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환영

by 유이월

보통은 상식밖의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내는 고객을 진상 고객이라 한다. 나와 비슷한 사업을 하는 내 친구는 “사과에서 사과맛이 난다”고 클레임하는 고객을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내가 들었던 사례 중에 가장 웃겼다. 천국의 맛을 기대했는데 그냥 평범했다는 뜻이었을까.


아쉽게도(?) 우즐부에는 진상 고객이 없는 것 같다. 단골이 된 분들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구매자 입장에서 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수위가 좀 있더라도 그리 진상이라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건이 파손되서 도착한다거나 배송이 많이 지연된다거나 하면 나라도 기분이 상할 것이다. 나는 교환이나 환불을 귀찮아하거나 아까워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거래처에서 환불을 해주지 않으면 내 돈을 헐어서라도 해드린다. 약간의 이익 챙기느라 소중한 고객 한 분을 잃는 것보다는 낫다.


진상 고객까지는 아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고객이 있기는 하다. 매번 안 좋은 리뷰를 쓰면서 몇 년 째 꾸준히 구매하시는 분이다. 남들이 다 맛있다고 할 때도 꿋꿋이 ‘별로’라는 평가를 하신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맛없다는 평가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나같으면 한두 번 실망하면 더 이상 거래하지 않을 것 같은데, 충성 회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열심히 구매를 하신다.


대신, 나는 사람 공부를 한다. 장사만큼 사람 공부하기에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인간의 다양성이란 끝이 없어서 배움도 무한하다. 내가 만든 장사의 원칙을 지키면서, 동시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데는 약간의 변태스러운 즐거움이 있다.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고객으로부터 문자가 오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음전한 의욕이 올라온다. CS를 할 때마다 퀘스트를 깨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진상 고객이 없다고 했더니 어떤 고객님이 이런 댓글을 달아주셨다.

“강된장 왜 아직이죠?
아침에 시켰는데 지금쯤 와야 되는 거 아닌가요?
게다가 우렁이는 왜 그렇게 조그만 겁니까? 적어도 우렁각시만은 해야하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콩으로 된장만 만들면 됐지, 두부를 으깨서 넣다니 너무 과한데요?
칼로리 높아서 심혈관질환 생기면 배상해주세요(냉혹).”


귀여운 나의 고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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