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시대, 가짜뉴스의 파급력에 대하여

by 다 카포

바야흐로 뉴미디어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 그리고, 이 시대는 개막과 동시에 가짜뉴스의 시대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뉴미디어는 올드 미디어의 수많은 한계를 보완할 대체품으로서 과도기적인 시기였던 2010년대를 거쳐 2020년대에 비로소 주류 미디어로 등극하였지만,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본산을 무너뜨리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고, 수많은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양산하는 정보공장이 되고 말았다.

가짜뉴스 문제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제로서 떠오르고 있다. 사실, 가짜뉴스가 정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선거로 알려진 것은, 2016 미국 대선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대결에서, 유튜브와 팟캐스트 등 뉴미디어들이 주축이 되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트럼프 지지 선언”, “힐러리 클린턴의 IS 연계설” 등의 가짜뉴스들이 창궐하였다. 이는 상당히 팽팽했던 당시 대선에서 아주 근소한 우위로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2017년 대선부터 가짜뉴스와 팩트체크가 선거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였다. 정보의 유통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고, 정보의 발생 규모 역시 크게 확장됨과 동시에, 정당과 기성 언론들은 질서 있는 선거를 위하여 자체적인 팩트체크 부서를 운영하게 되었다. 2017년 <JTBC 뉴스룸>의 팩트체크 코너를 시작으로 현재 대부분의 언론에서 자체 팩트체크를 실시하고 있고, 양대 정당 모두 선거 캠프에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기구를 신설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서서히 성장하던 뉴미디어와 가짜뉴스는 마침내, 2024년 12월 3일 대통령의 초헌법적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신뢰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출처의 정보를 통해 완전히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정부의 지지율 하락과 국회의원 총선거 참패의 원인을 일부 뉴미디어에서 지목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에서 찾았고, 편향된 정보를 선별해 보도하여 반대 세력을 악마화하는 뉴미디어에서, 배타적 진영논리를 학습하여 반대 세력을 대화의 상대로 보기보다는 반국가세력으로 간주하여 완전히 제거하려 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뉴미디어 시대의 가짜뉴스의 실태에 대해 짚어보아야 한다. 이를 통해 가짜뉴스가 주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국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고, 합리적인 정치 사회문화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가짜뉴스는 정보의 진위를 왜곡하거나 허위로 구성된 내용을 통해 대중의 인식, 그리고 행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가짜뉴스는 확증편향을 만들고, 확증편향은 다시금 가짜뉴스 소비를 증가시키는 순환 구조를 이룬다. 확증편향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를 우선적으로 소비하게 만든다(이완수, 2018). 이는 진영 간 정보 소비 양극화를 만들어 사회적 자본의 붕괴와 대화와 토론의 불능을 만든다.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양정애(2019)에 따르면, 전·현직 정치인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 이용 경험을 조사한 결과, 진보 성향(38.7%)과 보수 성향(37.7%) 응답자들은 중도 성향(25.7%) 응답자들보다 훨씬 더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치 성향에 따라 특정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정보 소비가 편중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 가짜뉴스의 영향이 성인들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할 수 있다(안도헌, 2020). 이는 비교적 충분한 분별력을 가진 성인들은 가짜뉴스를 접하더라도 자신들의 도식과 조합해 걸러낼 수 있지만, 도식이 미흡한 청소년들은 노출될 경우 피해가 더욱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이 높아질수록 이용자들은 유튜브와 같은 대체 미디어에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기존 언론사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면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를 대안적 언론으로 지지하는 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흐름은 정보의 신뢰보다는 감정적 수용에 기반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진다.

2019년을 기점으로, 뉴미디어가 정치 담론의 핵심 무대로 떠오르며 한국 사회는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특히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은 정치와 미디어, 그리고 대중 감정이 복잡하게 얽힌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된다. 자녀 입시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자, 유튜브와 SNS에서는 이를 둘러싼 극단적인 의견들이 쏟아졌고, '조국 사퇴'와 '조국 수호'라는 대립적 구호가 각 진영의 정체성을 대변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정책이나 가치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대신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메시지가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되며, 정치적 양극화를 더욱 고착화시켰다는 점이다. 온라인에서는 상반된 정보들이 마치 병렬 우주처럼 공존했고, 많은 유권자들은 자신이 이미 지지하는 진영의 주장만을 받아들이는 정보 편식 현상을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곧 거리로 확장되어,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라는 대규모 대중 시위로 이어졌다.

이 사건은 단지 개인을 둘러싼 논란이 아니라, 뉴미디어가 어떻게 정치적 진영화를 심화시키고, 중도층의 설 자리를 좁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결국, 정치권 전반에 타협과 설득이 사라지고, 적대와 분열이 일상화되면서 사회적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이용자가 전통적 뉴스 미디어를 접하기 전 뉴스 제목과 섬네일만으로 기사를 가짜뉴스 확산 자료로 인식할 경우, 유튜브와 같은 신규 뉴스 유통채널의 영향력은 상상보다 클 수 있다. 특히 온라인 뉴스 미디어의 경우 디지털 환경의 구조상 가짜뉴스를 유통할 수 있는 장치로 작동하기도 한다.

결국, 가짜뉴스의 파급력은 기존 미디어의 신뢰 저하, 정보 유통 방식의 변화, 이용자의 미디어 리터러시 수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 구조적이고 다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가짜뉴스 문제에 대응하려면 단순한 단속이나 일회성 조치로는 한계가 있다. 보다 정교하고 복합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가장 먼저, 플랫폼 운영자의 책무 강화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X 같은 거대 플랫폼은 이용자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을 우선 노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왜곡된 정보의 확산을 가속화시키기 쉽다. 따라서 플랫폼 기업들이 허위정보에 대한 삭제 및 정정 의무, 외부 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사실 검증 체계, 문제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경고 시스템 등을 갖추도록 법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정보 판별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 필수적이다. 뉴스의 진위를 구분하는 기술은 이제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이 되었다. 특히 청소년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맞춤형 미디어 교육을 확대해야 하며, 이를 공교육 및 평생교육 과정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 정보의 출처를 파악하는 방법,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내용까지 포함하여, 비판적 정보 수용 역량을 체계적으로 길러야 한다.

또한, 정치권과 언론 역시 스스로를 돌아보고 신뢰 회복을 위한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정당은 허위정보를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자율 규제 선언을 할 필요가 있으며, 언론은 사실 중심의 보도 원칙을 강화하고, 내부 윤리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 더불어, 팩트체크를 전담하는 기관들에 대한 공적 지원과 독립성 확보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끝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자발적 감시 체계 구축도 중요하다. 정보 확산의 주체는 결국 개인이기 때문에, 일반 시민이 직접 가짜뉴스를 신고하거나 감시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온라인 상에서 토론과 검증이 가능한 공론장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대응 체계를 보완할 수 있다. 정부의 규제와 시민 참여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균형 잡힌 시스템이 필요하다.



가짜뉴스는 단순히 사실을 왜곡한 몇 개의 콘텐츠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의 신뢰 기반을 흔들고, 공론장을 분열시키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복합적인 위기 요소다. 특히, 디지털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정보는 필터링 없이 빠르게 확산되며, 그 파급력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정보 수신자에 머물지 않는다. 각 개인이 정보를 비판적으로 읽고, 선별하며, 재구성하는 주체로 나서야 한다. 가짜뉴스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갈등과 왜곡된 인식을 줄이기 위해서는, 플랫폼, 정치권, 교육기관, 시민사회 모두가 역할을 분담하고 연대할 필요가 있다.

결국, 정보의 질은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역량에 달려 있다. 진실을 분별하려는 태도와 책임 있는 정보 소비가 뉴미디어 시대를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방어선이 될 것이다. 가짜뉴스에 흔들리지 않는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현명한 감시자이자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어야 할 때다.

가짜뉴스는 이제 단순히 몇몇 개인의 문제나 언론의 실수로 치부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정치권, 교육계, 언론, 시민사회가 모두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허위정보 유통을 제어할 장치를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정보 주체인 시민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건강한 정보 생태계는 결국 시민의 신뢰와 비판적 사고 능력 위에 세워진다. 뉴미디어 시대를 맞은 우리는, 더 이상 정보의 소비자가 아닌 선택적 수용자로서, 정보를 선별하고 해석하는 주체적 자세를 갖추어야 할 때다. 민주주의가 가짜뉴스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시민 개개인이 진실에 대한 감수성과 공동체적 책임 의식을 함께 키워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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