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길거리 옷차림;한국에서

2022.11.01~2022.11.30

by 전해리
KakaoTalk_20221130_225257987.jpg

검은빛이 도는 회색 롱패딩 파카 아래 살짝 내려오는 쥐색 치마의 물결이 단아하였다. 그와 함께 입은 빨간 스타킹을 참으로 어여삐 보았다. 여자 아이는 자신의 복장처럼 애초롬하였고, 나는 닮고 싶었다.

KakaoTalk_20221130_225257987_01.jpg

버스를 부랴부랴 타고 겨우 한숨 돌렸을 때 앞쪽 좌석에 솔방울이 달린 딸기우유색 털모자를 산타처럼 쓰고 상큼한 민트색 털목도리를 낭인처럼 두른 승객이 보였다.

KakaoTalk_20221130_225257987_02.jpg

분홍색 솔방울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귀여운 캐릭터 무늬의 패딩을 입고 폴로 무늬의 천 치마를 입은 아이가 폴짝폴짝 지그재그를 그리며 뛰어갔다. 얼토당토않게 입어도 세상에서 가장 어여뻤다.



옷은 행복을 배신하지 않는다.




매월 마지막날 길거리 옷차림

::

1000명의 옷차림을

관찰할 날까지

1000명의 옷차림을

기록할 날까지



글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자 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길거리 옷차림 ; 한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