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 켠 미련 남은 모든 사랑들에게 바치는 치유의 멜로디 - <원스>
“지금 그 사람 사랑하나요?”
우리는 과거에 지나간 사랑에 미련과 아쉬움을 가슴 한 켠에 안고 살아갑니다. 그 사유는 다양하겠지만, 저는 그 당시의 사랑이 그 어떤 사랑보다 뜨겁고 진실되었기에, 혹은 완전하지 못했기에 더 애틋하게 기억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측정 불가의 무형의 감정이지만, 우리는 이를 재단하고 측량하여 입과 행동으로 구체적인 규모를 나타내고자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과학적으로는 뇌 속에서 생성되는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화합물이 연애 감정을 형성한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화합물이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사랑과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사랑을 우리는 동일하게 볼 수 있을까요? 오늘 제가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 질문을 바탕으로, 이루지 못한 사랑 속에 꿈과 응원, 그리고 희망을 노래하며 미완의 사랑을 담아낸 작품, 뮤지컬 <원스>입니다.
뮤지컬 <원스>는 2007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2012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같은 해 토니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은 명작입니다. 국내에서는 2014년 초연되었고, 지난 2024년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성공적인 재연을 마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영화의 섬세한 매력과 뮤지컬 무대만이 선보일 수 있는 공간적 매력을 기가 막히게 조화시킨 점이 돋보입니다. 공연 시작 전, 무대 위에는 실제 아일랜드 펍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배우들이 자유롭게 연주하며 노래하는 '오프닝 쇼'가 펼쳐집니다. 관객들은 공연 시작 전과 인터미션에 무대 위에 올라가 음료를 구매하고, 배우들과 함께 실제 펍에 온 듯한 분위기를 만끽합니다. 이처럼 관객들이 능동적으로 공연의 일부가 되는 이머시브적 요소는 단순한 관극을 넘어, 마치 아일랜드 펍의 한켠에 앉아 그들의 삶을 엿보는 듯한 특별한 공간적인 체험과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원스>의 줄거리는 아일랜드에서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며 싱어송라이터라는 자신의 꿈을 포기한 '가이'가, 우연히 만난 체코 이민자 '걸'의 응원과 도움으로 자신의 곡을 녹음하면서 서로 교감하고 위로받는 이야기입니다.
두 주인공은 국적이 다르기에 소통 방식도 남다릅니다. 걸은 익숙지 않은 한국어로 노래하며 어색함 속에서 진심을 전달하고, 대화 중 체코어는 자막을 활용하여 표현하는 등 연출적인 아이디어에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제한된 소통 방식과 다른 문화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이와 걸의 교감에 어떠한 장벽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서로의 눈빛과 음악이라는 비언어적인 표현이 오히려 그들의 깊은 감정을 증폭시키며, 사랑을 느끼고 교감하는 데 언어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온전히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자신의 가정이 있는 '걸'과 미국으로 떠난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미련으로 남아있는 '가이'는, 결국 미완의 관계 속에 놓이게 됩니다. 둘의 결핍된 사랑과 유대는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연결되고, 관객들은 그들의 현실의 벽과 갈등 속에서도 음악으로 피어나는 위로를 자연스럽게 목도합니다.
뮤지컬 <원스>의 메시지는 분명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분명 놓치고, 실패하고, 어긋나고, 끝내 잡지 못한 사랑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지나간 사랑의 기억들을 곱씹으며 '왜 그때는 더 솔직하지 못했을까', '조금만 더 용기 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스>는 미련이 남은 사랑의 과정을 통해 우리가 더욱더 사랑에 성숙해지고 성장한다는 희망을 노래합니다.
배우들의 라이브 연주와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채워지는 <원스>의 넘버들은 우리의 마음에 스며들어 잊고 있었던 미숙했던 사랑, 혹은 아직 완성되지 못한 관계들을 상기시켜줍니다. 특히 이 작품의 대표곡 'Falling Slowly'는 단순한 멜로디를 넘어, 서로에게 천천히 스며들며 조심스럽게 피어나는 감정의 단계를 절묘하게 담아내어 깊은 여운을 선사합니다. 실패한 사랑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중요한 경험이자 성장의 밑거름이 됨을 작품은 일깨웁니다.
뮤지컬 <원스>는 완전하지 못하고 실패한 사랑의 잔재 위에 발을 딛고 비로소 사랑을 대하는 마음이 발전한다는 철학을 우리에게 전합니다. 사랑과 음악이 지닌 위대한 영향력, 그리고 앞으로 마주할 사랑의 희망을 상상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저 역시 이 작품을 통해 놓치고 어긋난 사랑의 기억을 곱씹으며, 앞으로 다가올 사랑에 더욱더 성숙해지고자 다짐해 봅니다. 이 감동적인 여정에 함께하며, 지나간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과 새로운 희망을 얻고 싶은 분들이라면, 뮤지컬 <원스>를 꼭 한번 보시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당신의 마음 한 켠에 잠자던 사랑의 기억을 일깨우고, 앞으로의 사랑을 향해 더 성숙한 발걸음을 내딛을 용기를 선물할 것입니다.
[작성자 정보]: 은밀한 수집가, 丁火 丁海緣 드림
[질문]: 뮤지컬 <원스>를 보면서 당신의 마음에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사랑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혹은 당신의 지나간 사랑 중 가장 애틋하게 기억되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댓글로 함께 이야기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