개의 몸이 불그르스름 했던 것이, 치킨 양념이 묻은 것인지 아니면 생전 입던 빨간 옷이었는지. 머릿속에 가득 찬 개의 모습이 달아날까, 출근길에는 노래도 듣지 않고 책도 읽지 않았다. 반가웠어, 오공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