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눈이부시게 Aug 02. 2024

잠자리

고추잠자리

산책 중 찍은 고추 잠자리


된장항아리에 앉아 있던

잠자리 누렇게 물들었다

고추장항아리에 앉아 있던

잠자리 빠알갛게 물들었다


고추장항아리 향해

엄지 검지 손끝 살짝 벌리고

죽인 채 사알금 사알금 두근두근

손끝 스치고 빠져나간 고추잠자리

장독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고추잠자리 등에 업혀

장독에도 앉아보고

바지랑대도 앉아보고

논으로 밭으로 개울로 

어제는 그렇게 애 태우더니

오늘은 친구 하잖다


“해가 중천인데 아직도 안 일어나냐?

  학교 가야지!”


이전 06화 오늘 가을이 왔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