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창업가의 일기
창업자는 매일 ‘모든 걸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과 싸운다.
팀의 월급, 고객의 신뢰, 시장의 피드백, 투자자의 기대.
어떤 날은 이 모든 것이 너무 커져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창업자에게는 전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멘탈 관리’다.
많은 창업자가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은 창업 초기에 모든 문제를 자기 책임으로 여기는 태도다.
팀원의 실수도, 고객의 불만도, 예기치 못한 시장 변화도 “내가 부족해서”라고 자책한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결국 창업자를 소진(Burnout) 상태로 몰아넣는다.
책임감과 자책은 다르다.
성장을 위한 책임감은 창업자의 자산이지만, 통제 불가능한 일까지 죄책감을 느끼면 멘탈은 서서히 붕괴한다.
내가 보았던 창업자 K씨는 첫 1년 동안 잠을 매일 4시간밖에 자지 않았다.
고객 대응부터 채용, 세무, 개발까지 직접 도맡았다.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어느 순간 K씨는 번아웃이 와서 2달간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그가 회복하며 가장 먼저 배운 건 “모든 책임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교훈이었다.
창업자의 멘탈 관리에는 의식적 루틴이 필요하다.
아래는 많은 창업자가 효과를 경험한 일상 관리법이다.
1. 하루에 단 30분이라도 ‘완전 분리’ 시간을 갖는다. 운동, 산책, 명상 등 일과 무관한 활동을 한다. 이 시간에는 폰도 보지 않는다.
2. 모든 할 일을 한 장에 적어 가시화한다.
막연한 부담감을 줄이고, 우선순위를 구체적으로 본다.
3. ‘통제 가능/불가능’ 목록을 구분한다.
시장 상황, 고객 반응은 통제할 수 없다. 나의 대응과 태도만이 통제 가능한 영역이다.
4.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 1명을 두어 정기적으로 대화한다.
멘토, 동료 창업자, 혹은 코치와 월 1회 이상 이야기한다.
5. 스스로에게도 KPI를 낮게 설정하는 시간을 갖는다.
“오늘 1%만 개선하면 된다”고 반복해서 말한다.
6. 아무 이유 없는 ‘쉼’을 정기적으로 달력에 예약한다.
쉬는 것도 책임의 일부임을 인정한다.
창업자의 심리적 건강은 팀의 에너지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리더가 무너지면 팀도 흔들린다.
그러니 창업자는 가장 먼저 자신을 돌봐야 한다.
내가 창업자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당신이 버텨야 사업도 버틴다.”
그리고 그 버팀의 시작은 ‘모든 걸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