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될 수 있을까?
'이야기의 가치를 전하는 프로젝트를 해보자'
프로젝트의 철학을 설정하고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공유하고, 그 속에서 가치를 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했다. 그러다 마르코가 텍스트 기반 유료 콘텐츠 플랫폼을 생각했다. '이건 돈주고 봐야하는 거 아니야?' 싶을 정도로 고퀄리티의 포스팅을 구독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이야기했다.
이미 시장에는 유료 콘텐츠 플랫폼들이 많이 존재한다. 퍼블리, 롱블랙처럼 일과 감각에 관련된 콘텐츠 플랫폼도 있었고, 포스타입처럼 일반인 콘텐츠 창작자를 위한 수익화 플랫폼도 있었다. 네이버도 프리미엄 콘텐츠를 통해 유료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인 신문사들도 콘텐츠 유료화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있다. 시장 환경을 살펴보면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유료 콘텐츠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우리 프로젝트는 '누구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그것은 가치가 있다'라는 철학으로 시작되었다. 충분히 공감되는 메시지이지만 유료 구독이라는 것과 연결지으려니 문제가 생겼다. '누구나' 수용하기 위해서는 포스팅 내용의 전문성이나 희소성이 낮다보니 유료 구독 서비스에 연결지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던 것이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도 인기가 많은 콘텐츠 채널은 경제/비즈니스, 재테크와 같은 수익 관련 주제였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접한 지식형 콘텐츠(뉴스 등)는 무료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에 과연 이 시장에서 우리가 차별점을 가지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미디어에서 큰 영향을 갖고 있는 네이버의 프리미엄 콘텐츠 서비스도 앞선 이유 때문에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신생 스타트업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다.
결국, 여러 이유로
유료 콘텐츠 플랫폼 아이디어는 잠시 접어두게 되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면서,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그러다 사회 이슈에 대해서도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마르코와 내가 공통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사회문제는 '시니어'였다.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약 943만 명이고, 총 인구 대비 고령인구의 비중은 18.4%다. 저출생 문제로 인구 수는 감소해가지만, 현재 전망으로는 2070년에는 총 인구 대비 46.4%를 차지한다. 의료기술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난 현재, 대한민국에서의 시니어 시장은 파이가 꽤 큰 시장이다.
시니어의 문제는 '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내에 노인들이 많다는 뉴스를 봤다. 과거에 비해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살아가는 시간은 많지만, 갈 곳도 할 일도 없으니 남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공간을 찾아가 시간을 때우는 것이다. 참으로 쓸쓸하고 마음이 아픈 현실이었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 영화 <은교> 중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이가 들고 늙어간다. 나는 나이듦에 대한 두려움이 늘 있었는데. 늙어갈수록 세상에서 소외되고 고독해지는 현실 때문인 것 같다. 나보다 먼저 나이가 들어간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중장년 이후의 나의 삶이 쓸쓸하고 고독하지 않을까란 걱정이 큰 것 같다.
"이들의 삶을 바꿀 순 없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프로젝트가 나이 든 사람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새로운 가치를 찾아낼 순 없을까?" 우리는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중장년층과 시니어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비즈니스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 창업 이야기 EP.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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