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인 인터뷰
인터뷰어(관점 교환 제안자) 전해리
인터뷰이(관점 교환 응답자) 김주연
모른다고 해서 못한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김주연은 무언가를 잘 알아서 시작하지 않았다. IT 개발자가 된 것도, 스타트업 대표가 된 것도 지식과 경험의 존재 유무보다 순전히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김주연 대표의 스타트업 주비스가 가정용 쓰레기 수거 로봇 플랫폼 서비스 확립과 실증 사업을 거쳐 실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적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년이었다. 모르는 건 약점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강점이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오히려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는 것이 없음은 무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아는 것이 없음은 배움에 열려 있고 선입견 없이 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김주연이 그랬다.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멘토와 선배 스타트업에게 거리낌 없이 도움을 요청했고, 스타트업의 경영 또한 매 순간이 배움이 되었다. 덕분에 사람의 가치를 갈수록 깨닫고, 배움은 특정 시기가 아닌 평생으로 자리 잡았다. 김주연은 죽 겸손하고 싶고, 받은 도움을 후배 스타트업에게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이는 알았더라면 몰랐을 것들이다. 김주연은 알지 못해서 알고 있다.
*해당 인터뷰는 아시아헤럴드에 게재된 스타트업인 인터뷰 <김주연은 스타트업을 하고 욕심이 생겼다>의 확장판입니다. 아시아헤럴드에 게재된 인터뷰 본판은 오로지 스타트업인에 관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인터뷰어인 필자의 의견과 이야기를 생략하였습니다.이 확장판은 그러한 생략을 복원하여 인터뷰의 본래 목적인 인간 대 인간의 담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에만 초점을 맞춰 인터뷰를 읽고 싶은 분은
에 방문하길 바랍니다. 또한, 본판과 확장판의 차이는 인터뷰어의 의견과 이야기 존재 유무일 뿐, 인터뷰이인 스타트업인의 의견과 이야기는 어떤 변함도 없이 그대로이니 불필요한 오해는 삼가 주시길 바랍니다.
전해리(이하 전): 김주연 대표님은 주비스 창립 이전 어떤 일을 하셨나요?
김주연(이하 김): 젊었을 때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어요. 택배를 하거나 카페에서 일하기도 하고요. 대부분은 사무직으로 근무를 했어요. 그러다가 개발직으로 전향을 했어요.
전: 세상에, 사무직에서 개발직으로 전향이 되던가요?
김: 어휴, 죽을 뻔했습니다. (웃음) 컴퓨터 공학으로 전향을 하고 세종인사혁신처에서 개발직으로 일을 하다가 창업을 했습니다.
전: 창업도 만만한 일은 아니지만 문과에서 공과(工科)로 전향을 했다는 점부터 굉장히 이례적으로 느껴집니다. 혹시 사무직이나 대학 시절 전공이 어느 정도 공과 계열에 가까웠나요?
김: 사무직은 인사 총무였어요. 대학 같은 경우, 사이버 대학교에서 글로벌 경영학을 배우다가 학점은행제를 통해 컴퓨터 공학으로 전향했어요. 학점을 좀 빨리 이수하고 싶었거든요.
전: 굉장히 꽉 찬 인생을 살고 계시다가 창업을 한 계기는 어떻게 될까요?
김: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는 일상 속 경험을 통해서 창업 아이템을 찾았어요. 세종에 취업이 되고 나서 이사 와 살고 있는데, 세종 아파트는 신세대 아파트라서 지상 주차장이 없거든요. 주차장은 지하에 있는데, 쓰레기를 버리러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니까 불편하고 귀찮은 거에요. 보통은 쓰레기를 모아서 외출하는 김에 버리잖아요. 쓰레기 버리러 1층 바깥으로 갔다가 손에 뭔가 묻은 채로 엘리베이터를 타서 지하로 가는 것이 좀 번거롭더라고요. 그래서 생활 폐기물을 로봇으로 버려 주는 서비스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대행으로 하는 서비스를 구상했는데, 그런 서비스는 이미 많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개발자 출신이니까 여기에 IT를 적용한 거에요.
전: IT 근무는 얼마 동안 하신 걸까요?
김: 저는 3,4년 정도 했어요.
전: 연구 기관에서 굉장히 오래 근무하고 상당한 관록을 갖고 있는 공학도 분들도 창업을 하고 나서 사업화와 사업가로서의 전환에 홍역을 치르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님은 기존의 삶에서 다른 삶으로 전환을 할 때 어떠셨어요? 막막함에 망설이지는 않았나요?
김: 네, 망설이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더 늙기 전에 해보자는 생각뿐이었어요. (웃음) 제가 전공 전향을 했던 것도 또 언제 배울까 싶어서였거든요. 배움에 시기가 있다고 하잖아요. 창업도 마찬가지로 더 늙기 전에 도전한 거죠.
전: 전향에 의한 도전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김: 어우, 죽는 줄 알았어요. (웃음)
전: 특히 어떤 점이 죽을 것 같던가요? (웃음)
김: 개발을 놓아야 한다는 점이요. 같이 개발을 할 줄 알았는데 막상 창업에 뛰어 들고 보니까 ‘아, 나는 개발을 할 수 없구나. 내가 해야 할 일은 외부에서 다른 대표님들을 만나고, 사업을 추진하고, 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는 일이구나’ 알게 됐어요.
전: 개발에 애정이 컸나 봐요.
김: 정말 재밌거든요. 제가 INFJ라서요. (웃음) 그렇게 개발을 내려 놓는 점이 초창기 때 힘들었어요.
전: INFJ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일단 ‘I’이시면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고 투자 얘기를 꺼내는 게 힘들겠는데요. (웃음) 저도 인터뷰해달라고 전화 걸고 만나는 게 내면상 쉽지는 않아요.
김: 저는 괜찮아요.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성향이에요. 긍정적이고요. ‘될 때까지 하면 되지.’ 포기가 빠른 편이기도 해요.
전: 저는 포기를 정말 못 하거든요. 내가 포기하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아요. 누군가 ‘안 될 것 같다’ 해도 ‘이게 왜 안 돼?’라면서 절대 포기하지 않아요. 하지만 사업은 이야기가 좀 다르겠죠. 피보팅이 괜히 있는 게 아니잖아요.
김: 맞아요. 저희도 처음에 로봇을 직접 개발하려고 했지만 저희는 로봇 제조 업체가 아니라 로봇 서비스 플랫폼 업체라서요. 배달의민족이나 KT가 로봇 제조 업체와 협력하는 것처럼 저희도 비슷해요.
전: 그러면 쓰레기를 수거하는 로봇을 직접 제작하는 게 아니군요.
김: 네, 협력 업체가 있어요.
전: 앱 개발은 직접 하고요?
김: 네, 앱 개발은 직접 해요. 로봇과 앱을 연동을 시켜야 하니까요. 저희 앱을 통해 수거 신청을 하고 현관 앞에 쓰레기를 배출하면 앱과 연동된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직접 가져가요. 수거 후 배출 처리장에 가는데 후반부 작업은 사람이 일일이 하고 있어요. 그 후반부 작업을 머신비전으로 하기 위해서 저희가 개발하고 있어요.
전: 갈수록 친환경이 주목받고 있죠.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는 가정용 기기도 점점 일반화되는 추세고요. 이처럼 실생활이 접목된 ESG 시장에서 주비스가 어떤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을까요?
김: 저희는 전반적인 생활 폐기물을 처리해주는 서비스를 하거든요. 일반 종량제 봉투, 음식물, 재활용 이 세 가지를 배출 처리하고 있어요. 대형 폐기물을 제외하고요. 서비스 범위가 넓어요. 로봇으로 인건비를 낮추고 소비자에게 편리성으로 다가가려고 해요.
전: 지금 주비스가 확보한 로봇의 개수는 얼마나 되고, 개발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고 있나요?
김: 지금은 한 대에요. 로봇이 자동으로 쓰레기를 싣는 건 저번 실증 사업에서 적용하지 못했거든요. 그 점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요. 대전의 한 복지 협회에서 차상위 계층에 서비스 운영을 해 보자고 해서 시기가 맞는다면 적용할 계획입니다.
전: 일반 고객이 느낄 수 있는 서비스의 편리함은 어떻게 될까요?
김: 일반 고객에게는 일반 대행 업체와 같은 개념으로 다가가고 있어요. 수거 신청 버튼을 누르고 저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동일한데 단지 사람이 가느냐 로봇이 가느냐의 차이에요. 단체로 계약을 했을 때 로봇이 투입이 돼요. 개인이 수거를 희망하면 저희 담당자가 방문해서 배출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전: 개개인의 고객에게는 당장에 로봇이 활용되지는 않는 단계일까요?
김: 로봇에 조금 더 개발이 필요한 상태에요.
전: 쓰레기를 수거하면 배출 처리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김: 교육을 받은 담당자가 배출 처리장에서 작업해요. 저희에게 수거 요청을 하면 고객은 라벨지를 뗀다든가 하는 분리 수거를 하지 않아도 돼요. 저희 담당자가 처리장에서 기준에 맞춰서 분리하고 처리를 하는 단계까지가 저희 서비스에요. AI가 적용되는 부분은 쓰레기 배출을 자동화시키는 데 있고, 추후에는 그를 통한 재생 원료화가 최종 목표에요. 자원 순환이 되어서 환경 보호에 기여하도록 말이에요.
전: 한 사람의 담당자가 감당해야 할 쓰레기의 양이 많지 않나요?
김: 평균적으로 10분 정도 걸려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아요. 네(4) 세대 기준으로 해도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려요. 이동 시간이 길지 그 안에서 배출 처리하는 과정은 그렇게 길지 않아요.
전: 서비스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나요?
김: 회당 3천 원과 4천 원으로 구분되고 있어요. 일반 개인 사용자는 구독 형식으로 4회, 8회, 12회 이렇게 횟수별로 나눠져 있어요. 보통 일주일에 모아서 한 번에 버리잖아요. 평균적으로 한 달에 4회, 양이 많으면 8회, 12회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12회를 신청하셨을 때 3천 원, 3천 5백 원, 4천 원으로 가격이 책정돼요. 단지 전체 계약을 하면 로봇이 투입되고 월 횟수 제한이 없어요. 단지에 대한 서비스 가격은 현재 만 원으로 맞춰져 있어요.
전: 작년에는 세대수가 충청권에만 국한되는데 향후 지역 확보는 어떻게 될까요?
김: 올해에는 충청권 위주로 계획하고 있어요. 내년부터는 수도권까지 확장하려고요.
전: 2021년에 설립을 하셨기 때문에 아직 1년 차이시잖아요. 1년 차에도 서비스를 확립하고 고객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벌써 도달할 수 있는 비결이 있을까요?
김: 제가 운이 좋았어요. 타이밍도 잘 맞았고요.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제가 대전세종충남 여성벤처협회의 지원 사업을 통해 창업을 했어요. 자본금이 3백만 원이었는데 앱 제작에 7백만 원을 지원받았어요. 또 그곳에서 멘토링도 해 주시는데 충남청년창업협회에서 멘토님을 소개받았어요. 그분께 제가 로봇을 만들어보겠다고 하자 ‘헛소리하지 말라’고. (웃음)
전: 로봇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으세요?
김: 없는데 한번 만들어 보려고 중국에서 조그마한 로봇도 구입하고 그랬거든요. 그랬더니 ‘제발 그러지 마세요’라고 만류하시더라고요. 그 후 8월쯤 되어서 ‘트위니’라는 기업을 소개해 주셨어요. 쌍둥이 대표님들이 하시는데, 대전에 거점을 잡은 자율주행 분야 기업 중 최고이시거든요. 소개받고 여기 로봇을 통해서 서비스를 하면 좋겠다고 피보팅을 한 거죠. 또 운이 좋게도 연말에 대전테크노파크의 실증지원사업에 선정되었어요. 그런데 실증처가 없는 거에요. 실증처 구하려고 세종으로 대전으로 뛰어다녔어요. 대전 법동의 한 아파트에서 결국 실증을 했고 그 모습이 TJB 방송에 전파를 탔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분들이 도와 주셔서 큰 탈 없이 사업이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전: 워낙 잘하고 계시지만 1년 차 스타트업이 겪는 애로 사항이 있을까요?
김: 모른다는 것보다 아는 것이 없다는 애로 사항이 있어요. 제가 2021년 3월에 퇴사하고 3개월 준비해서 6월에 창업했거든요. 예를 들면 재무제표를 어떻게 작성하는지, 법인을 어떻게 내야 하는지 유튜브에 검색하면 다 나와요. 하지만 그걸 보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한다고 해서 이게 맞는지 틀린지는 잘 알 수 없거든요. 게다가 유튜브대로 문서를 작성해서 멘토님처럼 업계 종사자 분께 보여드리면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세요. 왜냐하면 올바른 정보와 올바르지 않는 정보가 섞여 있잖아요.
전: 그렇죠. 인터넷은 정제되어 있지 않죠.
김: 저처럼 잘 모르는 사람은 유튜브가 알려준 방법이 옳은 방법인 줄 그대로 했는데 알고 보니 옳지 않은 방법일 수 있다는 거죠. 사업은 어떻게 진행해야 하고, 인력은 어떻게 뽑아야 하는지 배우지 않고 시작하면 착오가 생겨요. 제가 가장 고민이었던 점이 현장 인력과 개발 인력이 있는데 마케팅 인력을 먼저 뽑아야 하나 운영 지원 인력을 먼저 뽑아야 하나 도통 모르겠다는 점이었어요. 이런 것들을 잘 모르고,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혼자 고민을 엄청 했어요. 저는 세종청년창업사관학교에 들어와서 다행히 코치님과 상담하고 네트워킹 통해서 풀어나갈 수 있었어요. 계속 부딪치면서 배워가고 있어요.
전: 모른다는 점과 아는 것이 없다는 점은 전혀 다른 맥락이죠. 크게 공감해요. 저도 전문적인 지식을 배웠다거나 전공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 글을 쓸 줄 알고 쓰고 싶어서 하는 거거든요. 이렇게 스타트업인 분들을 인터뷰하는 일도 제가 어디에서 배우거나 누군가 가르쳐 줘서 하는 일이 아니에요. 또 대표님 말씀을 듣다 보니 제가 출판사에 투고할 때나 제 브랜드 제품의 생산과 판매 협력을 요청하는 제의 이메일을 보낼 때가 상기되네요. 대표님도 정성을 들여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는데 그게 잘못되었다는 말을 들으면 속상하고 그동안 쏟아 부은 시간을 보상 받기가 어렵잖아요. 저도 그렇거든요. 책을 쓰는 데 걸리는 시간, 디자인과 판매 계획을 세우는 데 걸리는 시간, 게다가 요청 수락을 받기까기 걸리는 시간이 있는데 결국에는 거절 이메일 혹은 그조차 받지 않으면 내 시간은 어디로 갔나 싶기도 해요. 그래도 대표님께는 옆에서 알려주고 도와주는 분들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이렇게 창업에 도움을 주는 분들이 계시다면, 창업에 도움이 되는 환경으로 세종시에 거점한 이유와 아울러 세종청년창업사관학교에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김: 저희 사업 아이템이 적용되는 분야가 스마트시티에요. 세종시가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사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고 규제자율특구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대전보다는 세종시가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세종청년창업사관학교에 지원했습니다.
전: 처음 지원하셨는데 바로 합격하신 거네요?
김: 이전에 저를 도와준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멘토님이나 대표님들을 좀 귀찮게 했습니다. 저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보니 사람의 역할이 컸어요.
전: 주비스와 협업하는 액셀러레이터가 있을까요?
김: 아뇨, 아직은 없어요.
전: 스타트업 세계에 이제 점점 적응되어 가고 있나요? 직원일 때와 스타트업 대표일 때 달라진 점을 체감하세요?
김: 정말 달라요. 25일마다 직원들 월급 빠져나가는 게 피눈물 날 것 같아요. (웃음) 직원일 때는 월급 안 올려준다고 했는데요. 이제는 돈이 빠져나가니까요. 월급이 나가는데도 세급이 붙어서요. 아무래도 금전에 관련된 부분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것 같아요. (웃음)
전: 투자자를 대면하는 건 어때요? 일반 직원일 때는 아무래도 투자자를 만날 일이 없잖아요.
김: 투자 기회가 3번이나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다 놓쳤어요. 한 번도 만나 뵌 적 없는 분께서 기사를 보고 저희에게 직접 이메일을 주셔서 온라인으로 IR 미팅을 진행했는데 아쉽게도 성사되지 않았어요. 두 번째는 아는 대표님들 중 한 분이 소개해 주셨는데 놓쳤고, 세 번째도 비슷하게 놓쳤어요. 작년에는 그렇게 보냈지만 올해는 꼭 투자를 받을 계획이에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공하는 투자 유치 프로그램에서 지원을 받을 것 같아요.
전: 나중에 데모데이도 참석할 기회가 점점 생기겠죠?
김: 올해는 생기지 않을까요? (웃음) 왠지 많을 것 같아요.
전: 앞으로 기회를 더 많이 가져올 김주연 대표님께서 스타트업을 함으로써 이제까지 겪어 보지 못한 뿌듯함이 있을까요?
김: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보다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아직 뿌듯함을 느낄 단계는 아닌 듯해요. 처음 시작했던 아이디어에서 가시화되는 단계까지 왔다는 점에서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박수 칠만 하겠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아직 아니에요. 다른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저는 조급함이 있어요. ‘아직 1년 차야’라고 주변에서 말씀하시는데 아직 제가 원하는 바까지 오지 않아서 그런가 뿌듯함이 크게 들지 않아요. 이렇게 욕심 많은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네요. (웃음)
전: 스타트업인이 되면서 성향이 좀 바뀐 걸까요? (웃음)
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동생은 좀 바뀌었다고 해요.
전: 그럴 수도 있죠. 아니면, 자기도 모르는 성격이 튀어나온다거나? 저는 어렸을 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나이가 점점 들어갈수록 어떤 사람이 되는 건 불가능하고 내가 본래 어떤 사람인지 깨닫거든요. 이쯤에서 대표님의 이야기에서 확장해서, 대표님 포함한 세 명의 개발자가 각자 맡은 역할은 어떻게 될까요?
김: 일단 저는 개발보다도 경영에 집중하고 있어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렇게 됐네요. 개발자 한 명은 저와 창업을 같이 준비했어요. 개발원 동기인데, 제가 꼬드겨서 데려왔어요.
전: 어떻게 꼬드겼나요? (웃음)
김: “인생에 있어서 이런 걸 이룰 기회가 몇 번이나 되겠니?” (웃음) 고민을 3일 동안 하더라고요. 그 친구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웃음) 고민을 좀 하더니 수락했어요. 어쨌든 그 친구가 개발을 총괄하고요. 개발을 정말 잘해서요. 다른 분은 연구소 전담 개발원이에요. AI 작업을 맡고 있어요. 따로 채용했어요.
전: 직원 분들은 어떻게 챙기고 있나요?
김: IT 계열의 기업이니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기업이에요. 워크샵, 생일 선물, 명절 선물을 챙겨 줘요. 그런데 받고 나서 퇴사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속상하기도 해요. (웃음)
전: 그럼 직원 분들을 주비스에 묶어 두는 힘이 뭘까요?
김: 자유로움인 것 같아요. 자율출근제도가 있고요. 또 재미있게 하려고 해요. 사무실에 바비큐장을 만들었거든요. 단기로 채용하는 분들 외 개발자 분들은 퇴사를 안 하세요. 사람들이 나가지 않는 걸 보면 내가 좋아서 그런가? (웃음)
전: 주비스가 이루고 싶은 큰 목표가 있다면 뭘까요?
김: 저희, 이루고 싶은 게 많아요. 일단, 매출 목표를 달성하고 싶어요. 5억 원 정도요. 너무 많이 이야기했나? (웃음) 아니에요, 할 수 있어요. 매출 목표 달성이 곧 서비스의 확장이잖아요. 또 투자 지원을 받고, 정부지원사업이 5개 정도 더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아이템으로 지원사업을 하기 때문에 실증사업만 되어도 사업에 큰 도움이 되거든요. 갑자기 절에 와서 소원을 비는 기분이 드네요. (웃음)
전: (웃음) 그럼 마케팅 부분에서는 무엇을 소망하세요? 마케팅만 잘 되어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것도 잘 알고 계시잖아요.
김: 제가 하고 싶은 마케팅은 유튜브 마케팅이에요. 그래서 마케팅 전문 인력을 뽑을 거에요.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이에요. 고민이 커요. 지금 당장 서비스가 되고 있는 지역과 마케팅 지역이 일치해야 하니깐요. 전문 인력이 들어오면 같이 상의할 수 있겠죠.
전: 그럼 그 마케팅이 제대로 활약될 수 있도록 먼저 서비스가 제대로 구축되어야 하겠죠. 그 이야기로 들어가서, 주비스가 로봇을 개발하고 있지 않지만 로봇이 주가 되는 서비스를 하고 계시잖아요.
김: 그러니 로봇에 쓰이는 저희 앱이 가장 뛰어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용자가 접근하기 편리하도록 앱을 만들었어요. 저희가 아무래도 자금력과 인력이 빵빵한 대기업을 뚫어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강점이라도 강력해야 하거든요.
전: 그 이름이 ‘나달라.’
김: 쓰레기를 다 나에게 달라는 의미입니다.
전: 저는 나는 다르다는 의미인 줄 알았어요.
김: 맞아요. 그렇기도 하죠. 어쨌든 마케팅을 해서 좁은 틈새를 치고 나가야 해요.
전: 로봇 서비스를 하지만 자체적으로 로봇을 개발하지 않는 점이 향후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김: 저희도 그 생각은 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람마다 또는 기업마다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고 못하는 분야가 있잖아요. 어차피 내가 잘하지 못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지 못하고 최고가 되기 위해서 10년, 15년이 걸린다면,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 시장에서 가장 잘하는 기업과 협업해서 서비스를 확장하고 나서 R&D에 들어가는 것도 전혀 늦지 않다고 봐요. 5년 뒤면 자율주행 기술은 지금보다 훨씬 더 뛰어날 거란 말이죠. 지금 제가 아무것도 못하는데 인력만 데리고 와서 로봇을 개발한다고 설치는 것보다 잘하고 있는 기업과 협업해서 시장에서 저희의 자리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에요. 말씀하시는 것처럼, 당연히 위험 부담을 안고 가지만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을 통해서 현재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려고 해요. 잘하는 분야는 잘하는 사람이 해야죠.
전: 협력사와의 파트너십, 그분들에게 신뢰를 어떻게 보여주고 있나요?
김: 도와주시는 거죠. 트위니도 업력이 8년 정도 돼요. 천영석 대표님도 후배 기업이다 보니 도와주려고 하세요. 저도 모르는 부분을 여쭤 가며 많이 의지하면서 관계가 쌓이는 것 같아요. 이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내가 아닌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친해져서 도움을 받고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잘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많이들 도와주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그분들을 귀찮게 합니다. (웃음)
전: 저는 그런 환경을 못 겪다 보니까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게다가 저 자신이 원체 앓느니 차라리 죽는 성향이거든요. 저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요.
김: 너무 힘들지 않아요?
전: 저는 제가 현재 도움이 필요한, 그러니까 부족한 상황이라는 걸 괜히 드러내고 싶지 않은 거에요. 그런데 김주연 대표님과 같은 스타트업인들을 보면서 제 생각이 바뀌는 걸 느껴요. 도와달라고 이야기할 수 있고, 그래도 문제없구나.
김: 스타트업인에게 정말 중요한 건 네트워킹인 것 같아요. 흐름을 잘 잡는 것?
전: 데모데이 참석하시면 굉장히 인기 많으실 것 같아요. (웃음) 지금의 기세라면 이분 저분 다 친해지겠어요.
김: 제가 데모데이에 참석하면 연락 드려서 꼭 자랑하겠습니다. (웃음)
전: 마지막으로, 지금이 스타트업의 초창기 중 초창기잖아요. 지금 갖고 있는 마음가짐을 초심이라 한다면, 어떤 초심을 끝까지 잃지 않고 싶으세요?
김: (오래 고민하며)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잖아요. 금전상 도움이 아니에요. 네트워킹에 관한 도움이잖아요. 선배 스타트업처럼, 멘토님처럼 성장한다면 지금의 힘들었던 마음을 잊지 않고 후배 스타트업과 공유하고 싶어요. 잘 된다고 우쭐하지 않고 지금 받고 있는 응원처럼 저도 후배 스타트업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겸손을 잃지 않으려고요.
전: 지금 벌써 하고 계세요. 대표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더는 두려워 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본문(스타트업인 전용)
http://www.asiaherald.co.kr/news/26614
네이버 포스트에서도 이 확장판을 그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
*위 인터뷰와 사진은 아시아헤럴드에 귀속되며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제할 수 없습니다.
공유는 링크를 활용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