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선생님께 보내는 마지막 편지 여덟

4-8

by 전해리

선생님,

다른 악기도 마찬가지겠지만 피아노는

그저 선이 그어진 면의 악기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건반을 누르기 전까지 그저 기구에 불과하잖아요.

인간은 악기가 없다면 음악을 연주할 수 없겠지만,

반대로, 악기도 인간이 없다면 저들이 지닌 음을

세상에 들려주지 못하겠지요. 악기는 스스로 연주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요즘따라 피아노 건반을

마치 쓰다듬듯이 누르고 있어요. 약간 비효율적이긴 해도요.

정말 예쁘고 갸륵하고 고귀하잖아요.

그 건반 하나에서 들려오는 투명한 소리!

제 실력이 미흡해 건반 하나하나에 숨어 있는

그 아리따운 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속상해요. 그러니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 아름다움을 잊지 않고 알아주는 거에요. 넌 이렇게 살아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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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만큼 이로운 글

언제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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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게 둥글게>

- 내 원체 무용한 것들을 사랑하오

- 마지막 편지

- 샴페인 잔에 담은 우유

- 천 냥 빛

- 하농

- My Life but Better



이런 편지를 쓰는 나의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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