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차 신부들의 취중진담, '사람'과 '우정'이라는 변치 않는 가치
“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는 사회적 기준에 맞춰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긴밀하게 친한 친구나 동료들과 있을 때, 우리는 그 가면을 벗어 던지고 비로소 순수한 모습을 드러내곤 하죠. 오늘 제가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직업 중 하나를 25년이나 수행해 온 세 사람의 지극히 인간적인 '취중진담'을 다룬 작품입니다. 신부 생활 25주년을 맞은 어느 날, 최 토마스 신부가 친구 신부들에게 던진 "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라는 한마디는 단순한 고백을 넘어, 성직자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인간 본연의 순수한 갈망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는 충격적인 외침이었습니다.
오늘 작성할 후기는 바로 연극 <신부님. 신부님? 신부님!> 입니다. 이 작품은 창작집단 창에서 금천뮤지컬센터 창작극으로 리딩극을 선보였던 작품으로, 저에게는 특히 의미가 남다릅니다. 이 연극을 창작한 작가와 함께 대본 검수와 편집에 참여했기에, 작품이 가진 메시지와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그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별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작품이 가진 깊은 울림을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연극 <신부님. 신부님? 신부님!>은 신부 생활 25주년 기념 행사인 '은경축'을 앞두고 축하 자리를 나누던 세 신부, 양 베드로, 서 라파엘, 그리고 최 토마스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의 대화는 마치 야스미나 레자의 <아트>처럼 특정 사건(최 토마스 신부의 고백) 하나를 매개로 세 남자의 우정이 깊어지거나 때로는 흔들리는 플롯 구조를 지녔습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신부'라는 직업의 특수성입니다. 성직자는 성스러운 직분을 수행하기에 사회적 금기와 개인적 욕망 사이에서 보편적인 인간들보다 더욱 깊은 내적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주님을 사역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본질적으로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평범한 50대 중반의 남자들이었습니다. 술집이나 식당 옆자리에서 지인들이 나누는 일상적인 고민과 토론, 그리고 따뜻한 농담에서 마주하는 재미와 유사성이 바로 이 연극이 지닌 대본의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종교라는 다소 엄숙한 설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궁극적으로 전하는 것은 바로 '사람'과 '우정'이라는 변치 않는 가치였습니다.
이 작품은 우정에 대한 가치와 대인 관계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는 유쾌한 소동극이었습니다. 유쾌한 90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관객들은 신부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통해 '신부이기에 더욱 특별한' 그들의 고민과 선택 앞에서 스스로의 '관계'를 돌아보게 됩니다. 세 명의 신부가 서로에게 진심을 털어놓으며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은 우리가 친구나 동료들과 겪는 보편적인 우정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춥니다.
리딩극의 한계를 넘어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탄탄한 대본은 극의 깊은 몰입감을 더했습니다. 비록 리딩극이었음에도, 배우들은 인물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들을 단숨에 극 속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신부들의 소년 같은 마음속 깊이 숨겨져 있던 고민들이 터져 나오는 순간, 저는 인간의 내면이란 직업이나 나이를 불문하고 여전히 순수하고 여리기 때문에 살아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연극 <신부님. 신부님? 신부님!>은 익숙한 플롯 안에 우리 모두가 공감할 만한 색다른 이야기를 담아 전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메시지가 가진 힘과 가능성은 '제8회 극장 동국 연출가전'에 선정되어 오는 2025년 9월 10일부터 21일까지 극장 동국에서 본 공연으로 올라갔습니다. 리딩극에서는 대본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를 점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본 공연에서는 어떤 무대 연출과 미장센, 그리고 배우들의 더욱 깊어진 호흡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기대가 됩니다.
저 역시 이 작품의 대본 검수 과정에 참여하며, 작가와 함께 우정의 중요한 가치와 메시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기에, 많은 관객들에게 닿았을 때 분명 깊은 인상을 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이 현재 자신의 희곡에 고민을 가진 작가의 주저함이라는 '벽'을 넘을 수 있는 첫 걸음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나이를 먹고 직업이 완숙해져도 여전히 마음이 소년처럼 어리기에 우리는 살아있다는 것. 연극 <신부님. 신부님? 신부님!>은 이러한 인간의 보편적인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타인과 사회에 완벽하게 맞추어 살지 못하는 저와 같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가면 뒤에 숨겨진 자신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용기를 이 작품을 통해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90분 동안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 속에서 우정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고 싶다면, 본 공연으로 올라올 <신부님. 신부님? 신부님!>을 꼭 한번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신부님들의 솔직한 취중진담을 통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영원히 순수하게 살아있는 '소년'의 목소리를 듣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작성자 정보]: 은밀한 수집가, 丁火 丁海緣 드림
[질문]: 연극 <신부님. 신부님? 신부님!>을 보면서 당신의 마음에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나이를 먹어도 변치 않는 마음속 소년'의 모습은 무엇이었나요? 혹은 당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우정'은 어떤 의미인가요? 댓글로 함께 이야기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