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없어지지 않으면 좋겠어
언제나 24시간을 빼곡하게 채워 살아오던 나에게
올해 3월, 처음으로 긴 쉼의 시간이 주어졌다.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카페 투어
더 자세히는 감성카페 도장깨기!
하지만 난 할 수 없었다.
3월의 나는 대중교통을 탈 수 조차 없는 상태였고,
조금만 걸어도 눈앞이 아득했고,
누워서 숨만 쉬어도 힘들었다.
그냥 일 분 일 초 살아가는 게 참 고통이었다.
침대에 누워서 눈물만 흘리며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씻을 힘조차 나지 않던,
악몽의 시간들을 약물의 도움을 받아 버텨내고,
4월이 된 첫날,
난 드디어 집 밖에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교육대학원 입시 공부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난 카페에서 공부하는 걸 좋아하니까!
카페에서 하면 조금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가장 익숙한 집 근처 카페로 갔다
그곳은 나를 5년 동안 위로해준 곳이었다.
내 눈물의 역사를 함께한 곳이라고 말하면 되려나..!
이 카페는 상도역 인근에 위치한, 아기자기하고 햇살이 참 따사롭게 비추어 들어오는 공간이다.
5년 전만 해도 노량진, 상도동 인근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감성이 가득한 카페였다.
그 4월의 첫날,
카페에 가서 가장 좋아하던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비장하게 책을 펼쳤고, 사장님께서 음료를 가져다주시며 "오랜만이에요!"라고 하셨다.
사장님은 날 기억하고 계셨던 거다.
기억해주는 그 마음이 부담스럽지 않고 따뜻했다.
거짓말처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담한 매력이 가득한 꽃 '마트리 카리아'가 그날 화병에 꽂혀 있었다.
마치 내가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오랜만에 찾은 옛 단골 카페였지만 여전히 포근했다. 공간에 온 것 만으로 위로받는 느낌.
이제는 상도동에도 감성 가득한 예쁜 카페들이
하나둘씩 더 생겨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최애는 여전히 이 공간이다.
이 카페에서,
사립유치원 초임 시절 퇴근길에 달달한 커피를 테이크 아웃해, 당 충전으로 위로받고 집에 가서 남은 서류 업무들을 해낼 수 있었다.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에도 혼자 와서 창밖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임고생이 된 후에는 집 바로 앞 도서관이 휴관하는 날마다 이 공간에 와서 공부했다. 유독 아늑해서 공부를 하는데도 쉬는 느낌이 들곤 했다.
공립유치원 교사가 된 이후에는 선생님들과의 아지트 중 한 곳이 되었다.
유치원에서 쉽게 올 수 있는 거리이고 역 근처라, 우리는 힘든 행사를 끝낸 날 이 카페에 모여
끊기지 않는 오디오로 힘듦을 털어낼 수 있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지금도 위로의 공간이다.
책도 보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몸과 마음은 한없이 쳐지는데 차마 가족들 앞에서 울 수 없는 날!
이 공간에 와서 창밖을 바라보며 눈물을 하염없이 흘려보냈다.
아무리 예쁘고 힙한 카페가 많이 생긴다 해도,
이곳만은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장님, 그 자리에서 항상 따뜻하게 계셔주세요!
사장님껜 그저 자주 스치는 손님이었을지라도,
덕분에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위로를 얻었답니다!
나의 pit a pat :)
이 공간, 애정해 S2