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시작하며 1
아직 나는 작가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곧 등록될 거라 믿으며, 자기소개와 함께 내가 왜 블로그를 시작했는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나는 현재 만 20살이다. 지금 내 인생에서 무언가가 요란하게 시작되고 있으며, 동시에 나 자신을 탐색하는 과정에 있다. 마치 무언가가 터질 듯한 긴장감 속에서, 때로는 내 존재 자체가 폭발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것들, 아니, 어쩌면 내가 외면해왔던 어떤 것들이 지금 이 순간 소리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이제서야 그것을 풀어내려 한다.
나는 토종 한국인이지만, 2004년 일본 야치요시에서 태어나 3살까지 살았다. 이후 한국 용산구로 이주해 5살까지 머물렀고, 그 사이 동생이 태어나면서 미국 버지니아와 괌에서도 각각 6개월씩 살았다. 2015년까지 요코하마에서 지내다가 나고야로 이사했고, 2018년 여름까지 살았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의정부와 서울을 오가며 생활하다가, 2023년 여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다시 일본 도쿄로 향했다. 지금은 가족이 있는 오사카에서 휴학 중이다.
학교도 일본 학교에서 시작했지만, 중간에 국제학교로 옮기면서 모든 언어가 어눌하고 어수선해졌다. 말할 때는 일본어, 공부할 때는 영어, 감정을 담아 표현할 때는 한국어를 사용한다. 다양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감사할 일이지만, 동시에 그 어떤 언어로도 내 감정과 생각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없다는 한계를 느낀다.
언어와 환경이 끊임없이 바뀌던 어린 시절, 나는 늘 어리둥절한 상태로 세상을 바라봤다. 내 생각을 제대로 말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적응하려 하면 환경이 바뀌고, 다시 적응하면 또 바뀌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부러워한다. 나는 세 개 국어를 자연스럽고 원어민처럼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뛰어난 언어 능력 점수, 정확한 발음, 유려한 표현력으로는 내가 겪어온 혼란과 고통을 증명할 수 없다.
나는 현재 휴학 중이다. 대학에 입학한 후, 식이장애와 양극성 장애가 나타났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내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언어의 경계 속에서 길을 잃고 자기파괴적인 선택과 사고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재능 또한 어중간하다. 치료 과정에서 지능 검사를 받았을 때, 당시 내 상태가 좋지 않아 예상보다 10점 낮은 결과가 나왔다. 이후 정신이 맑을 때 다시 테스트를 보았고, 그제야 내 원래 점수가 나왔다. 평균 이상이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재’는 아니었다.
예술적·창의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음감을 가지고 있어 대부분의 음악을 한 번 들으면 쉽게 연주할 수 있다. 하지만 절대음감을 가진 것도 아니고, 뛰어난 상대음감을 지닌 것도 아니라 늘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이 외에도 나는 다양한 재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어딘가 결핍되어 있고, 완벽하지 않다. 결국 B급 인생이다.
나의 삶은, 나의 자아는 늘 어중간했다. 어중간한 기초 위에서 자라났고, 어중간한 결실만 맺었다. 그래서인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어중간해진다.
나는 이 블로그를 통해 어중간한 나의 인생을 조금씩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가고 싶다.
어중간한 내 생각과 감정에 ‘시간’과 ‘표현’이라는 보조물을 덧붙여 의미를 만들고 싶다. 그동안 내 안의 생각과 창의성을 제대로 인정해주지 못했지만, 이제는 그것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표현하고자 한다.
내 어중간함은 언어 장벽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이제는 그 장벽을 허물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