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진짜 이번 토스 디자인 컨퍼런스 보셔야 해요!
IT 업계에 관심 있어하거나 일하는 데 있어 동기부여를 얻고 싶어 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요즘 반드시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이번에! 토스 디자인 컨퍼런스 열렸는데! 봤어? 이번에도 진짜 대단해. 컨퍼런스 형식이 완전 바뀌었어!! 토스가 토스했다니까?!"
사실 이런 '토스 사랑'은 애인이 제일 잘 안다. 한동안은 매일 앵무새처럼 말했다.
"오빠오빠!!! 토스는 달라~! 토스는 그 작은 체크하는 부분 하나하나가 우리를 생각해서 만든 것 같다니까? 심리 전문가가 있는 게 분명해! "
오빠는 이제는 이골이 난다고 한다.ㅋㅋ (프론트 개발자인 남자친구가 나중에 본인이 좋은 개발 말고, 사용자에게 좋은 개발을 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
워라밸 같은 건 내려놓고, ‘일이 곧 나‘ 자체인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어서 '원양어선'이라고 불리지만 그런 배에 함께 타고 있다는 게 부럽다. 사용자 경험에 몰입하고, 집념으로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간다. 사용자 이벤트에도 감동과 공감의 요소를 담으려고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서 완성해 나가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낄 지경이다. 적성이거나 즐길 수 있을 때야 비로소 가능할 것 같다. 억지로 한다면 절대 그럴 수 없지. 요즘 세대가 어떤 세대인데.
그리고 이런 컨퍼런스를 통해서 기업문화를 알리고 생판 모르는 나같은 사람까지 열정을 불어넣어주다니!
요즘은 브런치를 써서 그런지, 글 쓰기에 관심이 많아졌다. 일기처럼 훌렁훌렁 쓰는 글인데, 누군가 읽어준다는 것도 신기하고 품을 들여 라이킷을 눌러주는 것도, 여전히 익숙치 않을 정도로 너무 너무나 보람차다.
그런 김에 UX writer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시즌이벤트,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UX라이팅, 혼자가 아니라 함께 잘 쓰기]를 보았다. 듣다 보니 21년에 진행한 디자인 컨퍼런스까지 찾았고, 너무 좋은 나머지 펜을 들어 공책에 받아 적기 시작했다.
토스의 회사명은 비바리퍼블리카인데, 내가 다니는 회사도 이름이 겹친다. 토스도 역삼역에 있고 지금 다니는 회사도 역삼역에 있다. 심지어 우리 앞 건물이 토스고 그 뒷 건물이 우리 회사다. 요즘은 점점 더 앞집이
대단해보이는데, 그 이유는.
우리는 요즘 어려운 경제 상황에 따라 '매출, 매출, 매출, 매출' 얘기만 한다. 지금 몸 담고 있는 팀이, 매출액 자체가 성과지표인 영업팀이기도 하고, 사기업의 핵심은 매출이자 수익이란 걸 안다. 그런데 조금 건방져 보일 수도 있지만, 그건 "따라오는 존재"인 것 같다.
우선 고객을, 팬덤을 모으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어차피 고객이 고개 돌린 서비스는 매출이고 뭐고 절대 뒤따라올 수 없다.
그럼 고객은 어떻게 모아야 할까? 돈에 시선이 집중된 회사는 고객이 오직 돈으로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기업도 사람 하나하나가 모인 집단이고, 고객도 그와 같은 집단이니,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적절한 공수를 들여서 우리가 가진 제품의 가치와 진심을 온전히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이야기, 가치, 콘텐츠, 제품으로 사람을 모이게 하면 거기에 어떤 걸 팔아도 돈이 될 수 있다."가 플랫폼의 토대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매출! 돈! 돈! 돈돈돈!!!"만 외치니 이게 스타트 업인지 아니면 수익을 위해 수레바퀴들이 굴러가는 대기업인지 잘 모르겠다. 마치 10년 전에 다니던, 거의 독과점인 회사가 매달 월요일마다 매출액 얼마 달성! 달성! 달성! 을 외치던 게 자꾸 오버랩된다.
여하튼, 이번 토스 디자인 컨퍼런스는 디자인뿐만 아닌 B2B, 운영, 윤리, AB테스트, 고객관리, 브랜딩, CX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그러니 디자인이 아닌 사람들도 관심 있는 파트가 있다면 꼭 봤으면 좋겠다.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멋진지! 우리가 어떤 일을 해냈는지, 회사에서 성공하는 경험들을 어떻게 쌓아가고 있는지 보세요!"라고 눈 반짝반짝 빛내는 사람들을 엿볼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