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소리

by 이유

'꼬르륵'

이상하다. 나는 위가 없는데.

이런 소리가 날 리가 없는데?


3년 전, 이십 대 후반이던 나는 위암 4기 환자가 되었다.

급하게 암 수술을 받았고, 나의 위는 평생 내 몸속에서 사라졌다.

위가 사라지고 내 뱃속은 텅텅 비어버렸다.

그런데 끊임없이 들리는 소리가 있다.


'꼬르륵'


내 생각이 틀렸었다.

나는 배가 고팠다.

'배 고픈 소리가 날리가 없다'는 건 나의 착각이었다.

나는 배가 고팠고

그곳을 채워야 했다.

배 불리 말이다.

위가 사라진 자리는 여전히 비어있었지만, 그곳을 채워야만 했다.

막무가내로 먹어치우던 패스트푸드 같은 음식이 아니라,

웃음과 행복들이 깃든 소중한 음식으로 말이다.


암이 걸리면 불행할 줄만 알았다.

하지만 암이 걸리고, 나쁜 것을 떼내고 나니

새로운 기억으로 다시 채워나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배부른 배를 두드리면 나는 통통이라는 소리 말이다.

꼬르륵이 아니라, 통통 소리.


'배부른 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배부른 소리 찾기 여행은 시작 되었다.

도고의 호박국수, 제천의 약초밥, 영덕의 대게.


전국 곳곳의 음식과 풍경 속에서 느낀 작은 행복과 마음의 온기로 배를 채워나갔다.

한 그릇의 음식이 주는 따뜻함, 소소한 정, 그리고 순간의 웃음까지.

이 모든 순간이 나를 배부르게 한다.


이제는 '꼬르륵'이 아닌, 배가 불러 '통통' 소리가 나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음식과 지역, 그리고 나의 경험이 만나 만들어낸 짧지만 깊은 위로의 순간들을 담았다.


이 글들은 위가 없는 사람의 먹는 이야기이자 삶의 이야기, 위암 생존자의 시선이 만나는 공간이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