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창업가의 일기
창업이란 단순히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삶의 아주 긴 여정을 함께 걸어갈 사람을 고르는 일이다.
나는 늘 이렇게 말한다.
“투자는 1~2년을 보고 하지만, 파트너는 10년 이상을 봐야 한다.”
그러니 창업 파트너를 고르는 일은 그 어떤 계약보다, 그 어떤 투자보다 중요하다.
다음은 내가 창업 파트너를 선정할 때 반드시 지키는 기준들이다.
먼저 파트너는 멀리서 찾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을 먼저 본다.
평판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 친구들, 동료들이 그 사람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귀를 기울인다.
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을 오래 본 사람들의 말이 더 중요하다.
사람은 몇 번의 대화로는 알 수 없다.
적어도 몇 개월은 함께 밥을 먹고, 고민을 나누고, 잡담을 해야 한다.
그렇게 시간이 쌓여야 진짜가 보인다.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관계를 먼저 본다.
창업에 대한 비전이 나와 같아야 한다.
“왜 이 사업을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같아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도덕적 기준을 갖고 살아가는지도 본다.
실력은 부족하면 채우면 되지만, 가치관은 바뀌지 않는다.
나와 똑같은 사람은 필요 없다.
중요한 건, 서로의 빈 곳을 채울 수 있는가다.
내가 약한 부분을 강하게 채워주고, 내가 할 수 없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사람.
균형 있는 팀은 닮은 사람끼리가 아니라, 보완하는 사람들끼리 만들어진다.
본격적인 파트너십 이전에 최소 2~3개월은 같이 일해본다.
일을 함께 해보면, 말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드러난다.
속도감, 판단력, 소통 방식, 책임감까지…
이 시기에 모든 것이 드러난다.
그 사람은 이 창업 이후 어떤 삶을 꿈꾸는가?
사업이 삶의 전부인가, 수단인가?
이 목표가 다르면 언젠가는 방향이 엇갈린다.
그러니 미리 반드시 나눈다.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솔직함이다.
조금이라도 의문이 생기면, 가감 없이 얘기한다.
나 스스로도 감추지 않는다.
쌓이지 않게, 어긋나지 않게, 계속해서 솔직하게 대화한다.
좋은 사업 파트너는 좋은 인생의 친구여야 한다.
기술, 돈, 전략 그 이전에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사람이라면 인생을 맡겨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는다.
사람은 언제나 강할 수 없다.
내가 흔들릴 때, 내 자리를 잠시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기준.
“이 사람에게 이 회사를 전부 줘도 괜찮겠는가?”
이 질문에 ‘Yes’라고 말할 수 없다면, 파트너가 아니다.
창업은 함께 가는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