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개와의 이별 이야기 - 7
2018년 8월 26일
익숙했던 것이 사라지고나면, 비슷한 존재들이 특별하게 보인다.
서로 정말 다른 종의 동물이면서, 어쩜 저리 자연스럽게 보폭을 맞추어 걸을 수 있을까. 야무지게 땅을 내딛는 네 발이 마들렌처럼 생긴 주제에. 주인은 벤치에 앉아 멀리 강을 내다보고, 개는 곁에 누워 허공을 바라보았다. 나는 늘 개들과 눈을 맞추고 싶지만, 개들은 그런 내색을 금새 알아채고 피한다.
짧은 산책이 아쉬워 뒤로 돌아 걸었다. 마침 나를 앞질러 가는 둘. 천천히 달리는 주인을 따라 늙은 슈나우저가 걸음을 서둘렀다. 몸을 사선 방향으로 하고 열심히 뛰는 모습이 어찌나 우습던지. 개들은 무표정해서 더 재미있다.
내가 사랑한 생명중에 가장 작았던 친구. 그 알맹이 같은 몸통을 두 손으로 감쌀 때의 소중함. 나는 매 걸음 아쉬움을 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