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2023년 6월 1일
나는 내가 예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작년 상반기에 그것을 부정당하는 일이 있었다.
내 기준에 이건 무례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무례하다는 말을 듣고 이 충격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고
주홍 글씨처럼 내 머릿속에 새겨져 떠나가질 않았다.
어떻게든 이 말을 다시 듣고 싶지 않았다.
열심히 예의에 대한 단어를 정의하고
유튜브를 계속 보았지만
도무지 나의 마음과 머리에서는
그 문장들이 떠나가지 않았다.
끊임없이, 예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다.
예의 가장 기본인 인사부터 하자고 결론지었다.
6월 1일부터 카드 태그와 함께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어떤 기사님은 고개만 까딱 하신 분도 있고,
어떤 기사님은 큰소리로
‘아이고,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라고 인사를 받아 주신 분도 있었다.
처음 한동안 인사를 해서 받아주지 않으면
‘왜 안 받아 주지?'라고 생각했는데
점차 인사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인사는 받는 사람을 위해 하는 게 아니라
하는 사람을 위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인사를 받아주고, 안 받아주고 떠나서
예의를 지키는 내가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나.
상대방이 내 인사를 받아주든 아니든 신경 쓰지 않았고
오히려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는 버스 기사님이 감사하게 느꼈다.
지금은 가끔 인사를 안 하고 탈 때가 있는데
'아! 깜빡했다! 다음에 꼭 인사해야지!'
하고 챙기게 되었다.
버스 기사님께 인사를 시작으로
어느 장소 어디에 가면 인사를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처음에는 '안녕하세요' 인사였지만,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인사가 자라났다.
그리고 더 큰 변화는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하는 말들이
'예의'를 기준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말이 점차 줄었다.....ㅋㅋㅋㅋ
여전히 내가 예의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인사를 통해서 타인에 대해 감사함도 늘어나고
말도 신중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나쁜 상황이 꼭 나쁜 상황은 아니었던 거 같다.
작년에 그런 일이 없더라면
지금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어느덧 1년의 세월, 480번의 인사
2023년 6월 1일 6시 30분
'버스 탈 때 인사해야지'
속삭였던 내 마음이 생각난다.
'안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